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란 메뉴 자체가 생각하기에 따라 아닐 수도 있긴 하지만 베리에이션의 범위가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해선지 고든 램지가 유명한 셰프란 건 알지만 고든 램지가 직접 조리해주는 것도 아닌데 햄버거 가격대가 평균 3만 원 전후라는 고든램지버거는 괜히 실망만 할 것 같아 패스했었음. 그러다 현백 무역센터점 지하에 새롭게 오픈한 여기 고든램지스트리트버거는 여전히 가격대는 있지만 그래도 백화점에 입점한 걸 생각하면 어느 정돈 이해가 되는 가격대여서 가고싶다에 세이브해뒀었는데 Luscious.K님의 리뷰를 읽고 바로 주말에 들러봄. 바람이 많이 불어 마치 하와이 빅아일랜드의 사우스 포인트나 바람이 많이 불 때의 제주도 느낌인데 그래도 맛있는 버거 맛보겠다고 얼굴에 바람 싸대기를 맞으며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도착해 바로 지하 식품매장으로 내려가니 파르나스몰로 통하는 입구쪽에 보임. 일부러 덜 붐빌 것 같은 늦은 오후에 들른 건데 혹시나 도떼기시장 분위기면 패스하기로 하고 가까이 다가가니 매장에서 먹고 가는 입구와 테이크아웃 주문을 받는 코너가 따로 있고 다행히 웨이팅을 하진 않아도 되는 느낌인데 혹시나 더 나중에 들르면 맛이 한국식으로 변하는 건 아닐까 그냥 맛보기로 함. 웨이팅 시스템에 이름을 올리고 기다리니 금방 점원분이 나와 안내를 해서 기다란 바 테이블 타입의 자리로 안낼 받아 무겁다는 의자를 힘주어 뺀 후 앉으니 커틀러리와 냅킨, 물티슈 같은 게 든 양철통을 세팅해 주시고 주문은 카운터로 가서 직접 하는 거라고 함. 메뉴를 스캔하니 스매쉬드 패티가 두 장 들어가고 캐러멜라이즈드 어니언이 올라간 넥스트레벨이란 신메뉴가 취저 느낌이어서 카운터로 가서 주문 후 진동벨을 받아 자리로 돌아오니 지나치던 점원분이 진동벨을 테이블 위 진동벨을 올리는 곳에 올려놔야 주방에서 조리가 시작되는 시스템이라고 해서 올려놓음. 어느 정도 기다려 진동벨이 울려 카운터로 가서 넥스트레벨이 올라간 트레이를 받아 자리로 옴. 슥 보니 볼륨감이 뛰어나진 않아도 웬만한 수제버거 사이즈고 번도 테두리가 적당히 크리스피하게 잘 구워졌는데 윗쪽 번을 들어보니 스리라차 소스가 들어갔다는 소스가 발라진 게 보이고 번을 다시 덮고 얼굴 가까이 가져오니 순간 왕십리 대도식당이나 스테이크 전문점에 온 느낌으로 소고기의 좋은 육향 뿜뿜이어서 기대감이 상승함. 잘 들고 한 입 베어무려는데 이미 육즙이 아래 트레이 위로 뚝뚝 떨어져 흡입하듯 베어무니 좋은 소고기 육향과 치즈의 치지한 맛 뿜뿜이고 간도 딱 맞아 우리나라에서 이렇게나 취저인 햄버거를 맛본 적이 있었나 싶고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짐. 많은 수제버거집을 가봤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 사람들을 상대로 하다 보니 간이 심심한 건 기본이고 치즈버건데도 안 어울리게 케첩이 들어간다던지 야채나 달달한 피클이 들어간다던지 하는 소소한 것들은 그냥 그러려니 했었는데 오늘 넥스트레벨은 그런 요소들 1도 없이 완전 취저여서 맘에 쏙 듦. 먹다 보니 스리라차 소스의 매콤함도 뒤에서 살짝 느껴지긴 하는데 주문하면서 카운터 점원분께 매운지 문의했을 때 안 맵다고 한 게 이해가 되는 한국인 기준으론 별 의미가 없는 정도의 매콤함이고 햄버거 번도 물러지지 않아 좋음. 캐러멜라이즈드 양파의 은은한 달달함도 느껴지는데 거의 패티와 치즈의 조합인 진짜 치즈버거 느낌으로 무엇보다 좋은 소고기의 육향이 맥스로 뿜뿜이어서 다 먹으니 거의 대도식당 같은 데서 혼자 등심구이를 3인분쯤 먹은 기분이고 제법 배도 부르고 입안에선 좋은 소고기 육향 뿜뿜임. 전체적으로 고든 램지의 두 번째 햄버거 브랜드인 고든램지스트리트버거는 가격도 나름 이해할만 해서 들러 신메뉴인 넥스트레벨을 맛봤는데 이젠 제주도로 옮겨 쉽게 맛볼 순 없는 슈퍼마켓화이트버거스탠드처럼 맛도 좋고 가격도 좋은 건 아니지만 햄버거를 조리하는 셰프분들도 알바생이 아닌 느낌이고 좋은 소고기 육향이 가장 진했으면서 여러모로 가장 취저인 맛의 스매쉬드 버거였고 맛있다로..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517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지하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