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자극적이지 않습니다. 이런 번화가 음식점은 아무래도 간이 좀 세서 입맛을 확 잡는 쪽인데 이곳의 간은 전체적으로 조금 슴슴한 편이고 편안했습니다. 예컨대 중간에 나오는 도미머리 구이는 겉은 바싹 안은 촉촉 잘 구워나왔으면서도 소금간은 약해 간장과 함께 찍어먹을 수 있게 나오는 식입니다. 처음 나오는 문어 초회도 그렇고 사시미도 숙성 정도나 회의 크기 모두 좋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잘하고 음식에 대한 취향이 분명히 있는 느낌의 업장입니다. 인당 44000원 vvip 메뉴를 시키면 문어초회, 소라무침, 미역국, 콘치즈, 오코노미야끼, 물회, 사시미, 해산물회, 대게, 생선구이, 오징어탕수, 매운탕 등이 나옵니다. 양이나 조리상태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만원 싼 스페셜 코스 메뉴보다 물회와 전복 사시미, 대게가 1만원 비해 더 나오는데 물회는 양이나 맛이나 그렇게 임팩트가 있지는 않았고 전복사시미는 양이나 플레이팅 모두 만족스러웠지만 옆테이블의 일반 코스에 나오는 것도 괜찮은듯했습니다. 대게는 사진에 없지만 반마리가 다리와 몸통 손질 돼 나오고 흔히 먹는 찐 것이 아니라 구워서 나옵니다. 명태포처럼 포슬포슬한데 호불호는 갈릴 것 같습니다. 저는 진해진 게살맛에 독특한 식감이 좋았고 동행은 고개를 흔들었어요. 두분 정도로 실속있게 드시려면 3만원대 코스를, 한번 먹어보자 싶으면 4만원 코스를 시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 양 평 테이블 손님은 모두 일반 세트를 시키셨고 저도 다시 가면 일반이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긴 했습니다.
백수산
서울 강남구 언주로93길 31 지하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