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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anghy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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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1993 버거에서의 식사가 기대보단 덜 좋았어서 합정에 들러볼 만한 또 다른 가게가 있나 보다 칠리를 내놓는 다는 여기 칠리가 생각나 막상 칠리만 먹으러 들르긴 쉽지 않을 것 같아 들러보기로 함. 난 어렸을 때 우리나라에 웬디스가 있었을 때 웬디스의 햄버거도 좋았었지만 그보다 더 좋아했던 게 웬디스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칠리였고 나중엔 엄마도 맛을 보시곤 비교적 요리를 잘 하시는 엄마는 비슷하게 재연해 주셨어서 한동안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음. 그런 칠리를 수 십년이 지나 다시 만난다는 생각에 살짝 흥분된 맘으로 향함. 가게는 망원동 뜬금없는 골목 내의 비교적 신축인 것 같은 빌라 건물의 1층에 있었고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바로 비교적 큰 테이블이 놓여있고 안쪽엔 작은 테이블 두 개가 그리고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오른쪽 주방 맞은 편 화장실 앞에도 테이블이 있음. 들어서자마자 예전 기억에서의 칠리 냄새가 좋아 칠리 냄새 맞네 함. 테이블에 앉아 메뉴를 스캔한 후 홈 메이드라고 표시되어 있는 시그니처 느낌의 고기 칠리를 단품으로 부탁드림. 테이블 위에 준비된 피처에서 물을 따라서 마시며 기다리니 조금 지나 트레이 위에 얹어져 고기 칠리와 코스트코에서 구입하신 것 같은 또띠야 칩과 피클이 곁들여져 나옴. 두근대는 맘으로 칠리를 한 스푼 뜨는데 기대보단 묽은 제형이어서 흔한 칠리의 느낌이기보단 뭔가 야채 스프 느낌에 가깝게 느껴지고 맛을 보니 역시나 기대보단 묽으면서 매콤짭짤하지 않고 양파의 달달함이 느껴져서 이런 맛이 우리나라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인가 보다 함. 인위적인 달달함이 아닌 양파의 달달함인 건 나쁘지 않았지만 기대와는 다른 달달함과 묽은 제형에 오랜만에 만나는 칠리 자체는 좋았지만 맛있어서 또 와야지의 느낌은 아니어서 살짝 아쉬움. 그래도 워낙 칠리라는 음식이 반가워선지 적당히 맛있게 먹고 자리에서 일어남. 전체적으로 어렸을 때 웬디스에서 맛있게 먹었었던 칠리를 내놓는 가게가 생겼다고 해서 기댈하고 들러봤는데 물론 미국 웬디스에서 2.79달러에 맛볼 수 있는 라지 사이즈 칠리보단 신선하고 고급 재료를 쓰겠지만 묽은 제형이나 양파의 달달함이 내 타입과는 거리가 있었어서 첫 리뷰라면 응원의 맘을 담아 맛있다로 했을 수도 있겠지만 이미 맛있다란 리뷰가 두 개나 있어서 그냥 느낀대로 괜찮다로..

칠리

서울 마포구 동교로 55-12 하우스 오브 미쉘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