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음식을 좋아하는지라 일본가정식을 내놓는 이곳 도토리식당을 방문하고 싶어 예전에 처음 가게 앞에 갔었는데 평일인데 쉬는 날이었는지 닫혀있었어서 근처에서 풍기는 돼지갈비 굽는 냄새에 끌려 바로 근처의 스미비부타동에 방문했다가 마음에 들어서 그후로도 스미비부타동을 몇번 방문했었음. 여기 도토리식당은 인스타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는데 며칠전인가 가게를 이번주 일요일까지만 하고 다른곳으로 이전하려고 한다고 하시길래 닫기전에 방문해 보고 싶어 오늘 점심때 들러봄. 가게문을 열고 들어가니 상상했던것과는 달리 닷찌석이 눈 앞을 딱 막고있고 우측으로 들어가니 비교적 작은 공간에 2인석 테이블 6개정도가 놓여있음. 상상속에선 좀 더 큰 가게인가 했었는데 그렇지 않고 아담했음. 가게엔 남자손님 두명만 식사중이었고 자리에 앉아 늘 궁금했던 치킨난반정식과 계절메뉴인 타코라이스 둘 중에 뭘 먹을까 고민하면서 왔는데 타코라이스는 매장 사정으로 잠시 쉰다고 써있길래 초이스 할 것도 없이 치킨난반정식을 주문함. 여기저기 일본영화나 인터넷등에서 많이 봤던 치킨난반이란 메뉴는 늘 궁금했지만 실제로는 먹어보지 못했었고 모스버거같은데서만 치킨난반버거같은 메뉴를 통해 간접경험을 해봤을뿐이었음. 메뉴가 나오길 기다리는동안 아담한 가게 내부를 둘러보니 흰페인트로 칠해진 벽은 세월의 흔적으로 때가 많이 타 있었고 조금 전에 식사하던 남자손님 두명은 식사를 마치고 나가서 가게엔 나 혼자만 있어서 좋았음. 음악은 통기타연주가 흘러나와 좋은데 문득 무슨 곡인가 궁금해서 네이버로 검색을 해보니 Oshio Kotaro란 아티스트의 櫻 ·咲くころ (Time Of Cherry Blossoms)란 곡이었음. 곧 내가 주문한 치킨난반정식이 나와서 살펴보니 인터넷등에서 본대로 간장소스에 절여져 흔치않은 튀김옷에 덮혀져 튀겨진 닭가슴살 위론 파슬리가 채썰어져 들어가있는 타르타르소스가 얹혀져 있고 밥과 요거트드레싱이 올라간 샐러드와 일본식 무절임인 오복채, 미역이 들어간 미소시루, 연두부, 그리고 후식으로 오렌지 한쪽이 나옴. 뭐라도 집으려고 보니 젓가락은 없고 스푼, 나이프, 포크만 있어서 이런 일본가정식을 먹기엔 뭔가 어색해서 우왕좌왕하다가 젓가락을 부탁드림. 젓가락을 손에 드니 모든게 해결되는 느낌임. 젓가락 하나면 치킨난반도 집어서 입으로 잘라먹으면 되고 밥도 먹고 미소시루도 저어서 잘 섞이게 해서 먹을 수 있는데 순간 당황했었음. 먼저 뚜껑이 덮혀있던 미소시루를 잘 저어서 맛을 보니 미역이 들어있고 특별한 맛은 아니더라도 확실한 일본식이어서 변형된 타입이 아니어서 좋음. 다음으로 치킨난반 한피스를 집어 입으로 잘라 맛을 보니 은은한 간장소스가 촉촉히 적셔져 적당히 부드러워진 얇은 튀김옷 속의 닭가슴살은 부드럽게 잘리고 특히나 타르타르소스가 우리나라에서 흔히 맛보는 달달시큼한 피클이 들어간게 아니고 파슬리의 향이 좋은 부드러운 맛이라 너무 좋음. 개취겠지만 그동안 맛본 타르타르소스 중에 제일 취향에 맞았음. 달달짭짤한 간장소스가 뿌려지고 김가루가 올라가 있는 연두부도 입에 넣는 순간 기대이상으로 일본 느낌의 맛이어서 역시나 좋았고 오복채도 은은하게 달달짭짤해서 역시나 좋음. 샐러드 역시 상큼한 요거트드레싱이 올라가 있는데 흔한 샐러드지만 전체적으로 일본 느낌이 완성되는데 일조를 함. 중간에 밥과 샐러드를 한번 리필을 부탁드리고 곧 가게를 닫으시는거냐고 여쭤보니 여사장님의 얼굴에 미소가 확 번지며 인스타 팔로워인 손님이어서 반가워하시는 느낌인데 이번주 일요일까지만 하고 다른데로 옮기려고 가게 자리를 알아보고 계신다고 하심. 다른 맛집들을 다니느라 늦게 방문한게 미안하기도 하면서 진작에 오질 못했던게 아쉬웠음.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와 다음 목적지인 근처의 듁스커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스미비부타동을 지나는데 여전히 대기손님이 많던.. 전체적으로 일본 느낌과 맛 뿜뿜인 가게로 내가 좋아하는 변형되지 않은 일본 맛의 가게여서 좋았고 가게가 닫기 전에 한번 더 방문하고픔.
도토리식당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