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게는 지난번에 라물장님의 리뷰를 보고 알게 됐고 리뷰에서 언급됐던 강남의 아빠곰수제돈까스는 어려서부터 익숙한 동네지만 그런 가게가 있는지도 몰랐었는데 워낙 평점이 좋아 기대를 갖고 두 번이나 방문했었는데 빵가루 튀김옷이 워낙 두툼해서 바야바가 생각나는 느낌이었고 맛도 그냥 전형적인 한국식 돈까스였어서 내 입맛에는 별로였던 기억이 있음. 난 두툼한 프리미엄 돈카츠를 좋아하지만 프리미엄 돈카츠가 아니라면 차라리 얇은 경양식 타입의 돈까스가 예전에 일본식 돈까스라고 불렸었던 돈까스보단 더 나은 느낌인데 이 가겐 여기저기서 보니 인기도 제법 있는 느낌인데다 점심에만 영업을 한다고 해서 궁금해 들러보기로 함. 장미상가 B동 지하층으로 내려가 가게를 찾았는데 12시 경이었는데 가게 앞엔 웨이팅하는 손님들이 보였고 가게 안의 홀서빙을 담당하시고 계신 사모님은 30분 정도는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하시는데 다시 오긴 뭐해서 그냥 기다려서 맛보고 가기로 함. 가게 안의 손님들이 먹고 있는 돈까스의 빵가루 튀김옷의 퀄리티를 슥 보니 비교적 탁한 색이면서 뭔가 푸석하게 드라이한 느낌이어서 어떤 맛일지 대강 상상이 되는 느낌이었는데 30분까지는 아니고 20분 쯤 후에 자리가 나서 앉아 이 집의 생선까스도 좋다는 것 같아 내가 좋아하는 등심까스와 생선까스도 같이 맛보고 싶은데 시부야정식은 안심과 생선의 콤보여서 혹시나 안심 대신 등심으로 맛볼 수 있는지 문의를 하니 그렇겐 안 된다고 하셔서 생선까스에 미련이 남아 등심까스를 포기하고 시부야정식을 부탁드림. 제일 인기 있는 메뉴는 뭔지도 문의를 하니 안심까스가 제일 인기있다고 하셔서 SNS에서도 보면 안심까스 사진이 대부분인 느낌이더니 역시 우리나라에선 안심이 인긴가 보다 함. 물은 셀프여서 물을 따라 자리에 앉아 기다리는데 뒤에 들어온 아마도 단골인 것 같은 손님은 시부야정식 점보라는 걸 주문하길래 메뉴엔 없는 거여서 내가 주문한 시부야정식이 나올 때 사모님께 문의를 하니 점보는 12,000원인데 어떤 까스던지 원하는 걸 한 피스 더 얹어서 총 3피스가 나간다고 하심. 앞에 놓인 안심까스 한 피스와 생선까스 한 피스로 이루어진 시부야정식을 보니 양배추 샐러드, 후쿠진츠케, 단무지, 타르타르소스가 올라가 있고 깍두기와 미소시루가 곁들여짐. 가져다 주신 돈까스 소스와 샐러드 드레싱을 뿌린 후 먼저 미소시루를 맛을 보니 은은한 달달함이 있고 양배추 샐러드도 맛을 보니 참깨 드레싱인데 묽은 타입이면서 역시나 은은한 달달함이 있어 우리나라는 역시 달달한 맛을 좋아하나보다 함. 내가 좋아하는 기름을 살짝 머금어 투명함이 느껴지는 빵가루 튀김옷이 아닌 푸석드라이해 보이는 빵가루 튀김옷의 생선까스를 먼저 타르타르소스를 찍어 맛을 보니 비주얼대로 빵가루 튀김옷은 푸석드라이한 느낌이어서 먹다보면 물을 찾게 되는 타입이었고 생선은 퍽퍽하거나 비린내가 나거나 하진 않은 그냥 이 정도 수준의 생선까스에서 기대하는 정도였는데 타르타르소스는 역시나 달달한 피클이 들어가 있어 달달함이 싫은 나는 좋게 느껴지진 않았는데 내 입맛이 다른 걸뿐 흔한 우리나라사람들은 좋아할 것 같은 느낌이었음. 이번엔 안심까스를 사과 간 게 들어간 건지 새콤달콤한 맛의 돈까스 소스에 찍어 맛을 보니 생선까스와 마찬가지로 퍽퍽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쥬시한 느낌과는 달라 물이 당기는 느낌이고 식감도 핑크색 소시지를 씹는 느낌과 비슷해서 기대 이상의 것이거나 하진 않아 살짝 실망인 느낌인데 역시나 그냥 내 타입이 아닌 거지 돈까스 자체가 안 좋거나 한 건 아님. 이런 종류의 옛날 일본 돈까스를 내놓는 가게라면 지난번 을지로입구역 가쯔야나 을지로3가역 명인돈까스 또는 서울대 근처 다케 같은 곳이 확실히 더 낫게 느껴졌고 이 곳과 비슷하게 직정인들을 상대로 비교적 푸짐한 돈까스를 내놓아서 인기가 있는 것 같은 홍대와 건대쪽의 가츠시 역시 난 별로였었어서 난 이런 타입의 돈까스가 별로인가보다 생각됐던 방문이었는데 그래도 바야바 같은 빵가루 튀김옷의 아빠곰수제돈까스보단 낫게 느껴져서 괜찮다로..
시부야 돈까스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35길 112 장미아파트 B상가 지하1층 B-1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