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열기
ethanghymn

좋아요

3년

날씨가 서늘해지기 시작해선지 엊그제부턴가 왠지 카키후라이(굴튀김)이 당겨서 검색을 하는데 우리나라에선 그다지 인기가 없는 건지 잘 보이지도 않고 그나마 거의 술안주 느낌으로만 내놓는지 보이는 건 대부분 이자카야 타입의 가게들이어서 카키후라이 먹으러 굳이 저녁에 나가서 술과 같이 먹어야 하나 하던 중에 여기 교리가 눈에 띔. 이 가게는 전에 장희님의 리뷰에서 보고 가성비만 뛰어난 게 아니라 맛 자체도 뛰어나서 놀랐던 근처의 이코이처럼 또 다른 좋은 카이센동 가게인가 싶어 가고싶다에 세이브해뒀었는데 마침 잘 됐다 싶어 아침에 일어나 집에 있던 초콜릿 브라우니 한 개를 데워서 가볍게 먹고 혹시나 인기가 많은 가게일까 싶어 가게 오픈시간인 11시 반에 맞춰 도착하려고 시간에 맞춰 집에서 출발함. 망플을 하면서 이쪽 동네에 와보기 시작한 것 같은데 이젠 여러번 오다 보니 더 이상 낯설진 않게 느껴지고 제법 익숙한 정도까지 느껴짐. 마침 위치도 이코이 근처였고 도착하니 아직 오픈시간 약간 전이어서 가게 앞에서 잠시 기다리다 뭔가 전에도 다른 가게들을 방문했었을때 오픈시간이 되면 오픈이라고 안내를 할 거라고 기다리고 있다 오픈시간 약간 전인데도 나보다 더 늦게 온 손님들이 가게문을 열고 먼저 들어가는 걸 한두 번 경험하다 보니 오픈시간이 다 되서 나도 가게문을 열고 들어가도 되는지 묻고는 들어감. 가게는 닷찌석으로만 이루어져 있었고 대표메뉴인 카이센동도 궁금했지만 카이센동의 구성이 전복이나 아나고 등이 들어가 호사스럽게 보이는 효과는 있어서 사람들이 가성비가 좋게 생각할 수 있는 느낌이지만 그런 구성은 내가 덜 좋아하는 구성인데다 카이센동의 구성으로는 살짝 어색한 느낌이기도 하고 난 원래 카키후라이가 당겨서 온 거기도 해서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점심 한정메뉴인 모둠도시락, 런치박스를 먼저 맛보고 좋으면 재방문시 카이센동을 맛보기로 하고 런치박스와 카키후라이를 주문함. 먼저 시원하지만 맛은 밋밋한 편이었던 말차를 내어주시고 산고추 절임도 들어있어 역시나 좀 어색하게 느껴졌던 츠케모노도 내어주심. 곧 이어서 흔한 오일베이스 드레싱이 뿌려진 샐러드와 작은 새우도 들어가고 맛 자체는 괜찮았지만 데커레이션을 위해 뿌려진 것 같은 여러 색의 작은 토핑들이 뭔가 살짝 눅눅해진 씨리얼의 식감이어서 차라리 안 들어간 게 나을 것 같이 느껴졌던 차완무시 그리고 양배추와 당근, 바지락이 넉넉히 들어간 미소시루가 나옴. 다음으로 런치박스가 나왔는데 뚜껑을 여니 그래도 제법 다양한 생선류가 올라가고 이 가게의 또 다른 메뉴인 것 같은 비프동에 올라가는 소고기도 몇 점 들어있음. 생선류를 살펴보니 흰살 생선으로는 광어와 도미, 그리고 붉은살 생선으로는 연어와 참치 아카미가 올라가고 그 외에 시메사바, 아귀간인 안키모, 가이바시, 교꾸, 오이, 시소잎 등도 들어가서 나름 다채롭게 구성되어 맛만 좋으면 가성비가 좋을 느낌임. 거기다 사이드로 레몬이 곁들여진 삼치조림도 내어주셔서 호사스럽게까지 느껴짐. 간장을 따르고 먼저 광어를 간장에 찍은 후 와사비를 얹고 밥과 같이 맛을 보니 음함. 광어는 두툼하지만 살짝 질깃한 식감이면서 맛도 평범해서 가성비가 뛰어나구나라고 생각이 들진 않음. 도미도 그렇고 참치 아카미도 마찬가지임. 연어나 시메사바는 내가 등푸른 생선류를 좋아해선지 그래도 나름 좋게 느껴졌는데 그 외에 가이바시나 새우 역시 특별히 할 말은 없고 소고기는 제법 씹어야 하는 질감의 것인데다 당연히 수입 소고기겠지만 역시나 수입 소고기 특유의 향은 테리야끼 소스 같은 게 발라졌어도 느껴져 그냥 그랬음. 런치박스를 어느 정도 먹었을 때 드디어 기대했던 카키후라이 3피스가 자가제조 느낌의 타르타르소스와 같이 나왔는데 제법 볼륨감이 좋아 기대가 됨. 타르타르소스에 찍어 맛을 보니 당연히 냉동 굴이어서 신선한 굴 만큼의 풍미는 아니더라도 볼륨감이 좋고 먹고 싶었던 거여선지 타르타르소스가 특별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 좋음. 다 먹어갈 때쯤 카스테라 느낌의 교꾸도 디저트로 내어주셨는데 가운데 부분은 크림 같은 질감이었는데 좋기보단 덜 좋게 느껴졌지만 런치박스가 고작 12,000원이고 카키후라이 3피스가 4천원인 걸 생각하면 입틀막해야 하는 호사스러움임. 전체적으로 날씨가 슬슬 서늘해져선지 카키후라이가 생각나 맛볼 수 있는 곳을 찾던 중 카이센동이 나름 좋은가 싶어 가고싶다에 세이브해뒀던 여기 겨리에서 카키후라이를 맛볼 수 있어서 겸사겸사 들렀는데 근처 이코이 마구로동 만큼의 뛰어난 가성비나 퀄리티는 아닌 그냥 가격대에 맞는 퀄리티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카키후라이가 있어서 좋았고 나름 다채로운 구성과 저렴한 가격을 생각하면 나쁘진 않다고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괜찮다로..

겨리

서울 도봉구 도봉로112길 29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