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유튜브에서 일본 시청자들에게 우리나라를 소개하는 채널인 카오루TV에서 이 집을 소개하면서 수요미식회에도 나왔다고 하길래 난 TV에서 소개하는 데는 별로 신뢰가 안 가서 잘 안 가는 편이지만 콩국수와 겉절이 김치가 넘 맛있게 보였고 또한 마침 내가 좋아하는 을지로에 있길래 을지로 바이브 뿜뿜을 느껴보고 싶어 즉시 방문해 봄. 주말 아침엔 라면을 자주 끓여 먹는데 아침을 굶고 바나나와 비타민만 챙겨 먹고 주차는 어려울 것 같아 차를 두고 버스를 타고 향함. 어제 보니 오픈시간이 11신데 11시 5분쯤 도착했는데도 벌써 손님이 많은 것 같길래 오픈시간에 맞춰 도착하고 싶었는데 좀 늦어 11시 20분이 되기 조금 전에 오토바이 가게들 사이로 난 골목길에 들어서 갈림길에서 왼편으로 턴하니 더욱 을지로 바이브 뿜뿜인 골목에 어제 봤던 여기 만나손칼국수가 진짜 있었고 가게 입구에는 아마도 사장님이신 것 같은 여사장님이 손님과 얘기를 나누고 계셨는데 을지로 골목 뒷편에 있는 가게의 위치나 손님과 얘기를 나누시는 걸로 봤을때 나같은 뜨내기 손님보단 단골 손님이 많을 것 같은 느낌이었음. 가게 안에 들어서니 향긋한 멸치 육수 냄새가 콧 속으로 들어와 좋고 왼편에는 주방이 오른편에는 테이블 여러개가 놓여 있고 가게는 이미 손님들로 거의 차 있었고 창가쪽 2인 테이블에 앉아 대부분의 손님들이 칼국수를 먹고 있었고 아침인데다 아직 그다지 덥진 않아선지 콩국수는 다음 기회에 맛보기로 하고 칼국수를 부탁드림. 어제 카오루TV에서 보니 1인 1주문시 리필은 무료라고 하면서 근데 양이 워낙 많아 리필을 할 수 있을까하던데 어떨지 기대가 됨. 주방에서 칼국수를 끓이시는 분은 아마도 어머님이신 듯 허리가 불편하셔선지 허리를 숙이시고 계시다 펴실때는 곧게 펴시지 못하시는 느낌이었고 따님분이 서빙 등을 담당하시고 남자분은 중국집 철가방으로 계속 배달을 나갔다 왔다 하심. 자리에 앉으니 곧 겉절이 김치를 듬뿍 가져다 주셨는데 이미 비쥬얼에서 맛있어 보이는 느낌인데 맛을 보니 카오루님이 일본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명동칼국수 겉절이 김치의 덜 매운 버전이라고 설명하던데 역시나 적당히 짭짤하면서 뒤에선 단맛도 나고 감칠맛 뿜뿜에 마늘의 알싸함이 느껴져 맛있어서 칼국수가 나오기도 전에 다 먹어서 김치를 리필하러 가니 겉절이 말고도 좀 작은 컨테이너에는 겉절이가 아닌 느낌의 김치가 있길래 여사장님께 여쭤보니 겉절이를 익힌 묵은지라고 하셔서 맛만 보려고 겉절이 듬뿍, 묵은지 한 개를 덜어서 자리로 돌아옴. 묵은지를 먼저 맛보니 묵은지 특유의 시큼함이 있지만 아주 과하진 않아 취향에 따라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다 생각함. 가끔씩 콩국수를 주문하는 손님도 있었는데 콩국수는 칼국수 면만 준비되면 이미 차갑게 냉장된 콩국물을 부어 나가면 되서 거의 주문 즉시 나오는 느낌인데 칼국수는 의외로 시간이 좀 걸려 7-8분쯤 후에 나왔고 칼국수집 가운데 이렇게 양이 많이 나오는 곳들이 가끔씩 있지만 여기도 볼륨감이 상당해서 최소 2인분은 될 것 같은 양이어서 이걸 다 먹을 수 있을까 함. 나보다 나중에 온 부부손님은 내 칼국수를 본 건지 양을 좀 적게 달라고 부탁드리고 또 어떤 손님은 많이 달라기도 함. 김가루와 채 썬 파가 올라간 멸치 칼국수 맛을 보니 면은 흔한 손칼국수의 느낌이어서 내가 좋아하는 얇으면서 부들부들한 느낌은 아니었는데, 흔하지만 이건 이 나름의 매력이 있는 면이었고 간도 적당히 짭짤하면서 멸치국물의 감칠맛이 좋아 맛있고 거기에 겉절이 김치를 같이 먹으니 환상의 궁합인 느낌임. 양이 워낙 많아 다 먹을 수 없을 것 같아서 무료로 제공되는 밥도 달래서 말아서 먹을 수도 있지만 이미 배가 너무 불러 밥은 부탁 안 드리고 결국은 국물까지 깨끗이 비우고 일어나니 걷기가 힘든 느낌임. 아무래도 현금을 선호하실 것 같아서 현금을 건네니 주방의 어머님께서 고무장갑을 끼신 손으로 받아 거스름돈을 건네주셨는데 난 가게 분위기도 그렇고 별 상관이 없었지만 위생 같은 거에 예민한 사람이라면 신경 쓰일 수도.. 전체적으로 어제 우연히 유튜브에서 보고 좋아보여 급 방문해봤는데 기대했던 것 만큼 멸치육수의 감칠맛이 좋은 손칼국수와 짭짤감칠맛뿜뿜마늘의알싸함뒤에선은은한단맛이 좋았던 겉절이와의 마리아쥬가 환상이어서 다음번엔 콩국수도 맛보러 오고 싶은 생각이 든 방문이었음.
만나손칼국수
서울 중구 동호로31길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