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은 아마도 인터넷 어디선가 봤던 것 같은데 텐동이란 메뉴와 가게 외관이 눈에 익어 보니 연남동에 생겼을때 기대를 갖고 방문했다 기대엔 못 미쳤었어서 괜찮다 쯤의 느낌이었지만 오너셰프분이 뭔가 계속 손님의 피드백을 받아 더 낫게 만드시려는 정성은 느껴졌던 하지만 그래선지 텐동이 자꾸 한국화되는 느낌을 받아서 더 이상 들르진 않았던 연남동 저스트텐동이 익선동에 텐동 + 사이드 메뉴 + 젓갈 로 구성된 한상이란 메뉴를 메인으로 내놓는 저스트텐동 익선점이였음. 텐동을 좋아하지만 텐동요츠야는 늘 웨이팅이 긴 느낌이고 그 외 이젠 웬만한 텐동집들은 거의 다 가 본지라 혹시나 더 나은 느낌의 가게로 바꼈는지 궁금해 방문해보기로 함. 집에서 나와 위치가 궁금해 네이버지도를 펼치니 가고 싶어서 세이브해뒀었던 동북아란 중식당이 저스트텐동 익선점으로 바뀐 거였고 집에 있을땐 몰랐는데 지하철역에서 나오니 서프리카란 말이 실감나게 33.5도 여서 엄청 더운데 이 동네는 뭔가 연세 많으신 분들이 많이 보이는 동넨줄 알았는데 젊은 커플들 외 젊은 사람들이 자꾸 눈에 띄어 희한하다 했는데 골목으로 들어가니 더 젊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이제 보니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골목 사이사이에 아담하고 예쁜 가게들이 많아 요즘 인기있다는 익선동이 여기구나 했고 이미 내 타입의 동네는 아니란 느낌이 듦. 가게는 골목 안쪽으로 좀 더 들어가니 연남동 저스트텐동처럼 외관은 깔끔해서 나름 예뻐보이는 저스트텐동 익선점이 보임. 3시가 가까워 오는 시간이었는데도 가게 내부로 들어가니 웨이팅이 있는 듯 이름을 적는 화이트보드가 있길래 이름을 적고 기다림. 인테리어는 나름 예쁘게 꾸며졌지만 가게가 옛날 건물이어선지 구조가 좋진 않아 들어가자마자 우측엔 남녀공용 화장실이 있고 바닥에 깔린 매트는 매트 아래 뭔가 문제가 있는지 꿀렁꿀렁하고 물에 젖어 축축해서 보기에도 덜 깔끔해 보이고 조리를 하는 주방쪽이 아닌 설겆이를 하는 주방쪽도 어느 정도 보여 앉는 자리에 따라 아무래도 덜 쾌적한 느낌임. 가게는 적당히 아담한데 테이블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덴푸라를 튀기는 쪽엔 바테이블석도 있었고, 천장 한쪽엔 햇빛이 들어오는 유리로 된 부분이 있어 보기엔 예뻐보이지만 특히나 요즘 같이 더운 여름엔 햇빛이 닿는 손님은 괴로울 것 같았음. 테이블석에 앉아 딱히 한상 메뉴를 주문하곤 싶지 않아 그냥 텐동과 여름이라 간장비빔우동이라고 설명되어 있는 냉우동을 주문함. 먼저 물컵을 가져다 주시고 이어서 물기를 적당히 짠 타입의 단무지와 깍두기 그리고 예전 연남동 저스트텐동에서처럼 매콤함이 느껴지는 맑은 느낌의 미소시루를 가져다 주심. 에어컨이 세게 틀어져 있지만 워낙 날이 더워선지 시원하진 않고 겨우 땀이 나는 걸 막는 정도 수준이고 직원분들은 나름 친절했지만 가게의 전체적인 분위기 등이 내가 좋아하는 오너셰프분이 혼을 담아 정성스럽게 조리한 음식을 내놓는 것과는 관계가 1도 없는 그냥 프랜차이즈 느낌이고 또한 손님들도 맛에 크게 신경을 쓰기보단 예쁜 인스타용 음식을 더 좋아할 것 같은 타입의 손님들로 보임. 드디어 텐동이 나왔는데 몇몇 야채 재료는 우리나라 흔한 텐동집에서 보는 들어간 재료라고 부르기에 좀 민망한 종류나 사이즈, 비쥬얼의 것이어서 역시나구나 하고 연남동 저스트텐동 오픈 초기에 도입하셨던 일본식 갓절임인 타카나도 여전히 조금 들어있음. 다행히 밥은 좋아서 적당히 고슬고슬했는데 먼저 이런 종류나 사이즈, 비쥬얼의 야채는 재료로 쓰면 반칙 아닌가 싶은 그냥 흔한 호박을 먹으니 너무 그냥 호박호박이어서 텐동집에 호박 덴푸라를 먹으러 온 건가 싶어 웃음이 나옴. 느타리 버섯도 너무 사이즈가 아담하고 비쥬얼도 별로인 하품의 느낌이어서 역시나 별로임. 새우는 맛을 보니 그래도 지난번 신야텐야 등촌점에서 처럼 덴푸라를 미리 튀겨 놓는 정도의 텐동집에서 전혀 기대하지 않는 타입의 덴푸라는 아니었고 특히나 우리나라사람들이 튀김하면 거의 고정관념처럼 갖고 있는 바삭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느낌의 비교적 가벼우면서 바삭한 것이었음. 김 덴푸라는 덴푸라 재료로 어울리지 않는 느낌의 김을 사용한 느낌이어서 역시나 별로였고 특히나 수란은 수란 느낌이기 보단 반숙 느낌에 가까워 노른자를 터뜨려 밥에 흐르게 하고 싶은데 전혀 터뜨려지지 않고 노른자가 거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 뭥미여서 그냥 먹어버림. 텐동을 먹는 중에 미니 사이즈 냉우동이 나왔는데 이미 비쥬얼에서 부터 정성 그런 건 1도 상관없는 느낌인데 무슨 맛일까 궁금해 하면서 입에 넣는 순간 실화임?이란 말이 나옴. 너무나 익숙한 우리집 냉장고에도 있는 일본 식재료 마트에서 파는 참깨드레싱의 맛 뿜뿜이었고 시판 우동면인 건 이해를 하겠는데 그것마저도 뚝뚝 끊어져 있어 더 별로였던 우동면에 아마도 시판 츠유랑 시판 참깨드레싱을 적당히 넣고 비빈 후 내놓은 거여서 실소가 나옴. 밥은 좀 모자른 느낌이어서 리필을 한 번 부탁해서 다 먹고 자리에서 일어남. 가게를 나오니 서프리카의 태양이 머리를 쬐서 더위에 약한 나는 이런 날씨에 이런 프랜차이즈 느낌이나 그보다도 못한 음식을 먹으러 온 건가 생각이 들어 좀 화가 나려고 했는데 좁은 익선동 골목에 바글바글하는 젊은 사람들을 보니 이런 동네에 어울리는 가게란 느낌이었고 그냥 내가 동네를 잘못 찾아왔다고 위로를 하고 집으로 돌아옴.
저스트 텐동
서울 종로구 수표로28길 23-5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