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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anghymn
추천해요
4년

날도 춥고해서 예전에 미소라멘을 맛있게 먹었던 합정 세상끝의라멘에 들를까 하다 아직은 미소라멘을 시작하지 않으신 것 같아 근처에 미소라멘이 좋다는 본라멘을 가볼까도 생각했지만 그 보단 어제 방문해서 좋았었던 파스타부스가 있는 도렴빌딩지하상가에서 발견한 또 다른 신상 가게인 돈부리 전문 가츠야마가 더 궁금해 먼저 들러보기로 함. 점심시간을 살짝 지나 들르니 다행히 붐비지 않았고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음. 서빙을 맡고 있는 것 같은 덩치가 큰 젊은 남자분이 물과 유부조각이 든 미소시루를 가져다 주심. 가게 밖에 붙여 놓은 가게에 대한 안내를 봤을때 뭔가 내가 좋아하는 주인분이 혼을 담아 맛난 돈부리를 내놓는 가게인 건가 하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자리에 앉아 메뉴에 대해 물어보려는데 주방에 계시던 젊은 아담한 체구의 사장님이 오셨길래 혹시 돈카츠와 에비카츠는 직접 만드시는지 아니면 그냥 시판 냉동을 사다가 쓰시는 건지 여쭤보니 가게 내의 모든 메뉴는 다 재료를 사다가 직접 준비한다고 하심. 이건 내가 듣고 싶던 대답이었고 갑자기 기대감이 상승함. 이어서, 돈카츠와 에비카츠가 올라가는 믹스가츠동의 돈카츠는 돈카츠만 올라가는 가츠동의 돈카츠보단 사이즈가 작은게 올라가는 건지 여쭤보니 그렇지 않고 가츠동에 올라가는 동일한 돈카츠가 믹스가츠동 위에도 올라간다고 하심. 헐, 그럼 단돈 1천원의 추가로 에비카츠도 맛볼 수 있는거여서 믹스가츠동을 부탁드리면서 가게 앞에 붙어있던 손님들 의견을 받아들여 짠맛을 줄이고 단맛을 올렸다던게 생각나서 반대로 짠맛을 높여서 좀 진하게 부탁드림. 테이블 위엔 반찬통이 있어 뭔가 보니 하나는 김치였고 다른 하나는 물기가 많지 않은 단무지였고 어느 정도 기다리니 드디어 믹스가츠동이 나왔는데 순간 놀람. 그릇이 일반 텐동이나 돈부리 가게에서 보는 아담한 사이즈의 것이 아닌 면기 같은 제법 큰 그릇이었고 그릇 크기에 비해 밥의 양이 적어선지 볼륨감은 그다지 있진 않았지만 밥 위엔 쯔유에 졸여진 양파가 넉넉히 얹혀 있고 그 위엔 여섯조각으로 잘려진 돈카츠 한 덩어리와 커다란 에비카츠 한 개가 미츠바라는 우리나라 말로는 파드득나물이라고 불린다는 향긋한 향이 좋고 가끔 미소시루 같은데 고명으로 올라간 걸 본 적이 있는 참나물과의 나물이 올라가 적당히 익힌 계란과 올라가 있었는데 의외로 커다란 사이즈의 에비카츠 사이즈에 좋아서 웃음이 삐져 나오는 걸 참음. 흔한 텐동 가게나 돈부리 가게에서의 손가락 굵기만한 중하 사이즈의 것이 아닌 머리를 제거한 채로 적어도 15cm는 되 보이는 대하 사이즈였음. 속으로 우와함. 어디서도 이 정도 사이즈의 에비카츠를 본 적이 없음. 신촌 히노키공방의 아사히새우텐동의 새우가 크지만 그 건 머리가 있는 상태로 나오는 반면 이건 머리도 없는 상태로 컷음. 젓가락을 집으려고 보니 나무나 플라스틱이 아닌 스테인리스 스틸이어서 가게 분위기와는 좀 안 어울리는 어색한 느낌임. 젓가락으로 돈카츠를 뒤집어 단면을 보니 적당히 두툼해서 쌍문동 멘야코노하카레의 것이 떠오르는데 그 집의 것 보다 살짝 더 큰 느낌임. 먼저 돈카츠 한 조각을 집어 맛을 보니 적당히 탄탄한 로스카츠였고 잡내도 없고 은은히 달달짭짤한 쯔유의 맛도 특별하진 않았지만 괜찮아 좋음. 이번엔 에비카츠를 집어 맛을 보니 사이즈 만큼이나 속도 제법 실해서 씹는 식감도 좋고 맛도 괜찮아 맘에 듦. 먹다 보니 밥의 양이 좀 부족한가 싶었는데 서빙을 담당하는 분이 밥을 좀 더 드릴까요 물으시길래 밥 조금과 쯔유를 좀 더 부탁드리니 넉넉히 리필해 주셔서 끝까지 맛있게 먹고 일어섬. 전체적으로 어제 파스타부스를 들렀다가 발견한 또 다른 신상 가겐데 가게 앞에 붙여놓은 가게 안내문이 뭔가 내가 좋아하는 주인분이 혼을 넣어 맛난 카츠동을 내어 놓는 가게인 것 같아 들러봤는데 맛 자체가 특별하게 뛰어나거나 한 그런건 아니더라도 실한 재료를 넉넉히 쓴 돈부리 가게여서 좋았고 이런 돈부리 가게가 나중엔 메뉴가 변경되거나 하던데 그러지 않고 계속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 방문이었음.

가츠야마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5길 37 도렴빌딩 지하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