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경북도청 인근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하다가 건물을 새로 지어서 지금의 대구 노원동 자리로 옮긴 칠성동할매콩국수. 사계절 맛있는 콩국수를 먹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되겠다. 일반 원룸 건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필로티 구조의 건물이고 1층은 주차장으로 사용하는데 어지간한 공영 주차장 저리 가라 수준으로 넓다. 식당이 2층임에도 콩국수를 먹으러 오는 연령층이 높은 걸 고려했는지 엘리베이터도 설치되어 있다. 물론, 주인장도 이용하겠지만 말이다. 모든 음식 포장되고, 세트 메뉴도 판매하고 있다. 오래전 볼 수 없었던 육전 등등의 메뉴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등장했고, 콩국수 한 그릇의 값도 10,000원 시대인 걸 생각하니 조금은 씁쓸하다. 콩물만 별도로 포장 판매하는데 470cc의 콩물을 용기에 담아 준다. 450, 500이면 몰라도 470cc는 용기에 맞춘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식당은 의자식 테이블이 가득 들어찬 상당히 넓은 구조인데 가운데 커다란 어항에 들어있는 심해어(?)가 눈길을 끈다. 콩국수 전문점에서는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넓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도 든다. 콩국수는 조미되지 않은 김가루와 호박 고명을 올려서 나온다. 예전에는 눈에 띄게 달걀 고명이 올라갔는데 지금은 콩물 속에 자잘하게 숨어 있는 형태이고 면 또한 특별할게 없는 평범한 종류이다. 그럼에도 콩물 하나만큼은 일품이라서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왕년에는 남자와 여자의 양을 달리 줬던 콩국수인데 지금은 균등하다. 걸쭉하고 진득한 콩물이 고소하다는 말 외에는 어떤 평가가 좋을까 하다가 소금 간이 미리 되어 있다는 말을 해본다. 짠맛이 생각 이상으로 많이 묻어나는 맛이라서 고소함이 더욱 극대화되는 기분도 들지만 나 같이 심심하게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고개를 살짝 비틀 수도 있다. 여름철에 주로 먹는 것이 콩국수이지만, 얼음이 무리하게 들어가지 않아서 콩물의 맛이 더욱 좋은 것 같다.(추운 날 먹기 좋음) 콩국수집 어딜 가도 고추는 보편적으로 나오겠지만, 깔끔하게 손질한 마늘을 주는 것이 이 집만의 또 다른 매력이다.
칠성동 할매 콩국수
대구 북구 침산남로 4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