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젠가 야구소년님의 리뷰에서 본 이 가게의 햄버거가 나름 좋아보여 아침을 스킵하고 아점을 여기서 먹기로 하고 시계를 보니 가게까지 지하철을 타고 가면 1시간 정도 걸리는데 혹시나 인기있는 가게면 웨이팅 같은 게 있을까 오픈시간인 11시 반에 맞춰 가고 싶은데 오픈시간에 맞추긴 이미 시간이 늦었고 아무튼 서둘러 준빌하고 집에서 나섬. 수유역에서 내려서 네이버지도에서 안내하는 대로 강북구청을 지나 골목을 더 걸어 드디어 헤비앤라이트에 다 와가는데 혹시나 손님이 많아 웨이팅이 많을까 했는데 소위 힙한 동네는 아니어선지 웨이팅 줄이 보이거나 하진 않고 가게 안을 보니 예상과는 달리 12시가 거의 다 된 시간인데도 손님은 보이지 않아 안도의 한숨을 쉬고 가게 안으로 들어감. 메뉴는 대강 알고 왔는데 멀리 온 거라 여기만 들르고 돌아가기엔 아까워 다른 가게도 들를 예정이어서 너무 많이 먹으면 안되는지라 야채가 들어가는 흔한 타입의 홈메이드 말고 좀 더 미국 느낌의 치즈버거 타입인 헤비와 라이트 중에 뭘 먹을까 하다 차이점을 물어보니 헤비는 흔한 햄버거 번을 사용한 레귤러 사이즈면서 볶은 양파와 피클이 들어가고 라이트는 모닝빵을 사용해서 사이즈가 작고 볶은 양파가 아닌 일반 양파 슬라이스랑 피클이 안 들어간다고 하셔서 그래도 레귤러 사이즈 정도는 먹어야 되는 거 아닌가 해서 헤비 싱글 패티를 세트로 주문함. 사이드로는 혹시 생감자를 매장에서 튀기는 거면 맛볼까 했는데 제품감자라고 하셔서 코울슬로도 좋아해서 그동안 연희동 센트그릴에서만 내가 찾던 맛과 80-90% 정도 비슷한 맛의 코울슬로를 발견했을 뿐 다른 어디서도 좋은 코울슬로를 맛봤던 적이 없어 혹시나 좋을까 기댈하며 코울슬로로 부탁드림. 음료는 혹시나 내가 좋아하는 닥터페퍼가 있을까 했는데 그렇진 않아서 무난한 코카콜라로 부탁드림. 가게는 지난번 이 동네의 또 다른 수제버거집인 버거브라더뫄 비슷하게 깨끗하고 트렌디한 느낌으로 꾸며져 있고 벽에 설치된 모니터에선 딱 저렇게만 스매쉬 버거 타입으로 조리되어 나왔으면 좋겠다 싶은 아마도 헤비 트리플 패티와 홈메이드 그리고 칠리 치즈 프라이 사진이 계속 로테이션되며 보여지고 테이블 위에 놓인 빨간색과 노란색의 케첩과 머스터드 바틀은 내가 좋아했던 지금은 노스트레스버거로 바뀐 해방촌 슈퍼마켓화이트버거스탠드에서 봤던 것과 같음. 콜라를 마시면서 기다리댜 보니 드디어 헤비 싱글 패티와 코울슬로가 준비됐다고 하셔서 받아서 플라스틱 포크 등이 준비된 카운터에서 포크와 냅킨 등을 챙겨 자리로 돌아옴. 헤비 싱글 패티는 종이 래퍼에 싸여 종이 케이스에 들어가 있어 이태원 빌리언박스의 슬라이더가 생각남. 먼저 코울슬로를 살펴보니 세트 메뉴에 들어있어선지 일단 사이즈가 기대보단 아담한 느낌이고 비주얼은 후추도 보이고 혹시나 괜찮은 건가 싶은데 포크로 떠서 한 입 맛을 보니 음 함. 코울슬로라고 어떤 특정한 맛이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아무튼 흔히 생각하는 코울슬로의 맛을 재현하려는 느낌이었는데 아삭함까진 나름 좋았지만 맛이 비교적 밋밋해서 좀 아쉽게 느껴지고 밋밋함은 그렇다치더라도 맛이라도 뭔가 이 가게만의 오리지널 느낌인 게 아닌 그냥 흔한 카피캣의 느낌이어서 인상적이진 않음. 이번엔 헤비 싱글 패티로 눈을 돌려 보니 최근 홍대에서 들렀던 올드루키스버거의 것처럼 들고 먹기에 적당한 사이즈면서 자가제조하셨다는 피클도 제법 두껍게 썰려 들어가 있고 소스는 파프리카 가루가 들어갔는지 빨간 점들도 얼핏 얼핏 보이고 패티는 모니터에서처럼 스매쉬 버거의 느낌으로 끝부분이 크리스피하게 구워진 정도까진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좋아보임. 어떤 맛일까 두근대며 한 입 베어무니 패티는 쥬시하면서 잡내 1도 없어 나름 좋은 고기를 쓰는구나 알 수 있고 소스는 소위 tangy해서 가끔씩 수제버거 가게들에서 볼 수 있는 밋밋함이 1도 없고 번도 패티와 따로 놀지 않고 일체감이 좋은데 다만 수제 피클은 식감이나 맛이 우리나라사람의 입맛에 맞춘 듯 마일드한 느낌이지만 전체적으론 밸런스가 좋아 지난번 버거브라더가 응원의 느낌으로 맛있다라면 여긴 좀 더 내 타입의 버거여서 좋아 맛있다의 느낌임. 햄버거의 종이 래퍼에 묻은 소스나 패티 조각도 포크로 긁어서 깨끗이 먹고 분리수거 후 가겔 나옴. 전체적으로 야구소년님의 리뷰에서 보고 궁금해 들러봤는데 코울슬로는 맛이 없거나 한 건 아니었지만 살짝 어설픈 카피캣 느낌이어서 좀 아쉬웠는데 햄버거가 나름 좋아 이 동네에서 햄버거가 먹고 싶으면 또 생각날 것 같은 방문이었음. 가겔 나오니 강북종합시장이라고 보여 들르고 싶었지만 다른 가겔 들를 계획이어서 패스함.
헤비 앤 라이트
서울 강북구 한천로143길 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