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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anghymn
추천해요
5년

아침으로 뭔가 오랜만에 김밥을 먹고 싶은데 최애 샐러드 김밥을 내놓는 낙성대역 소풍가는날에 갈까해서 네이버지도를 보니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인지 평소와는 달리 길도 안 막히는 느낌이어서 빨리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워낙 거리가 있어 망설이다보니 지난번에 권오찬님의 리뷰에서 보고 가고싶다에 세이브해뒀던 여기 옥정김밥이 떠오름. 가게 이름도 우리 엄마가 해주는 맛과 아주 흡사한 김치만두가 들어간 만둣국을 내놓이서 맘에 쏙 들었던 신수동 옥정과도 같고 가게의 외관이나 어닝에 쓰여있는 할머니 김밥이란 말에 뭔가 그냥 눈 앞이 뿌옇게 되는 것 같은 느낌이어서 더 궁금했었음. 가족인원은 집 근처 강남김밥에서 사오라는데 난 이상하게 그 집 김밥은 한 번도 맛있게 안 느껴졌어서 패스하고 오픈했는지 미리 전화로 문의를 하니 오전 6시부터 오픈한다고 하시고 마침 차가 1도 안 막혀서 차를 갖고 출발함. 네이버지도에서 보니 전에 태국음식을 맛있게 먹었던 Mai 314 바로 근처였는데 근처에 도착해 주변에 적당히 잠깐 주차를 하고 가게로 들어가니 뭔가 가게 어닝에 쓰여있어서 할머님이 계시리라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두 이모님이 열심히 김밥을 말고 계셨고 할머님 김밥이란 말은 실제로 할머님이 마시는 김밥이란 의미가 아닌 할머님이 말아주시는 맛의 김밥이란 느낌인 것 같았음. 가게는 포장온리 매장이어서 따로 앉아서 먹고 가거나 할 공간은 마련되어 있지 않고, 이모님 뒤엔 김밥 2,000원이란 큼직한 메뉴와 옆쪽에 소심하게 김치 김밥 2,500원이란 메뉴도 있는데 김치김밥은 하지 않으신다고 하셔서 결국은 그냥 김밥 단일 메뉴였고 4줄을 부탁드리니 괜히 근사한 듯 비싼 패키징을 해서 가격만 비싸지 않고 옛날 느낌 뿜뿜인 알루미늄 포일에 말아 앞에 주시고 카드로 계산을 하려니 현금 결제나 계좌이체만 가능하다고 하셔서 현금을 건네드리니 바로 앞에 있는 돈통에 돈을 넣고 역시나 돈통에 든 거스름돈을 알아서 꺼내가라고 하심. 영업시간도 여쭤보니 휴일없이 오전 6시에 오픈해서 저녁 9시에 닫는다고 하심. 포장을 부탁드린다고 하니 역시나 바로 앞에 검은 비닐봉투가 걸려있으니 알아서 넣어 가져가면 된다고 하셔서 셀프가 많은 시스템이구나하고 그래서 가격이 저렴하게 유지되는 건가보다 함. 집에 가져와 어떤 맛일지 두근대며 알루미늄 포일을 열어 한 개를 집어 맛을 보는데 지난번 구기동 예찬김밥처럼 입에 넣는 즉시 나름의 특별함이 느껴져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과는 다르게 밥은 밋밋한 맨밥이면서 속의 내용물은 밸런스 좋게 어우러지는 느낌이기보다는 어떤 건 짭짤하고 어떤 건 은은한 달달함이 느껴지는데 재료들이 불균일하게 말아져 어떤때는 짭짤함이 느껴지고 어떤때는 은은한 달달함이 느껴져 별로인 건가 함. 첫 김밥에서 약간의 실망을 하고 더 먹는데 그런 덜 전문적이고 덜 세련된 맛이어선지 수수하고 옛날 느낌의 김밥 느낌이어서 먹을수록 점점 매력이 느껴지는 느낌이고 질리지 않는 느낌임. 금방 다 먹고 신라면 건면을 끓여서 먹는데 가족인원은 김밥을 먹더니 맛없다고 하면서 그냥 강남김밥에서 사오지 왜 이런데서 사오냐고 함. 신라면 건면을 먹으면서 가족인원의 김밥도 중간중간에 곁들여 먹으니 수수한 느낌의 김밥이어선지 너무 잘 어울려 좋네하게 되고 가족인원도 신라면 건면을 먹는 중간중간에 곁들여 먹더니 괜찮은지 더 이상 불평을 안함. 전체적으로 권오찬님의 리뷰에서 보고 가게 이름이나 외관도 그렇고 할머니 김밥이라고 쓰여 있는 것도 뭔가 끌려 방문해서 포장해 와 집에서 맛봤는데 첫 입에는 비교적 밋밋한 밥맛에 불균일하게 나는 은은한 단맛과 짭짤한 맛이 덜 좋게 느껴지고 어설픈 느낌이었지만 그래선지 먹을수록 그런 수수함이 매력적으로 느껴지고 옛날 김밥 느낌 뿜뿜이어서 다 먹을때쯤엔 나름 맛있게 먹었고 굳이 다시 들를 것 같이 느껴지진 않았지만 그 근처에 살았다면 종종 들를 것 같은 느낌이었어서 맛있다로..

옥정 할머니 김밥

서울 성동구 한림말3길 28-9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