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열기
ethanghymn
추천해요
4년

돈카츠를 안 먹은지 좀 되선지 돈카츠가 당기는데 뻔한 비슷한 맛이거나 아니면 실망할지도 모를 새로운 가게에 들르느니 지난번에 나름 좋았었던 한남동 오거리에 숨겨져 잘 보이지 않는 밥한끼에 다시 한 번 들러보기로 함. 첫 방문에서 좋았던 가게는 두번째 방문에서 실망하는 경우가 많은지라 살짝 떨림.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점심시간때는 여전히 인기인 걸 알아 점심시간이 좀 지나 도착했는데도 커플 손님 한 팀이 웨이팅 중이었고 가게 앞 간이 테이블 위에 놓인 화이트보드에 이름을 쓰고 기다림. 꽤 기다려 밥을 다 먹은 손님이 나와 자리가 정리된 후 들어오라고 안내를 받아 들어가니 맨 안쪽 주방 앞 카운터 자리가 하나 비어있어서 거기에 앉아 등심돈까스를 주문하고 선불이어서 먼저 결제를 함. 이 가게는 서촌 주간소바식당산의 주소산 돈카츠처럼 고기는 두툼하지만 비교적 얇게 썰려나오는 걸 알아 난 얇게 썰린 것보다 두툼하게 썰린 게 좋아 자리에 앉아 돈까스를 두툼하게 5피스로 커팅해 달라고 부탁드림. 점심시간이 지나선지 미리 빵가루 튀김옷을 묻혀놓은 돈까스가 다 나간 듯, 사장님은 냉장고에서 고기를 새로 꺼내셔서 계란물에 담그셨다가 빵가루 튀김옷을 입히시고 튀김기에 넣으심. 어느정도 기다리니 트레이에 세팅되어 등심돈까스가 나옴. 지난 첫 방문에선 돈까스가 작진 않아도 큰 느낌도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다시 본 돈까스는 제법 볼륨감이 좋아 미소가 지어짐. 좀 두껍게 썰려 식감이 덜 좋았던 양배추 샐러드에 자가제조한 느낌의 고소한 참깨드레싱을 넉넉히 뿌리고 지난번에 소금에 찍어 먹는 것도 좋았던 게 기억나 소금을 좀 부탁드림. 돈까스를 자세히 보니 방금 빵가루 튀김옷이 묻혀져 갓 튀겨지고 기름이 조금 빠진 후에 바로 서브되선지 기름이 찌든 느낌 1도 없이 신선하게 튀겨진 빵가루 튀김옷엔 기름이 적당히 머금어 있고 부탁드린대로 좀 두툼하게 썰린 돈까스 단면을 보니 소위 프리미엄 돈카츠와 이런 좀 두툼한 일본식 돈까스의 차이가 꼭 그런건 아니더라도 대개 프리미엄 돈카츠 가게의 돈카츠는 썰린 단면을 보면 고기의 결이 가로로 된 느낌인데 비해 이런 일본식 돈까스 가게의 돈까스는 결이 세로로 긴 느낌임. 돈까스 한 점을 집어 소금에 찍어 맛을 보니 잡내는 1도 없으면서 연육이 어느 정도 되어 부드럽게 씹히고 프리미엄 돈카츠에서처럼 고기의 육향이 좋거나 육즙 까진 아니더라도 나름 촉촉하고 빵가루 튀김옷도 나름 파사삭 부서지는 느낌이어서 돈까스 자체는 비슷한 레벨의 지난번 을지로의 명인돈까스의 것이 살짝 나은가 하지만 빵가루 튀김옷의 상태는 더 나은 느낌으로 특히나 가격대를 생각하면 만족스러움. 다음엔 원래 곁들여져 나오는 자가제조 느낌 뿜뿜인 데미글라스 소스에 찍어 맛을 보니 흔한 일본식 돈까스 가게의 돈까스 소스가 아니어선지 이런 면에선 한국식 돈까스의 느낌도 나는데 은은히 케첩의 단맛도 돌아 어찌보면 미트소스 스파게티의 소스 느낌도 얼핏나서 The92산들바다의 돈까스에 곁들여지는 것과 살짝 비슷한 느낌도 듦. 곁들여진 미소시루는 묽으면서 맛없지 않고 딱히 좋아하는 맛은 아니더라도 익숙하며 나름 정성이 느껴짐. 대부분은 소금을 찍어 먹고 돈까스 한 점 정도와 접시에 떨어진 빵가루 튀김 부스러기는 데미글라스 소스에 찍어 깨끗이 순삭하고 일어남. 전체적으로 지난 첫 방문에서 괜찮은 돈까스로 기억해 다시 한 번 들러봤는데 이번엔 좀 한가할 때쯤 들러선지 갓 빵가루 튀김옷이 입혀져 튀겨져 더 신선한 느낌이었고 지난번보다 더 볼륨감이 좋게 느껴져서 프리미엄 돈카츠 가게의 돈카츠가 아닌 일반 일본식 돈까스 가게의 돈까스와 비교한다면 전혀 떨어지지 않는 퀄리티와 맛이어서 이 근처에 왔을때 일본식 돈까스가 맛보고 싶으면 들러볼 만한..

밥한끼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65-3 언고오피스텔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