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기미상궁님의 리뷰에서 보고 궁금해서 가고싶다에 세이브해뒀다 날씨도 꾸물해선지 칼국수나 만둣국 같은 게 당겨 들러봄. 여기저기서 보니 인기가 많은 가게인 것 같아 점심시간 좀 전에 도착하니 첫 손님이었고 칼국수도 궁금했지만 좋아하는 김치만두가 들어간 만둣국이 더 당겨 만둣국을 부탁드림. 가져다 주신 물을 마시면서 기다리니 십여분이 지나 드디어 만둣국과 김치가 나옴. 먼저 국물 맛을 보니 이게 무슨 맛이지 싶은 익숙치 않은 맛이어서 분석하는 걸 잠시 패스하고 이번엔 볼륨감이 좋은 김치만두를 앞접시에 던 후 숟가락으로 반을 자르니 순간 김치의 은은한 시큼한 향이 나서 어, 이건 내가 좋아하는 가게인 신수동 옥정에서 경험했던 우리 엄마의 김치만두에서 나는 냄샌데 함. 숟가락 위에 올리고 내용물을 보니 옥정의 것과는 달리 당면이 보이고, 호호 불어 혹시나 입천장이 안 나가게 식힌 후 입 안에 넣으니 냄새에서 느껴졌던 대로 적당히 은은한 시큼함과 너무 맵거나 아니면 너무 밋밋해서 이게 김치만두 맞나? 하지 않는 적당한 매콤함이 느껴지는 맛으로 다시 한 번 엄마의 김치만두가 생각남. 볼륨감은 옥정의 것보다 좀 더 좋은 느낌이지만 이렇게 만둣국에 들어가는 만두는 옥정의 것처럼 만두피가 조금은 더 도톰해서 쫀득탄탄함이 느껴지는 게 좋은데 이 집의 만두피는 비교적 얇은 편이어서 부들한 느낌에 가까운 건 살짝 아쉽지만 그건 내 취향일 뿐임. 김치도 기댈하면서 앞접시에 던 후 이런 가게에서 내놓는 겉절이 느낌의 김치에서 흔히 기대하는 적당한 매콤짭짤감칠맛을 상상하며 맛을 보니 비교적 밋밋짭짤함만 느껴지고 감칠맛이 부족해 기대엔 못 미치는 느낌임. 다시 한 번 만둣국 국물을 맛을 보니 이제서야 은은한 된장의 맛이 느껴지는데 어렸을 때 먹었었던 인스턴트 된장라면의 국물 맛이 떠오르는 타입으로 좀 더 맑은 타입이어서 난 차라리 일본 미소라멘처럼 좀 더 짙었으면 더 내 타입이었을 것 같은 느낌임. 그릇 바닥에는 간 고기 고명도 적당히 있고, 된장 베이스의 비교적 맑은 국물은 나름 새롭지만 난 자라면서 곰탕 국물 아니면 김치 국물 베이스의 김치만두만 먹고 자라서 낯선 맛이어선지 아니면 이 집의 된장 베이스 맑은 국물이 딱히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어선지 맘에 들거나 하는 느낌은 아님. 전체적으로 날씨도 꾸물해서 만둣국이 당겨 들러봤는데 가게 분위기나 여러가지 것들이 신수동 옥정보단 못한 느낌이었지만 만두피가 좀 얇은 타입인 걸 제외하곤 김치만두의 맛은 맘에 들어 옥정까지 가기 뭐할 땐 대체의 느낌으로 들를만한 곳으로 느껴졌고 보쌈도 괜찮다니 재방문해서 맛보고 싶어 괜찮다와 맛있다 사이의 어디쯤이지만 맛있다로..
장맛손칼국수
서울 성동구 광나루로 290 일조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