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스시모리지는 내가 좋아하는 가게인 요코스카쓰나미의 인스타에서 보고 알게 됐고 궁금해서 들러보고 싶었는데 점심에는 스시 도시락만 포장 판매하고 저녁에만 오마카세로 운영되는데 4석뿐인 작은 가게여선지 좀처럼 예약이 어려워 잊고 있었음. 최근에 네이버지도에서 보니 점심 스시 도시락 판매는 없어지고 점심엔 대관 예약으로만 그리고 평일 저녁과 토욜엔 점심, 저녁 오마카세로 운영하는 방식으로 바꼈고 혹시나 해서 보니 예약이 가능해서 냉큼 예약 후 가게 위치나 느낌으론 88,000원은 오버인 느낌이었지만 혹시나 지난번 부평 호시카와 같이 숨겨진 맛집일까 싶어 설레는 맘으로 들름. 아담한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내가 첫 손님이었고 경상도 출신인 것 같은 셰프분은 뿌리 와사비를 갈고 계시길래 지난번 카메스시의 악몽이 떠올랐지만 설마 그렇진 않겠지 하며 기다리는 동안 다른 손님들도 도착함. 가게에선 투투의 그대 눈물까지도 이기찬의 또 한번 사랑은 가고 같은 2천 년대 초반 가요가 흘러나오고 있고 물은 녹차 같은 게 아닌 그냥 일반 페트병에 든 물이 제공되는 건 좀 아쉽고 신안 천일염을 볶고 간수를 빼서 달달한 맛이 난다고 하신 소금도 세팅이 됐는데 맛을 보니 달달한 맛은 잘 안 느껴지고 뿌리 와사비는 가볍지만 저가의 뿌리 와사빈지 코를 찌르는 샤프한 씁쓸매움이 안 좋게 느껴져 흔한 제품 와사비보다 못하게 느껴짐. 차완무시로 스타트를 했는데 온도감도 좋고 가츠오부시 베이스에 달달하게 간장 절임된 표고버섯의 맛이 괜찮아 나쁘지 않은데 함. 술을 드시는지 여쭤보시곤 과일향 나는 사케 한 잔씩을 제공해 주시면서 스시를 드시면서 맛을 보시라고 하셔서 맛을 보니 옅은 과일향이 나는 느낌인데 글라스 와인 느낌으로 적당히 무난한 타입으로 느껴짐. 참돔 사시미는 맛은 밋밋한데 쫀득찰진 식감은 괜찮았고 간장과 와사비를 곁들여 드시라는 전갱이 이소베마끼는 달달한 간장을 뿌린 건지 달달한 맛이 은은히 나는데 맛이나 식감이 특별하진 않음 아귀간을 올리고 아부리한 후 꿀이랑 간 유자 껍질을 올린 호밀빵은 유자 껍질 향은 묻히는 느낌이고 고급지진 않아도 적당한 크리미함과 달달함이 괜찮고 아부리한 삼치는 씁쓸한 맛의 경계를 살짝 왔다갔다하는데 불향이 괜찮고 겨자가 들어간 카라미소가 올라감. 꽈리고추를 넣고 조린 삼치 조림은 달달한 간장 베이스에 꽈리고추의 매콤함이 더해진 타입인데 쫀득함이 괜찮고 실파와 생강을 올린 아부리한 가츠오 즈케는 비교적 밋밋한 맛임. 가리비 관자랑 우니 크림 역시 기대하는 적당한 맛이었고 텐다시를 뿌리고 시치미 뿌린 가지튀김은 얇아선지 촉촉하면서 가볍게 바삭한 식감이 강조된 느낌임. 스시 스타트 전에 내어주신 보리된장을 올린 오이는 감칠맛과 짭짤함 그리고 아삭쥬시한 오이와의 조화가 좋고 참나물을 넣은 미소시루는 우리나라 사람 취향으로 안 짜고 비교적 맑은 타입임. 줄무늬전갱이인 시마아지로 스시 스타트를 했는데 마늘이 들어간 듯한 맛에 샤리는 쪄진 듯한 느낌이고 마늘이 들어갔는지 여쭈니 그렇다고 하심. 이어진 참돔 뱃살은 샤리가 시큼한 편이어선지 샤리 맛에 참돔이 가려지는 느낌이어서 밸런스가 아쉽고 독도 한치는 쫀득함 같은 건 없이 시소향이 좀 과하고 역시나 찐듯한 식감의 샤리 등 밸런스가 아쉬움. 단새우와 아귀간을 올린 마끼의 단새우는 단맛 뿜뿜이거나 하진 않은데 아귀간의 크리미함은 나쁘진 않고 이어서 삼치는 쥬시하지만 맛은 좀 밋밋하고 샤리와의 조화가 역시나 아쉽게 느껴짐. 아카미 즈케는 샤리의 밀도가 갑자기 높아져 아카미 즈케의 맛이 잘 안 느껴지고 오토로는 기름짐과 소금의 조화가 괜찮지만 역시나 샤리가 걸리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제일 나은 느낌임. 좋아하는 히카리모노인 전어는 밋밋하지만 히카리모노여선지 취저 피스이고 구운 금태를 올리고 고성산 우니로 비빈 밥을 감태로 싼 마끼는 짭짤함이 도드라져 금태의 맛은 잘 안 느껴짐. 네기 토로를 넣고 아부리한 유부는 불향이 좋은 유부의 달달함만 느껴지고 다진 참치는 식감만 있고 맛은 밋밋해 뭔가 계속 나오긴 하는데 수준이나 맛이 좀 아쉬워선지 포만감이나 만족감이 적어 공허한 느낌임. 홍새우을 넣고 끓인 라면의 홍새우는 퍽퍽한 식감이면서 향이 뿜뿜이지도 않아 굳이 넣은 의미는 모르겠는 느낌이고 바닐라 향이 나는 교꾸는 달달함이 살짝 오버스러워 고급진 느낌은 아님. 우메보시와 오이를 시소잎으로 만 것과 살짝 서걱한 식감의 호지차 아이스크림을 끝으로 마무리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남. 전체적으로 숨겨진 아담한 스시 맛집인가 싶어 벼르다 드디어 들러봤는데 전체적으로 엔트리급의 스시집으로 느껴져 88,000원이 좀 아깝게 느껴졌어서 별로와 괜찮다 사이의 어디쯤이지만 아담한 가게여서 괜찮다로..
스시 모리지
서울 마포구 광성로6길 54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