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직지사 방향 복전 터널을 지나서 조금만 가다 보면 우측에 있는 성주할매묵집. 도토리묵, 손두부 등등 평균적으로 7,000원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데 가성비도 나름 괜찮다. 고기반찬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석쇠불고기를 주문해도 좋겠지만, 개인적으로 심심한 맛의 옛날식 칼국수와 양푼이 보리밥을 주로 먹는다. 기본 반찬으로는 배추김치, 양파, 고추, 호박, 상추 무침, 오이무침, 고추 장물, 비지전이 나온다. 주메뉴가 나오기 전에 기다리기 지루함은 비지전으로 달래기 좋다. 두부를 직접 만들다 보니 콩비지가 당연히 생기게 되는데 그 비지를 야채와 함께 맛있게 지져냈다. 참기름 두르고, 고춧가루 슬쩍 뿌려서 간을 맞춘 상추 무침은 별미인데, 심심하게 간을 한터라 이 역시 심심풀이로 집어먹기 좋다. 순수 야채 국물에 미량의 소금 간만 되어 있는 칼국수는 멸치육수 진하게 우려낸 국수로 착각하면 오산이다. 거의 맹맛에 가까운 순수 옛날식 칼국수인데 이런 맛을 즐겨 먹는 나로서는 행복한 음식이다. 얇게 썰어서 넣은 표고버섯은 미세한 감칠맛을 내는 역할을 하고, 칼로 툭툭 베어 넣은 배추에서 뿜어져 나오는 단맛은 시원하고도 개운한 맛도 준다. 언제부턴가 양푼이에 나오지 않는 양푼이 보리밥은 커다란 그릇이 꽉 찰 만큼 푸짐하게 담아서 나온다. 100% 보리밥은 아니고, 보리밥과 쌀밥을 적당히 섞어서 만든 밥에 취향껏 고추장도 넣고, 잘 비벼지라고 된장찌개 국물도 조금 넣어주면 수월하게 비벼서 먹을 수 있다.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산 아래 사찰 인근에는 산채정식집이 대부분 자리 잡고 있다. 김천 직지사 역시 그러하지만 성주할매묵집에서 저렴하면서도 맛 좋은 음식 먹고 가는 게 개인적인 코스가 됐다.
성주 할매묵집
경북 김천시 대항면 직지로 14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