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SJR님의 리뷰에서 보고 생면파스타를 딱히 선호하거나 특별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손칼국수나 수타짜장면, 수타우동이 흔한 우리나라에서 왠지 생면파스타는 특별하게 생각하는 느낌이고 그만큼 가격도 비싸게 내놓는 가게들이 대부분인데 이 가게는 착한 가격에 생면파스타를 내놓는 느낌이어서 궁금해 가고싶다에 세이브해뒀었음. 네이버지도에서 보니 일요일에도 영업을 하길래 생면파스타를 합리적인 가격에 내놓아 몇 번 들렀었고 좋아하는 망원동 마리오파스타나 아니면 일본식 파스타지만 역시나 노른자와 치즈, 후추만 들어간 까르보나라를 맛있게 먹었던 신수동 양송이식당에서와 비슷한 느낌일까 이 집에서 늦은 아침을 먹기로 하고 집을 나섬. 이 동네는 처음 와본 것 같은데 가게는 뭔가 망원동 주택가에 있는 가게들 비슷한 느낌이었고 오픈시간인 11시를 살짝 지나 가게 앞에 도착하니 내가 첫 손님인 것 같았음.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젊은 셰프분 두 분이 계셨고 앉기 전에 코트를 벽에 걸린 옷걸이에 건 후 카운터석으로만 이루어진 좌석에 앉으니 찬 물과 따뜻한 물 어떤 걸 드릴지 물으셔서 따뜻한 물을 부탁드림. 메뉴는 이미 정하고 와서 짧게 스캔을 한 후 노른자와 치즈, 후추만 들어간다는 까르보나라를 부탁드리고 가게를 슥 둘러보니 주방 윗쪽 선반엔 파스타 제면기도 몇 개 보임. 조금 기다리니 파그노타빵이라고 설명해주신 빵 두 조각과 로즈마리향이 은은한 라드 스프레드를 내어주심. 따뜻하게 데워진 파그노타빵에 라드 스프레드를 발라 맛을 보니 갓 구운 빵 느낌으로 전혀 드라이하지 않고 적당한 수분감과 신선한 빵의 향과 식감이 좋아 좋은데 함. 빵 자체가 좋아 딱히 라드 스프레드를 바를 필요가 없는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그냥 발라서 아담한 사이즈의 두 조각을 금방 순삭함. 기다리면서 보니 배달주문도 제법 들어오는 느낌이었고 어느 정도 기다려 드라이에이징한 후 시어하고 참나무로 훈연했다고 설명하신 항정살이 들어가고 노른자와 치즈, 후추만으로 조리했다는 까르보나라가 나옴 슥 보니 뭔가 고급진 느낌을 주기 위한 것 같은 접시에 담겨져 있고 포크로 돌돌 말아 기대를 하며 한 입 맛을 보니 까르보나라의 금방 드라이해지는 경향을 가만한 건지 살짝 흥건한 느낌이고 생면파스타의 부드러운 질감은 괜찮은데 전체적인 맛이 뭔가 프로의 느낌이기보단 무슨 요리대회에 참가한 초보 셰프나 아니면 조리학과 학생의 졸업시험 같은 데서 볼 것 같은 요리 느낌으로 뭔가 살짝 아마추어의 느낌임. 관찰레가 비싸서 대신 비슷한 질감을 위해 정성스러운 과정을 거쳐 준비해 넉넉히 넣어주신 항정살은 서걱하는 식감은 살짝 비슷하지만 아무래도 관찰레와는 차이가 있고 스모키한 맛 때문인지 뭔가 미국 오리지널 스팸 맛이 아닌 히코리 스모크 스팸 맛의 느낌으로 이런 맛이라면 차라리 그냥 흔한 베이컨이 낫지 않을까 싶은 느낌임. 그래도 맛이 없거나 한 건 아니고 특히나 흔한 생면파스타 가게에서 밀가루 반죽으로 뽑은 면인데 뭔가 귀한 재료로 만든 것처럼 손바닥 만큼만 내놓는 거에 비해 볼륨감도 제법 넉넉해 웬만한 사람이면 볼륨감에는 딱히 불만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이어서 적당히 맛있게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 후 잘 먹었다고 인사를 드리고 나음. 전체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생면파스타를 내놓는 가게인 것 같아 들러봤는데 뭔가 살짝 아마추어 느낌의 맛이었어서 굳이 재방문을 할 것 같진 않지만 볼륨감도 좋고 가격도 좋고 맛도 나쁘거나 한 건 아니어서 근처에서 생면파스타를 먹고 싶으면 들러볼 만하다고 생각됐고 젊은 셰프 두 분이 나름 정성스럽게 파스타를 내놓는 느낌이어서 응원의 맘을 담아 맛있다로..
벌소
서울 동작구 신대방3길 33 1층 10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