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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anghymn
추천해요
5년

몇 달 전인가 성북동돼지갈비집에서 맛 본 돼지불고기 백반이 기대했었던것 만큼 특별한 맛이거나 하진 않았었지만 여러 밑반찬과 돼지불고기를 같이 쌈을 싸먹을때야 비로소 새로운 맛의 하모니를 이루었던거나 가게의 분위기, 분주하게 손님들의 테이블로 돼지불고기 백반을 열심히 나르던 이모님들의 모습은 내 마음에 어딘가를 콕 찔러서 눈물을 흐르게 했었고 그래선지 그냥 잊혀지지 않고 가끔씩 생각이 났는데 양식류를 좋아하는 나랑은 달리 한식을 좋아하는 가족인원이 나 때문에 외식할때 요즘에는 더 자주 느끼했던거 같아서 나도 다시 한번 맛보고 싶고 맛보여 주고 싶어 점심시간이 지난 2시반경에 들러 봄. 이번에는 차를 갖고 와서 주차를 안내해 주시는 분의 안내에 따라 가게 옆의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가게로 들어가니 흐린날에 방문했던 지난 첫방문과는 달리 주말이어선지 가게 안에 손님이 가득하고 덜 더운 날이어선지 에어컨은 켜져 있던거 같은데 창문이나 문이 다 열려져 있어서 약간 습기가 느껴지면서 살짝 더운 느낌이어서 쾌적하진 않았음. 테이블에 앉으니 주문을 하기도 전에 2인분 반찬을 이모님이 놓고 가심. 가족일원이 시원한 모밀국수같은것도 먹고 싶다고 했어서 이번엔 냉면이 포함된 아버지냉면불고기 세트 한개와 어린가족인원과 나를 위해 돼지불고기 백반 두개를 주문함. 조금 기다리니 작은 스테인리스 스틸 접시에 담긴 얇게 썰려져 연탄불에 구워진 돼지불고기 2인분이 각각 1인분씩 나오고 냉면을 시키면 나오는 것 같은 겨자와 식초를 가져다 주심. 조금 더 기다리니 찬 육수가 담긴 칡냉면 비쥬얼의 냉면이 나와서 식초랑 겨자를 적당히 넣고 잘 섞은 후에 맛을 보니 한방냄새가 나서 좀 특이한데 맛은 특별히 좋거나 나쁘거나 하진 않았음. 공기밥이 두개만 나와서 1인분이 아직 안 나왔다고 하니 아버지냉면불고기 세트에는 공기밥 대신 냉면이 나온다고 함. 그래도 돼지불고기가 2접시만 나왔다고 하니 조금 있다 1접시를 더 가져다 주심. 첫 방문에서의 맛을 기억하면서 돼지불고기만을 다시 맛을 보니 은은하게 살짝만 단맛이 나면서 단맛 보단 짭짤한 맛이 살짝 더 느껴지는 맛이어서 역시나 돼지불고기맛만으로는 맛있다고 안 느껴짐. 앞에 놓인 고추장과 쌈장을 섞어서 무친 것 같은 통마늘과 무생채, 쌈장, 부추무침등과 함께 돼지불고기를 쌈에 넣어 입에 넣으니 역시나 돼지불고기만을 먹을때보다 맛이 풍부해져서 좋음. 다만, 주말엔 사람이 많이 오는데다 가게 안도 시원하지 않아선지 미리 차려놓은 반찬들이 시원해서 신선한 느낌이 아니고 살짝 숨이 죽은 느낌인 건 아쉬움. 첫 방문에서 반찬으론 처음 맛 봤던 조개젓이 궁금해서 이번엔 무슨 맛인지 좀 자세히 맛 보고 싶었는데 안 보여서 빠뜨리고 반찬을 내어 주신 줄 알고 조개젓이 안 보인다고 이모님께 얘길하니 지난번에 A형 간염과 관련된 무슨 케이스가 있었어서 구청에서 수거하라고 해서 7월부터는 조개젓이 빠졌다고 뉴스를 모르시나보다고 하심. 그런게 있었나 함. 조개젓이 무슨 맛인지 궁금했었는데 살짝 아쉬움. 그래서 대신 부추절임이 나오는거라고 하심. 바지락 두개가 들어간 따뜻한 조갯국은 간이 적절히 짭짤하면서 맛도 시원함. 상추와 같이 나온 고추는 평소엔 안 먹지만 이런 가게에 왔으니 먹어보니 아주 맵진 않지만 매운 고추였음. 아무래도 전지살을 이용한 돼지불고기다 보니 촉촉하거나 하진 않지만 그래도 기름기가 적당히 있는데다 얇게 썰려 구워져서 드라이 한 정도까진 아니고 좀 드라이한 거 같으면 그릇 바닥의 기름을 묻혀 쌈을 싸 먹는데 통마늘무침은 가끔 너무 매워 눈에서 눈물이 나오고 입안이 전기가 오른것 같이 아림. 그래도 마늘은 건강에 좋다고 위로를 하며 계속 열심히 쌈에 같이 싸먹음. 전체적으로 돼지불고기의 맛이 특별하거나 하진 않지만 쌈을 싸먹으면 이상하게도 맛이 풍부해지면서 알싸한 마늘무침도 묘한 매력이 있고 열심히 손님 테이블 사이를 누비면서 일하시는 이모님들과 가게의 분위기도 좋아서 이런 쌈 싸먹는 돼지불고기 백반이 생각나면 또 들를듯..

성북동 돼지갈비

서울 성북구 성북로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