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질이 나쁜 서비스의 로바다야끼. 5:30, 정중히 오픈시간을 여쭈니 ‘내 일을 감히 방해해?’같은 짜증스러운 얼굴로 여섯시라고 알려주실래 가만히 물러서서 다른 빌딩 앞에 쪼그리고 앉아 기다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왠지 좀 무섭기도 했고, 오픈 전에 얼쩡거리면 거슬릴것 같아서요. 일행에게 무안한 기분을 느끼게 한 것 같아 낯뜨거웠으나 그래, 요식업하면서 오픈시간을 정해둔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잘알지.. 같은 말을 서로 나누며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어요. 그런데 오픈 시각 6:00, 가보니 테이블이 꽉 차있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해보신 적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단골에게만 느슨해지는 마법의 룰로 선술집이 굴러가는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정말 황당했지만 이십대 종종 방문하며 쌓아놓은 추억을 망치고 싶지 않아 노오오력을 해야했습니다. 세월이 꼬질하게 엉겨붙은 닷지석에 앉아 이것저것 주문하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주문한 메뉴가 한시간이 되어가도 안나온다는거에요. 두어병 술만 마시고 있을 수 없는데 주문한 꼬치가 나오더라고요. 근데 세상에 맛도 없어. 정말... 나머지는 들어간것 같지도 않은데 물어보니까 하고 있다는 대답. 뮤슨 말씀이에여 불에 올라간게 없는데... 중국집이야 뭐야. 빤히 보이는 거짓말에 단호히 취소하고 나오며 계산을 하려는데, 억울하더라고요. 왜 여섯시 전에 손님을 받으셨냐, 우리한테는 그런 안내 안해주시지 않았냐, 했더니 ‘내가 언제 그랬어? 난 몰라 난 몰라’ 강남에서의 추억= 마지막 호크룩스를 파괴하고 서울에서 가장 공평한 따릉이를 타고 달리니 기분이 조금 나아졌습니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아야 되는 것 같아요.
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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