일반 스페셜티 이상의 최상위 등급의 스페셜티 커피를 블랙로드에서는 ‘파인 커피’라고 부르고(이미 이와 비슷한 의미로 ‘하이엔드 커피’라는 단어가 사용되고 있기는 합니다.), 블랙로드 성수는 이런 파인 커피를 전시 형식으로 체험하게 만드는 공간입니다. 지난 6월에 오픈했는데 매달 다른 테마를 가지고 예약을 받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몇 달간의 전시를 살펴보니 1인 4만8천~5만8천 정도의 가격으로 전시의 메인 테마인 커피 3종을 맛볼 수 있고, 커피 도슨트의 설명과 농장과 커피에 대한 시청각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메인 커피를 맛본 후에는 그 외의 커피들도 시음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구요. 이번 10월에는 파나마 또뚜마스 농장의 커피를 테마로 전시가 이루어졌는데, 커피 퀄리티는 아쉬웠지만, 커피 마시는 것 외의 다른 콘텐츠를 즐길 수 있었고, 또뚜마스 외의 커피도 5종이나 맛볼 수 있어, 4만8천원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더군요. 다만 커피를 마실 때 노트에 부합하는 뉘앙스가 나오기는 했지만, 모든 커피에서 목구멍이 텁텁하고 꺼끌꺼끌한 느낌이 충분히 불쾌한 인텐스로 느껴졌구요.(클린컵이 안 좋은 거죠.) 맛은 있지만(존재하지만) 향은 없는(발현되지 않은) 커피라 에프터가 0에 수렴하더군요. 이렇게 가격, 품종, 가공법, 지역에 관계없이 모든 커피가 동일한 부정적 특징을 가지기도 쉽지는 않은데, 최근 이런저런 커피를 마셔본 바로는 유감스럽게도 블랙로드 외에도 이런 커피를 만드는 곳들이 꽤나 많았습니다. 이런 커피를 맛보고 하이엔드 커피는 이런 맛이 난다고 생각하시면 곤란하구요. 자고로 잘 만든 맛있는 커피는 클린하면서 맛과 향을 모두 가지고 있어야 하는 법입니다. 블랙로드 성수의 11월 전시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베스트 오브 파나마 1위)를 가지고 진행되는데, 48만원을 주고 텁텁하고 꺼끌꺼끌하면서 맛만 있고 향은 없는 커피를 마실 필요가 있을까요? https://www.postype.com/@tastexplain/post/17905539
블랙로드 커피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19-18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