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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anghymn
추천해요
4년

며칠 전 무민님의 리뷰에서 보고 츠케멘도 좋아하고 바베큐도 좋아하는데 그 둘의 콤보라니 어떻게 완성도 있게 내놓는지 궁금해서 발을 동동 구르다 오래 참지 못하고 가게 오픈 시간인 11시반엔 웨이팅이 있을 것 같아 점심시간을 살짝 지나 들러봄. 가게는 성동구청과 성동구의회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가니 뒷편 신축 주상복합건물 1층에 위치해 있었음. 혹시나 웨이팅이 있을까 조마조마하며 가게 앞으로 다가가니 웨이팅 줄은 안 보여서 다행이었는데 반대로 라멘집들은 워낙 재료 소진이나 그런 것들이 많아 혹시나 오늘 방문의 목적인 츠케멘이 주문 불가인 건 아니길 바라며 가게 안으로 들어섬. 들어서자마자 바베큐 향이 은은히 나고 가게는 카운터석으로만 이루어져 있었고 출입문 오른편 벽에 있는 키오스크에서 츠케멘을 주문하면서 오너 셰프분께 츠케멘과 츠케멘 + 차슈의 차이점이 뭔지 문의를 하니 츠케멘에는 수비드 조리된 목살 차슈만 올라가고 츠케멘 + 차슈엔 바베큐 풀드 포크가 추가로 올라간다고 하시는데 바베큐 풀드 포크는 다 떨어졌다고 하셔서 오늘 온 목적이 이 집만의 풀드 포크를 맛보고 싶은 거였는데 하는 수 없이 일반 츠케멘을 주문함. 카운터에 앉아 피처에 든 맹물을 마시는데 옆에서 뭔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 보니 배우 겸 래퍼 양동근님이었음. 내 뒤로도 손님들이 들어왔는데 오너 셰프분이 츠케멘은 면이 오는 중이긴 한데 지금 당장은 다 떨어져 마감됐다고 하니 손님들은 발길을 돌리고 나한텐 마지막 주문을 하신 거라고 해서 가슴을 쓸어내림. 어느 정도 기다려 다른 손님이 주문한 츠케멘이 나오는가 싶었는데 주문 미스가 났는지 한 그릇이 남아 나한테 건네주시는데 풀드 포크도 들어있는 츠케멘이어서 삐져나오는 미소를 이를 꽉 물고 참음. 슥 보니 닭 차슈는 안 보였지만 수비드 조리된 두툼한 목살 차슈가 두 장이 들어있고 한 주먹보다도 더 넘는 넉넉한 볼륨감의 풀드 포크, 비교적 밋밋한 맛의 맛달걀과 평범한 멘마, 채 썬 양파가 올라가 있고 맛만 좋으면 좋겠다 함. 리뷰에서 보니 츠케 지루가 부족하단 얘기가 많아 흔한 츠케멘의 면보단 살짝 얇은 타입의 면을 츠케 지루에 푹 담그진 못하고 적당히만 담근 후 맛을 보니 교카이 베이스의 츠케 지루는 내 입맛엔 조금 마일드한 편이지만 예전에 너무 밍밍해서 이게 츠케멘이라고의 느낌이었던 라멘모토 같진 않고 지난번 멘쇼쿠의 아마추어 느낌 뿜뿜의 얼척없는 맛의 츠케 지루도 아니어서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쉼. 이번엔 풀드 포크를 맛을 보니 적당히 따뜻촉촉한데 그냥 소금, 후추로만 간을 한 듯 츠케멘 토핑으로 재해석된 타입이 아닌 흔한 바베큐 가게에서 내놓는 타입이어서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 머리를 굴려봄. 바베큐 가게에서 흔히 보는 메뉴인 풀드 포크는 바베큐 소스 같은 것들을 뿌려 맛을 가미해서 먹는 게 보통인데 츠케 지루에 담가서 먹는다고 해도 딱히 풍미가 상승하거나 하는 느낌은 아니어서 원랜 이 가게만의 바베큐 테마의 츠케멘을 기대했던 건데 그런 느낌은 아닌 흔한 츠케멘에 토핑으로 풀드 포크가 더해진 느낌이어서 풀드 포크 자체의 완성도는 괜찮지만 풀드 포크가 올라간 츠케멘의 완성도로는 좀 아쉽게 느껴짐. 목살 차슈는 부드러우면서 두툼해서 씹는 맛도 있지만 역시나 맛은 소금 정도만 들어간 듯 이 가게 만의 특별한 풍미가 있거나 하진 않음. 어느 정도 먹다 다시마 식초를 츠케 지루에 적당히 뿌려 변주를 줘서 적당히 맛있게 먹고 조금 남은 츠케 지루에 와리 스프를 부탁드리니 여점원분은 와리 스프가 뭔지 모르는 듯 오너 셰프분이 설명을 하시고 츠케 지루를 카운터 위에 올리니 오너 셰프분이 따뜻한 와리 스프를 부어주심. 와리 스프가 든 츠케 지루를 적당히 잘 흔들어 농도를 고르게 낮춘 후 깨끗이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 후 가겔 나옴. 전체적으로 풀드 포크가 올라간 츠케멘을 내놓는 가게라고 해서 참지 못하고 들러봤는데 츠케멘 자체는 홍대쪽 가게들만큼의 완성도에는 조금 못 미치는 느낌이더라도 왕십리에 있는 가게란 걸 생각하면 준수하게 느껴졌는데 다만 풀드 포크는 특별하게 츠케멘 토핑으로 재해석되어 준비된 게 아니어서 풀드 포크 츠케멘이라는 특별한 메뉴를 기대하기보단 풀드 포크 자체가 바베큐 가게를 방문해야만 맛볼 수 있는 흔치 않은 메뉴다 보니 그런 메뉴를 좀 더 쉽게 저렴한 가격에 경험할 수 있는 찬스로 생각하면 좋을 듯한 느낌이었고 좀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맘을 담아 맛있다로.. 볼륨감이 아쉬우면 근처 돈까스전원이나 만나떡볶이에도 들르려고 했는데 차슈와 풀드 포크의 볼륨감이 좋아 배가 꽤나 불러 패스함.

멘텐도

서울 마포구 포은로2나길 44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