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가족모임으로 다녀온 셰프팔레트. 르메르디앙 뒷편이 내가 자란 동네이고 아직도 부모님이 살고 계신 소위 우리동네인지라 르메르디앙이 예전에 리츠칼튼이었을때나 아니면 그 이전에 다른 호텔이었을때부터 무슨 집안 행사가 있으면 거의 무적권 가는 호텔이었어서 진짜 좀 과장해서 집 드나들듯이 다녔는데 최근엔 잘 안가다 이번 추석때 가족모임으로 다녀옴. 난 기본적으로 부페 레스토랑을 안 좋아함. 8천원짜리 밥이라도 정성스럽게 바로 조리해서 내어주는 게 좋은데 이렇게 가족모임이 있으면 다들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결국은 부페 레스토랑에 가게 됨. 리츠칼튼일때 오래 다니다가 르메르디앙으로 변하고는 뭔가 기존 리츠칼튼의 뼈대를 남긴채로 레노베이션을 하다보니 뭔가 어색해서 더 좋아지기 보단 싫어졌었는데 이제 르메르디앙으로 바뀌고도 몇번 가다보니 눈에 익어진 느낌임. 명절때는 별로 올 일이 없어서 몰랐는데 오늘 와보니 난 한가할까 했는데 손님이 많아서 놀람. 우린 인원이 많아서 룸으로 예약되서 안내를 받아 앉음. 날씨도 좋은데다 바깥 창으론 호텔 출입구쪽이 보여 뷰는 괜찮은 편임. 직원분이 와서 예전부터 하는 와인 무료 제공 이벤트에 대해 안내하고 가심. 총 7가지의 갖가지 와인을 원하는대로 무료로 제공하는건데 인원이 많은 경우엔 글라스로 말고 보틀로 2인당 한병꼴로 제공이 가능하다고 하심. 개인적으론 드라이한 와인을 선호해서 추천받아서 레드와인 한병과 화이트와인 한병을 부탁드리고 나중엔 우리나라사람들이 좋아하는 달달하고 인기있다는 비냐 에스메랄다, 토레스란 화이트와인도 부탁함. 가족들은 이걸 더 좋아했음. 오픈시간인 오후 5시 조금 전에 들어가서 음식등을 먼저 사진을 찍고 5시가 되서 음식을 가지러 가니 우와..손님이 엄청 많아서 줄이 길어서 손님이 별로 많지 않은 샐러드나 여러 종류의 올리브등을 가지고 옴. 시저샐러드나 올리브등은 다 괜찮음. 손님이 좀 소화됐겠다고 생각될때쯤 가서 음식들을 자세히 둘러보는데 종류는 적지 않은편인데 질이 특별히 뛰어나 보이진 않음. 난 특히나 게다리찜이나 랍스터찜등은 이런 부페 레스토랑에서 내놓는 질이 별로여서 웬만해선 먹지 않는데 역시나 게다리찜도 그렇고 특히나 랍스터찜은 소스로 몸통부분을 가려놨지만 머릿부분의 살과 내장의 색깔이나 상태는 심각해 보였음. 나중에 어린가족일원이 랍스터를 가져와서 먹다, 먹기 힘들어해서 대신 먹어보니 수세미 씹는줄.. 해동을 여러번한건지 촉촉함과 야들함, 좋은향은 저 멀리 날아가고 드라이함, 질김만 있는 냉동 랍스터중에서도 하품이었음. 이 레스토랑에 오면 자주 먹는 제주황게장도 맛을 보니 호텔이라 차별화를 두려고 해선지 레몬이 많이 들어가 있는데 그냥 게장을 은은한 맛의 고급스런 맛이 나게 하면 좋았겠는데 게장이랑 안 어울리게 억지스러운 레몬향과 맛때문에 리츠칼튼때의 것보다 못한 느낌임. 근처의 전복죽은 어떨까 맛을 보니 일단 죽의 쌀알상태가 좀 퍼진 느낌이고 전복의 좋은 향도 좋게 나지 않아서 실망이었음. 중식코너 위엔 후덕죽셰프가 본인의 이름을 딴 허우라는 중식당을 오픈하기 전에 셰프팔레트에서 먼저 요리를 선보인다고 쓰여있어서 레몬새우등 몇가지를 맛을 보니 딱 특급호텔 부페 중식음식맛으로 왜 부페음식은 다 똑같은 향과 부페음식 특유의 맛이 나는걸까 생각해 봄. 별로 인상적이지 않았음. 새우딤섬 역시 그저 그랬음. 그 옆의 아마도 제일 인기있을것 같은 갈비코너의 갈비와 로스트비프등을 가져와서 맛을 보니 역시나 익숙한 맛인데 갈비는 수입 갈비인지라 한우의 깔끔한 맛과는 다른 좋지않은 특유의 무거운 맛과 달달짭짤함이 강한데 촉촉하지만 고기 자체의 육즙이 좋다기보단 양념에 오래 재워둔데서 나오는 촉촉함이라 이것 역시 입에 들어왔을땐 과한 달달짭짤함으로 혹하게 하지만 몇번 먹으면 신선한 한우갈비의 깨끗하면서 적절하게 좋은 기름짐과 은은한 달달짭짤함과는 거리가 있음. 양념갈비보단 그 옆의 로스트비프가 촉촉하면서 소스나 프랑스의 특별한 소금등이 특이해서 나았음. 일식코너의 사시미는 마구로는 나쁘지 않았지만 엔가와는 좀 온도도 미지근하고 식감도 신선한 느낌은 아니었음. 그 옆의 덴푸라는 괜찮았지만 조선호텔 아리아처럼 즉석에서 바로 튀겨 내놓는건 아니다보니 조금 아쉬웠음.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후토마키는 당근등이 많이 들어가서 뭔가 커다란 김밥같은 느낌이었음. 그래도 비싼 특급호텔 부페 레스토랑인지라 세네번 먹으니 배가 불러서 특별하진 않은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괜찮았던 과일과 역시나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어주는게 아닌 커피머신에서 손님이 내려야 해서 별로였던 커피로 마무리 함. 전체적으로 이 레스토랑은 특별히 좋은 와인은 아니더라도 이런 특급호텔에서 와인은 같이 먹는게 부담스러운데 와인을 무료로 제공해서 그 점은 좋아서 괜찮다이지만 그래선지 와인값을 보충하려고 음식의 질이 신라호텔이나 조선호텔보다 떨어지는 느낌이고 근본적으로 부페 레스토랑의 음식은 부페 레스토랑 특유의 신선한 음식과는 다른 냄새나 맛이 별로여서 내가 좋아서 이 레스토랑을 포함해서 부페 레스토랑에 오는 일은 없을거임.
셰프 팔레트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120 르메르디앙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