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해물탕으로 40년 가까이 장사를 한 미진식당. 문을 열자마자 신발을 벗고 올라가서 앉는 구조이고, 테이블이 많지는 않아서 점심 시간에는 금방 만석이 된다. 아침 7시부터 식사가 가능해서 일찍부터 식사 또는 해장을 하기 위해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다. 왕년에 미더덕찜 맛있기로도 알아주는 미진식당이었는데 이젠 오징어해물탕 하나만 만든다. 오징어 해물탕 小자는 2인용이고, 大자는 3명이 먹는 데 양이 적은 사람은 大자로 4명이서도 먹는다. 小자 기준으로 공깃밥 하나씩 곁들이면 15,000인데 가성비가 좋다. 반찬은 5가지가 나오는데 1999년도쯤에 한 가지 반찬이 바뀐 이후로 대략 23년째 늘 달걀찜, 김무침, 새우젓, 깍두기, 부추파무침이 나온다.(단골인 내 기억). 오징어 해물탕은 오징어를 비롯해 콩나물, 파, 부추, 미나리, 미더덕, 꼬막이 들어간다. 덮혀져 있는 뚜껑 틈 사이로 물이 끓어오르면 사장님께서 오셔서 식초를 두 바퀴 정도 둘러 주고 냄비를 가지고 가는 게 평균적이지만, 식당이 바쁠 땐 이 작업을 손님이 할 때도 있다. 한소끔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난 뒤에 2분 정도 더 끓여주면 아삭한 콩나물을 먼저 맛볼 수 있고 그다음 오징어 순서로 먹으면 된다. 기본 반찬 중에서도 인기가 가장 좋은 건 단연 달걀찜. 일식 스타일로 보들보들하고 탱글탱글하게 잘도 만들어냈는데 메인 메뉴인 오징어 해물탕을 위협할 정도로 맛이 좋다. 오징어해물탕이 끓는 동안에 달걀찜과 김무침, 밥을 함께 비벼 먹어도 잘 어울린다. 23년 전 명태껍질무침을 밀어내고 단가에 맞춰 등장한 김무침은 달걀찜과 함께 빠질 수 없는 반찬이 되었다. 특히, 달걀찜 리필은 권장이 아닌 의무사항으로 여겨질 만큼 매력적이고, 오징어와 콩나물 등등 시원한 맛을 주는 재료로 끓여 낸 국물은 해장으로 제격. 가벼운 상차림이지만 마음만은 절로 따뜻해지고 푸근해진다.
미진식당
경북 김천시 김천로 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