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양재점에 갈 일이 있는데 가는 길에 늦은 점심을 먹을 가게가 뭐가 있나 망플에 세이브해 둔 리스트를 찾아봄. 코스트코 전 세계 1위 매출 매장이라는 양재점은 주말에는 도떼기시장이라 언제부턴가 집에서 제일 가까움에도 잘 안 가게 된 매장인데 간단하게 쇼핑할거라 나만 잠깐 들어갔다 나올 생각으로 가족인원과 어린가족인원을 데리고 가기로 하고 주변에 들를만한 가게를 보니 원스타 올드패션드 햄버거와 지난번에 YennaPPa님의 리뷰에서 본 여기 하영각이 보임. 가족인원한테 햄버거와 탕수육 얘길하니 어린가족인원이 좋아하는 탕수육을 먹자고 함. 길이 덜 막혀선지 20여분 만에 가게 앞에 도착했고 가게가 있는 건물 왼편에 주말이어선지 주차를 할만한 자리가 보여 주차를 하고 가게로 들어감. 가게는 안으로 긴 타입이었고 맨 안쪽의 유리창 너머로 수타면을 치시는 조리사분이 보이고 수타면을 내려치실때 탕하는 둔탁한 소리와 진동이 느껴짐. 이 가게엔 탕수육과 수타 짜장면 그리고 잡채밥이 좋다고 가족인원한테 얘길하니 각각 하나씩 주문하려다 탕수육 소자와 간짜장 곱배기를 주문함. 여긴 양이 많아서 탕수육 소자도 넉넉하다고 얘기했는데 미심쩍었던 가족인원은 주문을 받으시는 이모님께 소자면 충분한지 여쭤보니 그렇다고 하심. 나도 실제로 본 건 아니어서 자신은 없었지만 일단 그렇게 주문을 함. 이모님이 물이 든 피처와 스테인리스 컵 그리고 단무지, 양파, 춘장을 가져다 주심. 어느정도 기다리니 커다란 그릇에 푸짐하게 담긴 간짜장 곱배기가 먼저 나왔는데 진짜 웬만한 곳 곱배기의 더블인 느낌 정도로 푸짐했음. 이제서야 다른 분들의 리뷰를 다시 읽어보니 내가 잘못 주문했던건가 싶은데 난 짜장소스가 바로 볶아 나오는 게 좋고 대부분의 경우에 간짜장 소스가 좀 뻑뻑한 느낌인 경우가 많아 워터리한 소스를 싫어하는 나는 웬만하면 간짜장을 주문하는데 이건 소스의 색깔도 윤기가 도는 검정빛이라기 보단 붉은빛이 살짝 도는 느낌이면서 살짝 탁한 느낌이고 워터리해서 기대와 다른 비쥬얼에 살짝 당황함. 소스를 부어 젓가락으로 비비는데 비벼져 나온 간짜장이 아님에도 이미 비벼진 것 처럼 면을 비빌때 올라오는 면의 색이 하얗지 않고 이미 짜장소스가 묻혀진 느낌이어서 희한하게 생각됐음. 아마도 그만큼 짜장소스가 워터리했기 때문일거임. 가족인원에게 적당히 덜어주고 맛을 보니 면발이 불규칙한 느낌인 건 같았지만 지난번 용산 신성각에서의 수타면과 다르게 좀 더 두꺼운 느낌이면서 면이 탄력감이 있기 보단 일본 우동의 우리나라 버전인 가락국수의 국수 느낌 같이 쫀득함은 덜해선지 쉽게 잘라지는 느낌이어서 새롭지만 좋다고 느끼진 못함. 윤기가 도는 검정빛이 아닌 좀 붉은기가 도는 탁한 빛의 짜장소스는 내가 안 좋아하는 바닥에 물기가 생기는 워터리한 느낌인 제형인게 일단 맘에 들지 않았고 맛은 은은한 단 맛이 느껴지는데 특별히 맛있다거나 담백하거나 하지도 않아서 덜 인상적이었고 다만 돼지고기 등은 채 썰어지지 않고 깍둑 썰기 느낌으로 넉넉히 들어가 있는데 원래 이런데 들어있는 고기는 혹시나 질깃하거나 지방의 미끈거림이 느껴지면 바로 헛구역질이 나오는지라 싫어해서 특히나 돼지고기인 경우 젓가락으로 일일히 하나씩 다 골라냈지만 언젠가부터 일본 라멘의 차슈를 좋아하게 되면서 부터는 좀 더 용기를 내서 먹기 시작했고 이번에도 용기를 내서 먹는데 대부분이 살코기면서 잡내가 나거나 질깃한 느낌도 거의 없어서 다행이었음. 다른 분들의 리뷰에서 본 감자나 그런 것도 들어있지 않아 다음번에 들른다면 일반짜장을 주문하는 걸로.. 이번엔 드디어 궁금했던 탕수육 소자가 나왔는데 난 대자인 줄.. 진짜 푸짐해서 웬만한 곳의 최소 중자 이상이었음. 소스엔 케첩이 들어가선지 살짝 붉은기가 돌고 난 어려서 고기는 별로 안 좋아했었고 소스가 묻은 튀김의 바삭함이 더 좋아 오히려 덴카츠 느낌의 작은 탕수육 조각을 좋아했었지만 아까처럼 일본라멘의 차슈를 좋아하게 됐을 때부턴가 좀 큰 탕수육 덩어리도 용기를 내서 먹기 시작했고 여기껀 대부분이 큰 덩어리였음. 두근대며 한 점을 집어 맛을 보니 케첩 맛이 은은하게 느껴지고 적당히 달달한 옛날 느낌의 소스가 좋아 즉시 좋다고 느껴지고 처음엔 뻣뻣한 듯 바삭하면서 시골틱하게 두꺼운 편인 튀김옷이 소스에 불어 쫀득하다 나중엔 바삭함은 거의 없이 쫀득적당히흐물함으로 변하는 것도 좋음. 내가 좋아하는 간장과 식초 많이 고춧가루 듬뿍인 소스를 만들어 찍어 먹으니 은은매콤단짠이 좋아 더 맛있게 느껴짐. 가족인원은 신락원이 좋다는데 신락원은 좀 더 세련된 요즘 느낌의 탕수육이면서 전국구 느낌이라면 여긴 양 많고 투박하고 시골틱한 좀 더 로컬 느낌의 가게라 난 이건 이 나름의 매력과 옛날스러운 맛이 좋음. 고기에서도 질깃함이나 잡내, 미끄덩거림 같은 건 없었고 찹쌀이 들어갔는지 튀김옷은 쫀득하기도 해서 나랑 어린가족인원은 맛있게 먹음. 여기에 콘 몇 알이 들어가 있으면 더 옛날 느낌이라 좋겠다고 생각함. 어린가족인원들을 위해 저녁으로 볶음밥을 포장주문해 가겔 나섬. 전체적으로 탕수육이 궁금해 가족찬스를 이용해 들러봤는데 간짜장은 내 취향과 달라 그다지였지만 옛날 느낌 뿜뿜이면서 푸짐하고 맛도 옛날 느낌으로 좋았던 탕수육은 좋았어서 맛있다로..

하영각

서울 강남구 개포로31길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