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특급 호텔의 음식 퀄리티가 확실히 어너더 레벨이었던 기억인데 유명 호텔에서 근무했었다는 셰프분들이 나와 차린 가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부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격은 점점 더 오르면서 퀄리티는 오히려 떨어지는 느낌이어서 점점 더 안 가게 되는데 그래도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신라호텔 아리아께나 조선호텔 스시조 말고 안 경험해본 다른 업장이 있나 보다 여기 타마유라를 알게 됨. 전에 SMT 차이나룸 몬드리안호텔점에서 맛봤던 팔진해물 덮밥이나 전가복이 기대 이상이었던 기억이어선지 오히려 덜 유명한 업장이라 가격은 더 좋으면서도 퀄리티나 맛은 비슷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 예약 후 주말 런치로 들러봄. 조금 일찍 도착했는데 예약자 확인 후 대기하는 장소로 안내를 해주시고 따뜻한 말차를 내어주셔서 마시면서 기다리다 시간이 되어 테판야끼 하는 공간과 여러 룸으로 이루어져 미로 느낌인 복도를 따라 제일 안쪽 스시 카운터로 안낼 받아 앉음. 먼저 따뜻한 말차와 차가운 말차를 드실 건지 물으셔서 따뜻한 말차를 부탁드리고 물수건을 세팅해 주시는데 손을 닦으면서 냄새를 슥 맡으니 특별히 더 고급진 향은 아니지만 아베다 느낌의 민트향이 은은해서 괜찮고 종이로 고급진 느낌이 들게 포장된 건 천으로 된 냅킨임. 벳다라즈케, 초생강, 간장, 소금, 시즈오카산 생와사비가 준비되고, 제일 먼저 동해산 대게와 앙소스가 들어가고 와사비가 올려진 차완무시로 스타트를 했는데 맛을 보니 와사비가 맵거나 하진 않고 살짝 향만 나는 정도지만 와사비의 화함 때문에 가츠오부시 향도 덜 느껴지고 게의 향도 안 느껴져 왜 이렇게 내셨을까의 느낌임. 츠마미로 내어주신 자연산 광어 두 점 중 한 점은 소금, 한 점은 와사비를 올려서 드시라는데 적당한? 쫀득함이 있지만 숙성이 많이 되거나 하진 않은 느낌으로 맛이나 식감이 임팩트가 있진 않았고, 방어 가맛살은 설컹한 식감뿐 기름짐이나 향은 부족하고 아부리한 북방조개인 호끼가이 역시 쫄깃한 식감 위주고 좋은 향이나 맛은 거의 안 느껴짐. 동해산 매물고동은 스메를 찍어서 드시라는데 매실의 은은한 새콤달콤함이 괜찮지만 매물고동 자체는 흔한 식감과 밋밋한 맛이고, 게우소스와 앙소스를 올린 튀긴 찐전복과 문어조림은 와사비를 올려서 드시라는데 튀긴 찐전복은 좋은 조합인지 잘 모르겠고 문어조림은 달달부드럽게 쫀득한데 달달함이 살짝 오버스러움. 금태구이는 샤리와 우니를 김과 같이 싸서 드시라는데 금태의 부드러움은 좋지만 전체적인 조화는 짭짤살짝씁쓸해서 기대 이하였고, 커다란 백합이 들어간 스이모노는 간과 맛은 적당한데 제법 큰 백합 자체는 살짝 질긴 느낌이어서 역시나 안 인상적임. 스시 스타트는 실파가 들어간 참돔이었는데 향이 은은하고 부드럽게 쫀득해서 괜찮았고, 줄무늬 전갱이인 시마아지는 부드럽게 설컹한 식감이 괜찮으면서 샤리는 은은하게 짭짤한 타입임. 흰돗대기새우인 시라에비는 부드러운 식감과 와사비의 은은한 향과의 조화가 괜찮은데 좋은 단새우보단 쥬시함과 달달함이 조금 못한 느낌이고, 제주산 무늬오징어인 아오리이까는 시소잎이 들어갔는데 은은한 달달함과 부드러운 쫀득함이 나쁘지 않지만 전체적인 조화는 조금 아쉬움. 제주산 고등어를 아부리한 사바보우즈시는 은은한 달달함과 불향이 좋고 비린내를 잘 잡아 나름 괜찮았고, 마늘을 넣은 방어 뱃살은 기름짐은 좋은데 향과 맛은 밋밋해 역시나 조금 아쉬움. 어어진 츄토로 역시 기름짐은 좋지만 맛과 향은 밋밋해 아쉬웠고, 아카미즈케도 그냥 무난한 정도인데 이미 즈케한 걸 다시 간장을 발라서 주셔서 맛이 밋밋해선 건가 함. 제주산 갈치 가라아게는 미니 사이즈지만 촉촉함과 향은 괜찮았고, 두 마리를 올린 아마에비는 비교적 크고 설컹한 식감은 괜찮은데 달달함이나 향은 부족해 조금 아쉽다고 했던 사라에비에 밀리는 느낌임. 아부리한 제주산 옥돔은 씁쓸한 탄맛이 확 느껴져 제일 별로였고, 미소시루는 염도는 나쁘지 않지만 살짝 묽은 맛임. 스시의 끝을 알리는 아나고는 폭신촉촉한데 달달함이 안 과한 건 좋지만 인상적이진 않고, 홋카이도산 관자 위에 우니를 올린 것도 비교적 밋밋한 맛임. 박고지말이인 간뾰마키도 샤리가 살짝 말라선지 조금 뻑뻑하면서 약간 달달한 박고지와 짭짤한 샤리와의 조화가 떨어지고 따로 노는 느낌이었던데 반해 카스테라 느낌의 타마고야끼는 카스테라 느낌의 질감도 좋고 맛도 괜찮음. 디저트는 당도가 높아서 먼저 드시라고 안낼 받은 메론과 녹차모나카, 호지차가 나왔는데 메론은 후숙이 조금 과한 느낌으로 이가 없어도 씹을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지만 쥬시하고 적당히 달달한데 특별히 고급진 맛까진 모르겠고 모나카도 그냥 무난했고 호지차로 입을 헹구고 마무리함. 전체적으로 덜 유명한 스시 업장인 타마유라가 3월부터 한 달 조금 넘게 레노베이션에 들어간대서 혹시나 가격이 오를까 그 전에 들러봤는데 원물 자체의 퀄리티가 떨어지는 걸 쓰진 않는 느낌이지만 그렇다고 고퀄도 아닌 느낌이고 맛내기나 밸런스 등도 기대보단 못해서 가격을 생각하면 별로에 가깝지만 친절한 응대와 츠마미가 런치치곤 조금 다양하게 나와 괜찮다로.. 하지만 호텔에서 친절한 응대는 당연한 건데 그런 걸로 괜찮다로 하는 게 맞는 건진 모르겠고 차라리 장안동 엔토츠야나 부평 호시카와 같은 델 세 번 갈 것 같음.
타마유라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 176 JW 메리어트호텔 서울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