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리뷰 쓰는 게 넘 힘들어 많이 밀렸었는데 이 가게 리뷰를 쓰려고 맘 먹고 몰아치기로 쓴 느낌일 정도로 제법 맘에 든 가게였음. 이 가겐 인스타에선가 보고 아직 신상 가게여선지 망플에 등록도 안 되어 있어서 등록도 하고 가고싶다에 세이브해뒀었음. 최근에 평점이 좋아 들렀던 집 근처 스시키는 기대보단 덜 좋았어서 신상 가게인 여기 호시카와가 생각났고 서울도 아닌데 런치가 5만 원이면 좀 오버인 느낌이었지만 그럼에도 런치가 5만 원이면 뭔가가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 워낙 신상 가게가 오픈해서 의욕 뿜뿜일 때 들르는 걸 좋아하는지라 내 한 몸 던지자란 맘으로 캐치테이블로 예약하는 시스템이어서 예약금 5만 원을 결제하고 예약함. 망플을 하면서부터 은평구라던지 도봉구라던지 집에서 먼 동네를 가기 시작한 것 같은데 이젠 부평에까지 스시를 먹으러 가네 함. 거의 다 와서 보니 뭔가 익숙한 시장 주변이었고 생각해 보니 전에 인천에 갈 때면 닭강정을 사러 몇 번 들렀던 김판조 닭강정이 있는 부평시장 동네였음. 런치 오픈 시간인 12시 반 조금 전에 도착해 혹시나 10분 전쯤이면 미리 들어갈 수 있는지 가게 문을 여니 아직 준비중이셨고 곧 안내해 드리겠다고 하셔서 밖에서 기다리는 동안 다른 예약 손님들도 나타남. 조금 더 기다려 드디어 가게 문이 열려 안으로 들어서니 비교적 넓직한 공간은 제법 고급지게 꾸며져 있고 예약자 이름을 확인 후 카운터석으로만 이루어진 자리에 앉음. 새롭게 오픈해선지 나무의 냄새가 솔솔 나고 좌석 간격도 여유가 있고 나지막하게 클래식 음악도 흘러나와 쾌적해서 좋은데 먼저 녹차는 따뜻한 걸 드릴지 찬 걸 드릴지 물으셔서 날도 더워 자동적으로 찬 걸로 부탁드림. 셰프분은 두 분이 계신 것 같은데 메인 셰프분이 스시를 담당하시고 이제 오픈한지 일 주일 되셨다고 하시는데 그래선지 아직은 14석 정도 되는 자리 중 9석 정도만 차서 여유가 있어선지 다른 셰프분은 뒷쪽 주방에서 스시 외의 음식을 준비하시거나 보조하시는 느낌임. 스타트로 고마 소스로 무친 참나물과 매실에 절인 방울토마토 위에 초당 옥수수 크림을 뿌리고 여수산 성게를 올린 샐러드를 상큼하게 드시라고 내어주셨고 어떤 맛일까 두근대며 맛을 보니 씁쓸상큼한 맛이지만 성게는 비교적 흐물한 타입이면서 먹고 나니 아래엔 물기가 좀 고여있어 흥건한 타입을 안 좋아하는 나는 오늘 꽝인 건가 함. 다음으론 내장 소스를 올린 찐 전복이 나왔는데 부드럽게 촉촉하면서 맛도 괜찮고 셰프분께 가게 이름의 뜻을 여쭈니 별이 흐르는 강이란 뜻도 있고 일본에서 스시를 배운 셰프분의 이름이 호시카와셨다고도 하심. 가리나 무절임은 매끈뽀드득한 타입임. 스시는 줄무늬 전갱이인 시마아지로 시작했는데 적초 샤리는 적당히 짭짤새콤하면서 전갱이는 도톰해서 돼지 항정살 같은 아삭한 식감이 좋아 참나물 샐러드에서 불안했던 맘이 기대감으로 바뀜. 구운 파를 넣은 참돔은 은은한 불향도 좋고 일 주일 숙성했다는 천일염을 뿌린 스페인산 생참치 뱃살은 기름짐이 우와하진 않지만 생참치여서 온도감이나 기름짐이 적당히 좋아 느낌 좋은데 함. 카스고라고 초절임한 새끼 황돔은 부드러우면서 유자의 향과 상큼함이 좋고 이사키라고 제주에서 많이 잡히는 밴자리돔은 껍질쪽에 지방이 많아서 껍질쪽이 맛있는데 지금 제철 생선이라고 안낼해시는데 뭔가 전체적으로 스시들이 숙성을 해선지 부드러운 식감에 수분감 뿜뿜이어서 오늘 흐름이 좋음. 가리비 관자는 녹는 듯한 부드러움과 달달함, 수분감 뿜뿜에 와사비의 은은한 향이 좋아 원물 자체를 제법 좋은 걸 쓰시는 느낌이고 다이콘 오로시에 폰즈 젤리를 올리고 초당옥수수를 곁들인 임연수구이는 간도 좋고 부드럽게 녹듯 부서지고 초당옥수수는 아삭쥬시달달해서 여름 느낌 뿜뿜임. 난 소위 히카리모노라고 부르는 등 푸른 생선류를 흰살 생선류보다 더 좋아하는데 청어는 두 피스씩 나눠 주셔서 이게 웬 개이득이야의 느낌이어서 이미 미소가 삐져 나오는 걸 이를 꽉 물고 참는데 맛을 보니 다진 파와 시소잎의 상큼함과 등푸른 생선인 청어의 조화가 좋아 완전 취저여서 와 함. 참치 아카미는 은은히 달달짭짤하게 잘 절여지고 온도감도 좋고 세 마리를 올린 아마에비는 달달탱글수분감뿜뿜이어서 역시나 좋음. 유자향이 밴 한치는 소금에 찍어 먹는데 쫀득하면서 향긋하고 미소시루는 맛을 보니 뭔가 새우나 게 같은 갑각류 향이 은은히 나서 여쭤보니 새우 머리가 들어가고 산초 가루를 조금 넣었다고 하심. 마무리인 아나고는 따뜻할 때 빨리 드시는 게 좋다고 안낼해 주시는데 눈꽃 빙수처럼 녹으면서 촉촉하고 소금간과 은은한 와사비향의 조화가 좋아 금년 맛봤던 웬만한 히츠마부시보다 낫게 느껴짐. 호소마끼는 두 피스가 나왔는데 한 피스는 간뾰라고 절인 박고지, 다른 한 개는 절인 표고버섯인데 일본 느낌의 달달한 간장 맛이어서 좋음 구운 계란은 고급진 카스테라 느낌으로 촉촉포실달달해서 이 집 실력이 장난 아닌데 하고 마지막으로 제철 과일 복숭아를 내어 주셨는데 복숭아는 좀 무르고 단 맛은 조금 모자라 아쉽지만 옥에 티 정도의 느낌이어서 아주 만족스럽게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 후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 후 가겔 나옴. 더운 날씬데도 만족스런 식사였어선지 안 덥게 느껴짐. 전체적으로 좋은 원물을 쓰시는 느낌이고 맛도 일본 느낌 뿜뿜인 것도 좋았고 서울에서라면 충분히 미들급 이상은 될 것 같은 수준이어서 그동안 한 번도 저녁이 어떨지 궁금해 본 스시집이 없었는데 여긴 저녁도 한 번 경함해 보고 싶고 맛있다로..
호시카와
인천 부평구 부평대로38번길 29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