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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anghymn
추천해요
4년

저녁을 먹고 들어가야 돼서 집 근처 가게 중 어딜 들러볼까하다 돈카츠가 당기는데 아무리 여기저기 SNS에서 스캔을 해도 내가 좋아하는 오너셰프분이 혼을 담아 자기만의 스타일로 맛나게 튀겨내는 느낌의 가겐 1도 안 보이고 죄다 두툼한 일본식 돈카츠의 인기 열풍에 급히 숟가락을 얹고자 오픈한 것 같은 짝퉁까진 아니더라도 짝퉁 비슷한 느낌의 가게들만 보임. 그러다, 지난번에 Luscious.K님의 리뷰에서 봤었던 여기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지하 푸드코트에 새롭게 입점했다는 가쯔야가 생각이 남. 을지로 가쯔야는 요즘 유행하는 두툼한 일본식 돈카츠는 아닌 명동돈가스나 신사역 부근 한성돈까스 또는 사보텐이나 히바린 같은 느낌의 예전에 일본식 돈까스로 불렸던 도톰한 돈까스를 내놓는 가게로 두 번 방문해서 로스까스, 히레까스와 멘치까스 콤보인 히멘까스를 맛봤었는데 다 괜찮았지만 호불호가 갈린다고 설명하셨던 멘치까스가 나한텐 호였고 다른 가게에선 흔히 접하기 힘든 메뉸데다 나름의 개성이 있어서 제일 기억에 남았었음. 현대백화점 지하의 푸드코트로 들어서 주문하는 데서 가쯔야의 멘치까스를 주문하니 진동밸을 건네주심. 가쯔야는 새로 입점해선지 제일 구석에 있었고 테이블에 앉아서 기다리는데 코로나 때문인지 손님이 가게에 가서 직접 픽업하는 방식이 아닌 테이블을 정리하거나 하시는 이모님들이 가져다 주시는 방식이었음. 진동벨이 울려 이모님이 멘치까스를 가져다 주셨는데 트레이 위에 얹어져 나온 멘치까스의 플레이팅을 보는 순간 을지로 가쯔야 맞구나 하고 멘치까스 냄새도 역시나 마찬가지였음. 백화점 푸드코트에 있다고 볼륨감이 아쉽거나 플레이팅이 다르거나 하지 않고 을지로 가쯔야와 같았음. 은은히 달달새콤한 드레싱이 뿌려진 촉촉한 양배추 샐러드를 한 젓가락 맛보고 미소시루도 한 모금 마신 후 멘치까스 한 점을 집어 잘린 단면을 보니 촉촉함 뿜뿜으로 육즙이 보이고 간 돼지고기 사이에 콕콕 박힌 양파 조각들과 후추 가루가 보임. 겨자를 섞은 돈까스 소스에 찍지 않고 그대로 맛을 보니 후추의 향이 은은히 나면서 아주 촉촉하면서 부드럽게 씹혀 이가 없어도 먹는데 1도 지장이 없을 것 같으면서 잡내 같은 건 1도 없음. 내가 좋아했던 멘치카츠 가게였던 이젠 없어졌지만 언젠가 다시 짠하고 나타나길 기대하고 있는 합정 카츠만의 멘치카츠 같은 소고기의 덩어리가 어느 정도 씹히면서 순전히 소고기로만 속이 채워져 좋은 소고기 육향 뿜뿜이면서 육즙 뿜뿜이었던 것과는 달리 후추의 은은한 향과 아삭한 양파 조각도 박혀있고 잡내 1도 없이 더 곱게 갈아진 돼지고기의 부드러운 식감이 뭔가 엄마가 어렸을 때 해주셨던 함박스테이크가 떠오르는 맛임. 밥과 양배추 샐러드, 미소시루는 가게로 가서 한 번 리필을 부탁드려 배불리 먹고 테이블을 정리하시는 이모님께서 그대로 두고 가시면 된다고 해서 자리에서 일어남. 전체적으로 을지로 가쯔야에서 맛봤던 예전 일본식 로스까스와 히레까스, 멘치까스가 다 괜찮았지만 그 집만의 특별함이 느껴졌던 멘치까스는 다시 한 번 맛보고 싶었었는데 현대백화점 지하 푸드코트에 입점됐다고 해서 오늘 저녁에 들러 다시 맛본 멘치까스는 예전 합정 카츠만의 멘치카츠 같은 정도는 아니더라도 여전히 이 가게만의 특별함이 느껴져 좋았고 그래서 맛있다로..

가쯔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165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지하1층 푸드코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