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에 위치한 미국식 아이스크림 전문점. 1.아이스크림 소사이어티 - 스와니예 수석솊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서, 오르조, 애프터8, 모퉁이우ripe를 모두 성공시키고.. 키치 카우, 시모네타의 정원, 모퉁이우사랑방 론칭으로 여러 미지의 필드에도 도전장을 던진 김호윤 셰프. 아이스크림으로 얼마 전 또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업장 이름은 '아이스크림 소사이어티'. 지나가며 처음 봤을 때 심플하면서도 포부가 엿보이는 강렬한 네이밍에 기억해 둬야지 생각하기도 했고.. 호윤 셰프의 매장 중 내돈내산으로 가 본 두 곳인 오스테리아 오르조, 모퉁이우ripe 모두 접객으로는 좋은 기억이 없지만 음식 관련해선 딱히 나쁜 기억도 없어서.. 백신 맞는 날, 한가한 틈을 노려 슥 다녀왔다. 아무래도 현재는 직접 주방을 지휘하기보다 방송 출연, 컨설팅을 주로 하는 셰프다 보니, 나도 한 번도 직접 본 적이 없는 호윤 셰프가 상주하며 아이스크림도 만드는 매장이라고. 물론 누구든 전문 분야가 있는지라 아이스크림 제조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은 모퉁이우에서 페스츄리 셰프로 오랫동안 호평을 받은 바 있는 나인경 셰프가 담당한다. 이미 여러 유명인들이 다녀갔으며 현재 인스타에서의 평도 전반적으로 좋은 편. 2.공간 - 공간을 음식 못지 않게 신경 쓰시는 분의 업장답게 공간이 일단 예쁘다. 화사하고.. 시원하고.. 주차 전쟁으로 늘 정신 없는 위치한 골목에서 혼자 빛이 난다. 다만 공간 내부에 테이블은 따로 없고 벤치 비슷한 세 명 정도 앉아 먹을 수 있는 자리만 있는데다가 그나마도 불편해서.. 편하게 앉아 먹기 좋은 공간은 아니다. 야외에 테이블이 하나 있긴 하지만 그다지 매력적인 야외 테이블은 아니다 보니.. 3.맛본 음식 - 얼그레이 체스트넛(7000) 초코 퍼지(7000) 한 컵 가격이 착하진 않은데 먼저 먹고 온 누나의 평이 좋아 두 컵 주문했다. 참고로 맛 시식 불가능하고, 한 컵에 고를 수 있는 맛도 싱글컵은 한 가지다. 난 맛 섞이는 걸 워낙 싫어해서 안내 받았을 때 괜찮네 생각했으나 그 다음에 온 분은 시식도 안 되고 맛 선택도 하나만 되는 거에 대해 굉장히 서운함을 표하셨던 거 보면.. 꽤나 호불호 갈릴 수 있는 부분 같다. 그렇다면 아이스크림들은 어땠느냐.. 얼그레이 체스트넛_ 얼그레이 체스트넛은 비주얼은 참 예쁘다. 얼핏 과일 제스트 같기도 한 밤 조각이 여기저기 박혀 있고 누런 빛깔이 얼그레이 아이스크림 특유의 색과도 잘 어울린다. 그러나 맛은.. 밤 풍미는 1도 없는 얼그레이 아이스크림 맛. 그렇다고 얼그레이 아이스크림으로서 아주 눅진하고 향이 좋은 얼그레이 아이스크림인 것도 아니다. 그냥 스시야나 파스타바에서 후식으로 만나기 쉬운 얼그레이 아이스크림. 그 정도다. 시선을 사로잡는 메인 토핑(밤 시럽을 밤 모양으로 다시 얼린 것으로 추정된다) 역시 서걱서걱한 식감의 달콤한 무언가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초코 퍼지_ 초코 퍼지는 더하다.. 콜드 스톤이나 베라의 초코 퍼지와 별반 차이가 없다. 아니 냉정히 얘기하면, 리즈 시절 콜드 스톤의 그것보다 별로다. 풍미가 남다른 초코 아이스크림도 아니고 토핑이랍시고 들어 있는 브라우니는 씹는 맛이 안 좋은 의미로 신기한 저질 브라우니다. 아이스크림이 맛있어 봐야 아이스크림이라지만 사람들은 보통 7000원인 아이스크림 컵 하나에는 기대라는 걸 한다. 식감도 재미지고, 맛이 농후할 거라는 기대! 전혀!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못한 두 아이스크림. 4.접객 - 접객도 아주 형편없다. 본인, 기본적으로 소심해서 주문 같은 거 할 때 엄청 굽신거리면서 하는 편이고 이번에도 그랬는데 하도 까칠하게 대꾸하셔서 잠시 내가 뭐 실수했나 생각했다. 이게 이 맛이냐고 드린 질문에도 엄청 무섭게 PB &J라고 쏘아 붙이셔서;;; 애초에 메뉴판에 적힌 메뉴명과 기본 설명 이상의 설명을 기대하고 질문을 드렸던 것임에도.. 입 다물고 더 질문 안 했다. 참고로 접객 담당해 주신 분, 나인경 셰프님이시다.. 5.총평 - 모두의 입에 맞는 음식은 없다 하나.. 인스타에 인생 아이스크림이라고 리뷰 남긴 분들께는 진짜 좀 물어보고 싶네. 정말 맛있었어요?.. 내가 미식가가 아니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아이스크림 맛이 좋은 곳인지는 정말 모르겠고, 맛을 떼어 놓고 봐도 좋은 가게인지 잘 모르겠다. 이름만 미국식 아이스크림집이지 특유의 꾸덕함도 농후함도 크리미함도 전혀 느낄 수 없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P.S)결제 내역 알림 온 거 보고.. 그냥 하겐다즈 칸탈로프 메론맛이나 사 먹을 껄 생각했다고 합니다. P.S.2)그냥 이 계열 업장들은 나랑 안 맞는 걸로. P.S.3)누이가 맛있다 했을 때 걸렀어야 했다. P.S.4)개인적으로 젠제로도 적당히 맛있는 곳이지 막 초 맛있는 곳은 아니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제 알겠다. 젠제로 정도면 아이스크림 맛집 맞다.. P.S.5)아이스크림 장사 넘 쉽게 생각하고 뛰어드신 것 같소만.. 뭐 예쁘고.. 예쁘니까 장사는 계속 잘 되겠지.. P.S.6)혹시 좋은 분위기와 고급진 공간이 혀를 흐려 맛있게 느끼게 하는 곳인가 싶어 주변 둘러보면서도 먹어 봤는데 차이는 없었다.
아이스크림 소사이어티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20길 4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