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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anghymn
추천해요
5년

이 우동가게는 나영이님의 리뷰에서 본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창가에서 가게 사장님이 우동면 반죽을 하시는 뒷모습이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의 한장면같은 느낌이어서 한눈에 반해 가고싶다에 세이브 해 둠. 은평구는 먼 동네인데 평생 잘 안 와보다 망플땜에 지난번 충무칼국수보쌈으로의 첫 방문 후 아마도 이번이 네번째 방문인 듯 한데 내가 살고 있는 서울의 다른 쪽에 와보는 느낌은 낯설면서 그래선지 살짝 두근댐. 가게는 가게들이 제법있는 뒷골목같은 넓지 않은 거리에 위치해 있었는데 점심시간 후반부였는데 가게가 꽉 차거나 하진 않고 적당한 정도의 손님이 있었음. 왼편엔 주방이 위치해 있고 바로 앞엔 닷찌석이 그리고 반댓편엔 4인용 테이블 2개가 있었음. 입구 옆엔 키오스크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대부분의 손님은 그냥 사장님이나 남자직원분께 말로 주문을 하고 나중에 나가면서 계산을 함. 닷찌석에 앉아 나영이님의 리뷰도 참고하고 개인적으로도 좋아해서 붓가케우동과 붓가케우동만으로는 좀 심심할 것 같기도 하고 먼 길을 온 지라 특별히 텐동같은걸 먹을때도 일반 텐동보단 새우만 많이 든 에비텐동 같은게 있으면 더 선호하는지라 계절야채만 나오는 덴푸라 5조각 말고 새우튀김 2개를 주문함. 타이밍이 맞지않아 나영님의 리뷰에서 본 턱수염을 멋지게 기르시고 머리 두건을 쓰고 계신 사장님이 밀가루 반죽을 치대는 건 보지 못했지만 이미 분위기에서 내가 좋아하는 사장님이 혼을 담아 음식을 준비하는 가게란게 느껴짐. 이런 류의 사장님이 혼을 담아 음식을 준비하시는 가게에서 흔히 보는 것처럼 사장님은 우동도 준비하시면서 틈날때마다 깨끗한 수건으로 주위를 닦으심. 닷찌 위엔 간장과 간장을 덜 수 있는 종지, 유리컵, 단무지와 시치미가 준비되어 있고, 스테인리스 스틸 피처 담긴 시원한 물을 놓아주셔서 유리컵에 따르니 시원한 보리차가 좋음. 붓가케 우동에 기호에 따라 넣어 먹도록 와사비와 텐카츠와 쪽파가 채 썰어 들어간 우동국물도 따로 준비해주심. 붓가케우동을 주문했는데 추가로 우동국물을 주시는 건 우리나라 손님에게 맞춘 것 같았음. 우동국물을 마셔보니 가쯔오부시 맛이 나는데 특별하게 깊고 진하거나 맑거나 해서 인상적인 맛은 아니고 좀 덜 또렷해서 특별히 인상적이진 않은데 그래도 나름의 개성이 있어서 자가제조한 국물임은 알 수 있음. 조금 더 기다리니 뜨거운 물에서 삶아진 우동면을 찬물에 헹군 후 손으로 잘 모아서 우동그릇에 넣고 각종 고명을 올리고 쯔유를 자작하게 부어 마무리하신 후 건네주시면서 붓가케우동을 쯔유와 너무 많이 비비면 짜질 수도 있으니 가볍게 적셔 먹으시면 좋다고 하시고 와사비는 1/3쯤 넣어 맛을 보고 기호에 맞춰 더 넣던지 하시라고 팁을 주심. 붓가케우동은 제법 양이 넉넉한데 먼저 젓가락으로 면을 집어 맛을 보니 호로록 입 안으로 들어가면서 면치기 시전을 하는데 면은 지난번 한양대 앞 우동가조쿠의 것처럼 매끈탱탱하기보다는 부들탱탱한 면이어서 느낌이 살짝 다른데 둘 다 탱탱한건 비슷하지만 이 집의 우동면은 탱탱함이 살짝 덜하고 면의 질감도 매끈하다기보단 부들한 느낌으로 개인적으론 우동가조쿠의 것이 더 좋지만 이건 개인 기호에 따라 다를 듯.. 그래도 자가제면의 느낌은 충분히 좋음. 이때쯤 새우튀김 2마리가 나왔는데 의외로 크기도 제법 크면서 제대로 된 본격적인 새우튀김의 느낌이어서 닷찌 위에 준비된 종지에 간장을 조금 따르고 찍어 맛을 보니 우와함. 튀김옷에서는 유자향이 은은히 나는데 그런 향이 나는 튀김옷은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튀김옷은 파삭하지 않고 적당히만 바삭하면서 포실한 느낌이면서 새우도 제법 크고 좋아서 호텔 일식당 같은데서 맛보는 것과 비슷한 느낌으로 이 정도 퀄리티의 새우튀김을 이 정도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데 놀람. 안 주문했으면 큰일 날 뻔.. 붓가케우동의 쯔유 또한 우동국물처럼 또렷하고 깔끔하면서 진하거나 하진 않고 약간 덜 또렷하면서 살짝 밋밋한 느낌으로 많이 진하지도 않아서 원래도 진한 맛을 좋아하는 나는 쯔유와 우동국물도 다 순삭함. 전체적으로 우리나라사람의 취향에 맞춰선지 아니면 이런 맛의 우동 국물이나 쯔유 또는 면을 사장님이 선호하시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특별히 인상적이거나 하진 않았어도 정성이 들어간 자가 제면의 우동면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됐고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덜 알려졌으면서 사장님이 음식에 혼을 불어넣는 느낌의 가게여서 좋았고 별 생각없이 주문해봤던 새우튀김이 의외로 퀼리티가 높으면서 좋았어서 좋았던 방문이어서 맛있다로.. 재방문하고 싶음.

후쿠로 우동

서울 은평구 통일로83길 18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