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각 앞에서 기다리는데 동네분인것 같은 어떤 여자분이 강아지를 데리고 한손에는 스벅 벤티사이즈쯤 되어 보이는 아이스라떼를 들고 가는게 보임. 점심식사 후 커피를 마실 생각에 차마 어디서 커피를 사신건지는 못 물어봤어서 급히 네이버지도를 꺼내 검색을 하니 고효동이란 근처의 커피가게가 눈에 띔. 사진으로 보니 가게도 아담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동네에 숨겨진 가게주인분이 직접 커피를 내리시는 그런 느낌의 가게여서 가기로 정함. 신성각에서 간짜장을 맛있게 먹고 나와 걸어가니 1분 거리에 고효동이 나타남. 가게로 들어가니 큰 유리창으로 빛이 가득히 들어오는데다 흰색 페인트와 오크색 테이블들이 놓여있어 밝은 느낌임. 메뉴는 3가지뿐으로 아메리카노와 대표메뉴라고 설명되어 있는 고효동 라떼 그리고 아인슈페너인 고효동 비엔나로 이루어짐. 평소라면 아메리카노를 마셨겠지만 대표메뉴이자 아이스로 강추한다고 쓰여있는 고효동 라떼를 주문함. 쾌활한 인상의 여사장님께서 가게에서 마시고 가실거냐고 물으셔서 네라고 답함. 손님이 다 가고 나서 가게 내부 사진은 찍었지만 근처 직장인인것 같은 손님들이 계속 들락날락함. 가게 왼편 높은 바테이블에 앉아 기다리는데 바로 앞에 준비된 레몬이 들어간 피처도 준비된 게 보여 모두 다른 디자인과 사이즈의 유리컵에 따라 한잔 마시니 레몬향이 은은해서 좋음. 커피를 내리시는 여사장님께 가게이름인 고효동이 사장님 이름이신가요라고 여쭤보니 손님들이 다들 그렇게 묻는다면서 고소한 효창동 동네커피의 약자라고 설명해 주심. 그러고 보니 가게를 나갈때 가게 앞에 그렇게 쓰여있는게 보임. 잠깐 테이크아웃으로 주문을 바꾸려고 했는데 여사장님께서 잠깐 멈칫하셔서 커피는 내리기 전이시더라도 뭔가 이미 가게에서 마시고 가는걸로 준비를 하신 느낌이어서 그냥 다시 마시고 가겠다고 말씀드리니 가게에서 마시고 가시면 커피잔도 더 예쁘다고 설명해 주심. 곧 스벅 벤티사이즈쯤 되어 보이는 예쁜 유리잔에 고효동 라떼가 가득 담겨 나옴. 계산을 하니 쿠폰에 스탬프를 찍어드릴까요?라고 물으시길래 언제 다시 올지는 모르겠지만 네라고 답하니 10개 모으면 아메리카노가 무료라고 하심. 스트로가 꽂혀있길래 자리로 가지고 와서 스트로로 마시는건가요?라고 여쭤보니 먼저 라떼 위의 부드러운 밀크폼을 맛보고 스트로로 마시던 그냥 마시던 편하신대로 마시면 된다고 얘기해 주심. 커피컵을 기울여 밀크폼을 맛을 보니 아인슈페너에 올라가는 은은하게 달달한 휩트크림은 아닌지라 특별한 맛은 없고 부드러운 질감의 밀크폼이었고 밀크폼 아래의 라떼가 입안에 들어오는데 산미없이 고소하고 씁쓸해서 왜 가게 이름이 고소한 효창동 동네커피인지 이해가 감. 얼음까지 와자작 다 씹어먹고 가게를 나옴. 전체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동네 안쪽에 숨겨진 아담하면서 저렴하고 주인분이 직접 열정적으로 맛난 커피를 내리시는 가게여서 근처에 오면 또 들를듯..
고효동
서울 용산구 임정로 63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