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를 가야하는데 가는 길에 근처에 들러볼 만한 가게가 있나 보니 상봉점 근처에 가고싶다에 세이브해둔지 꽤 되는 떡볶이집 세 군데가 보임. 밀린 숙제처럼 느껴졌는데 오늘 들러서 맛보기로 함. 크리스탈과 맑은샘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기 홍이네떡볶이 세 군데였는데 크리스탈은 일요일에 쉬고 맑은샘은 딱히 일요일이 휴무인 것 같진 않은데 전활 안 받고 흥이네떡볶이는 오너이신 것 같은 남자사장님께서 추석 연휴 전 마지막 영업일이라면서 9시까지 한다고 설명을 해주셔서 일단 집에서 출발함. 동선을 보니 맑은샘이 먼저 지나치게 되서 가게 앞에 가보고 영업중이면 들러서 먼저 맛본 후 홍이네떡볶이를 두 번째로 들르기로 했는데 골목 내 GS25 맞은편에 위치한 맑은샘은 닫았음. 하는 수 없이 홍이네떡볶이로 향했고 가게가 위치한 골목 내로 들어서는 순간 드라마는 거의 안 봐서 본 적은 없지만 암튼 응답하라 1988이 생각나는 옛날로 시간여행을 한 것 같은 동네가 나타남. 동네를 돌다 적당한 주차공간에 주차를 한 후 가게로 향하는데 응답하라 1988 세트장인 듯 진짜 과거로 여행을 온 것 같은 분위기에 가슴이 두근대기 시작함. 가게는 비교적 규모가 있었는데 가게 앞 골목으로 난 주방 앞엔 여러 손님들이 포장을 해가고 난 가게 안으로 들어서서 메뉴를 스캔 후 옛날만두 한 개와 만두 한 개 그리고 떡오뎅이 포함된 골고루 투를 주문함. 가게를 슥 둘러보니 가족이 운영하는 타입이었고 가게 안쪽으로 계단 몇 개를 오르니 공간이 더 나타남. 금방 내가 주문한 골고루 투가 준비됐고 선불이라고 하셔서 메뉴에 현금 결제시 5백원 할인해서 2천원이라고 되어있는데 진짠가요?라고 물으니 그렇다고 하셔서 현금으로 2천원을 건네드림. 물은 셀프여서 물을 따라서 자리로 돌아와 후추맛 때문인지 여기저기서 호불호가 갈리는 평이었던 떡볶이 떡을 맛을 보니 은은한 달달함 뒤에 후추의 매운맛이 느껴져 이게 후추떡볶이의 맛이구나 하고 딱히 내 타입은 아니더라도 이 가게만의 맛이어서 나쁘지 않은데 함. 떡은 부들하게 잘 조리됐고 오뎅은 어렸을 때 좋아했던 은은한 비린내가 나는 얇고 저렴한 타입이었는데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 같아 반가움. 옛날만두가 뭐지 했는데 같이 들어있는 야끼만두에 비해 좀 더 넓적한 타입이었고 먼저 야끼만두를 맛을 보니 기름맛이 느껴지는 흔한 옛날 타입의 것이었고 이번엔 옛날만두를 맛을 보니 좀 더 바삭해서 뭔가 과자가 생각나는 식감이면서 좀 더 불량식품의 맛이어서 새롭고 나름 좋아 다시 한 번 특이하고 좋은데 함. 깨끗이 먹고 국물도 적당히 마신 후 인사를 드리고 가겔 나와 차가 주차된 곳으로 향하다 보니 서울문구 팬시백화점이라는 옛날 느낌 뿜뿜인 문방구가 보여 순간 코 끝이 찡해짐. 떡볶이의 후추 매움이 입안에 남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를 때까지 맵게 느껴짐. 전체적으로 옛날 국민학교 앞 떡볶이의 맛인데 그런 타입의 떡볶이 중엔 성동구 도선동 만나떡볶이가 더 좋고 내 타입이지만 이 가게만의 후추의 매콤함이 느껴지는 떡볶이의 맛이 새로웠고 무엇보다 옛날만두의 뭔가 과자 같은 식감과 불량식품 맛이 매력이 있게 느껴져 옛날만두를 맛보러 재방문할지도 모를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다 동네 전체가 과거로 시간 여행을 무료로 하게 해주는 경험이었어서 맛있다로..
홍이네 떡볶이
서울 중랑구 망우로73길 26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