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 오던 연휴의 어느 날, EVO에 가서 생면파스타 전메뉴 도장깨기를 했다. 뚝섬역에서 내려 슬렁슬렁 동네 구경을 하면서 길을 찾아가다 보면 금새 보인다. 성수에 있지만 성수롭지 않아 고마웠고, 식사 내내 흘러나오던 음악 플레이리스트도 마음에 들었던 업장. 다음에 성수에서 파스타나 스몰디쉬에 와인을 곁들여 먹고싶어지면 에보로 달려갈 것 같다. 파스타도 훌륭했지만, 스몰디쉬에서 여한없이 EVO의 맛을 제대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 Beef Tartare 23,000 비프타르타르(한우 홍두깨살, 처빌, 케이퍼베리, 케이퍼) 케이퍼베리랑 처빌의 조합이라니 향긋함으로 향신료 러버의 행복감 충전 완료! • Lamb Ragu 23,000 양라구(양어깨살, 타임, 생면 파파르델레) 양의 향이 조금은 나는 것 같은데 타임이 아주 신의 한 수. 어금니에 씹히는 순간 향이 폭발! 널찍한 파파르델레는 금새 포만감을 안겨준다. • Carbonara 22,000❤️ 까르보나라(관찰레, 페코리노, 노른자, 생면 딸리올리니) 관찰레 오일로 조리를 했는데, 딸리올리니에 노른자의 점도와 밀도 그대로, 아주 제대로 코팅되어있다. 양젖치즈인 페코리노만 가지고 간을 했다고 한다. 입에 착착 달라붙는 면, 짭쪼름한 관찰레는 중독성이 있다. 꽤 오래 전에 유튜브에서 이탈리아 할아버지가 이게 찐 까르보나라다, 하며 만드는 영상을 본 기억이 있는데 아마 이 까르보나라는 그것과 꽤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Pomodoro 22,000 포모도로(홍새우, 엔쵸비 토마토소스, 생면 링귀네) 탱실하기보단 보들한 홍새우. 까르보나라의 강렬함을 지울 정도는 아니었지만, 무난한게 맛있었다. • Vongole 19,000❤️ 봉골레(백합조개, 방울토마토, 생면 링귀네) EVO-Extra Virgin Olive Oil의 존재감이 가장 두드러졌던 파스타. 향긋해서 입안이 환기되는 맛이었다. 보통 오일파스타는 집에서도 웬만큼은 맛있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식당에서는 잘 안 먹게 되는 것 같은데, 에보의 봉골레는 참 만족스러웠다. 재방문시 또 먹을 것 같은 메뉴! • Gnocchi 22,000 뇨끼(감자뇨끼, 포르치니, 그라나파다노, 브래드크럼) 후추의 알싸함이 꽤나 강렬했다. 밀가루 맛이랄까, 뭔가 비릿한 맛이 조금 느껴졌고 리코타 치즈를 먹을 때 느껴지는 것 같은 파우더리하고, 텁텁한 텍스처가 입안에 남았다. 브레드 크럼으로 고소함을 더했다. • Bottarga 30,000 보타르가(숭어 어란, 이즈니버터, 생면 딸리올리니) 짭쪼름하며 크리미했고 먹기도 전에 보따르가의 향이 강렬했다. 마늘 향과 어우러져 맛있었던 메뉴. • Agnolotti 35,000 아뇰로띠(생트러플, 세이지, 이즈니버터, 감자퓨레) 가장 크리미한 소스. 아뇰로띠 속 감자퓨레 때문인지 입이 뭔가 빳빳해지는 부분이 있었다. 감자를 활용한 메뉴 두 가지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졌던 묘한 식감이었다. • 티라미수 (주정강화 와인, 마스카포네, 화이트초콜릿) 12,000-서비스 탄수화물 파티를 마치니 셰프님께서 서비스로 주신 티라미수. 간만에 클래식하면서도 마음에 드는 스타일이었다. 초반에 맛본 오리지널도 좋았는데, 주정강화 와인이 더해진 티라미수는 고급짐이 더해져서 더 마음에 들었다. 2305-13
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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