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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anghy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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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가족인원에게 나가서 점심을 먹겠냐고 물으니 본인의 최애 가게 중 하나인 뱃고동에 가자고 하길래 여기 무교동유정낙지가 생각나 대신 무교동유정낙지 청담점에 가자고 함. 가족인원은 가성비가 특히 뛰어난 점심메뉴 낙지불고기백반을 먹고 싶어했지만 일단 한 번 가보자고 하고 요즘 너무 집에만 있다 보니 좀 걷고 싶어 걸어가고 싶었는데 가족인원이 그냥 차 타고 같이 가자고 해서 차를 갖고 출발해 집 근처라서 금방 가게 앞에 도착함. 점심시간이 좀 지난데다 코로나19 때문인지 가게는 한산했고 2인분에 24,000원인 낙지볶음과 공기밥 2개 그리고 인터넷에서 낙지계란찜이 좋다고 한 걸 봤는지 가족인원이 낙지계란찜도 먹고 싶어해 주문함. 난 계란찜은 일본 스시집 같은 데서의 차완무시 같은 거나 아니면 차완무시의 우리나라 버전 같은 예전에 상아김밥 강남점에서 맛봤었던 반찬 느낌으로 먹는 타입의 계란찜은 좋아하지만 흔한 우리나라 음식점에서 내놓는 뚝배기에 포실하게 조리해 나오는 타입의 계란찜은 엄마가 해주셨던 윗면이 포실하지 않고 차완무시처럼 평평하고 내가 좋아하는 명란젓이 들어가고 위에 실고추가 몇 개 올려진 타입말고는 딱히 좋아해 본 기억이 없음. 먼저 밑반찬으로 새콤하지만 살짝 무른 느낌이었던 무피클과 단무지, 백김치가 나왔는데 백김치는 나름 좋았음. 오래 기다리지 않아 낙지볶음과 공기밥, 공기밥을 낙지볶음과 비벼 먹을 콩나물이 들어있는 그릇 그리고 계란찜이 나왔는데 낙지볶음은 들어있는 낙지의 사이즈나 상태가 뱃고동의 것보다 확실히 상급의 것 같아 보이는데 같이 가져다 주신 가위로 낙지를 자르고 공기밥을 콩나물이 든 그릇에다 투하하는데 밥이 아마도 어제쯤 해놓은 느낌으로 윗면의 밥알은 좀 딱딱하게 굳어있어 살짝 실망하고 낙지볶음도 그릇에 던 후 참기름도 부탁드려 적당히 뿌리고 비빔. 가족인원도 따라서 참기름을 부으려다 참기름에서 쩐내가 난다고 하는데 난 낙지볶음을 비빈 후에 맛을 보니 참기름의 좋은 풍미도 잘 모르겠지만 쩐내도 잘 안 느껴졌는데 낙지볶음은 온도감이 살짝 아쉬워서 조금만 더 뜨겁게 나왔었으면 하게 되고 매콤함은 적당한 정도여서 예전에 무교동에서 방문했었던 낙지집이나 강남역 무교동유정낙지에서 먹었었을 때의 좀 더 매우면서 마늘의 알싸함이 느껴지는 맛은 아니어서 먹기엔 좋지만 기억 속의 맛과는 살짝 불일치하는 느낌임. 맛은 MSG가 덜 들어 갔는지 뱃고동의 것처럼 감칠맛 뿜뿜이거나 하진 않았는데 낙지는 확실히 뱃고동의 것보다 월등히 양질의 것으로 산낙지가 아님에도 부드럽게 탱글한 낙지의 식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 아, 맞다. 이런 게 낙지의 식감이었지 하게 됨. 이런 타입의 계란찜은 딱히 좋아하진 않지만 맛을 보려는데 바닥면이 살짝 탔는지 탄내가 살짝 느껴지고 뚝배기가 큰 사이즈이고 낙지가 조금 올라가 있는 게 다를 뿐 맛이나 질감은 흔한 계란찜과 비교해 특별함은 1도 없어 전혀 인상적이지 않고 매울 때 먹으면 매운 게 감소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뜨거워서 그런 느낌은 1도 모르겠는 느낌임. 전체적으로 매 번 수십년된 단골 낙지가게인 뱃고동만 가다 보니 오랜만에 아주 예전에 들렀었던 무교동에서 방문했었던 낙지집이나 강남역 무교동유정낙지의 매콤알싸한 낙지볶음이 생각나 들러봤는데 내가 좋아하는 혼을 담아 조리한 음식을 내놓는 가게가 아닌 건 알고 방문했지만 뱃고동보다 월등히 좋았던 낙지의 퀄리티를 제외하곤 낙지볶음의 부족한 온도감과 인상적이진 않았던 맛, 콩나물국이나 오래된 밥 등 최근 장수보쌈을 재방문해서 느꼈던 것과 같은 그냥 추억으로 남겨두는 게 더 좋았었을 것 같은 느낌이었어서 비교적 아쉬운 방문이었는데 다만 낙지의 퀄리티는 좋았어서 괜찮다로..

무교동 유정낙지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732 청담빌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