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칭찬이 자자하길래 드디어 가 본 동휴. 포지션은 동네의 작지만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일식 술집쯤 될 것 같다. 나와 동행은 금요일 저녁 오픈런으로 방문. (17:55) 꼴뚜기 숙회와 농어구이를 추천받고 간 우리는 당황. 꼴뚝쓰 어디쓰? 메뉴판 한구석에 날짜와 요일이 쓰인 걸 보니.. 메뉴 구성이 자주 바뀌는 모양이다. #우롱하이 7,000 #레몬사와 7,000 우롱하이는 술맛이 희미하게 나서 거의 우롱차만 마시는 느낌이 들었다. 레몬사와 역시 달지 않은 레모네이드 (레몬물) 의 인상을 주었다. #로스트비프 13,000 세비체를 연상시키는 시원하고 새콤한 느낌의 여름 맛이었다. 렌틸콩과 케이퍼, 블랙 올리브를 듬뿍 넣어 오일과 식초에 버무렸고, 자색 양파와 딜을 곁들였다. 로스트비프를 차갑게 먹는 건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좋았다. 마치 물냉면 위 수육에 좀 더 풍미가 더해진 맛이었달까. 적은 양이어도 딜의 존재감은 선명했다. #농어구이 11,000 쫄깃한 흰 살과 바쟉한 껍질이 아주 훌륭했다. 가니시로는 딜+자색양파 조합이 다시 등장했다. 생선구이는 역시 사 먹어야 해. 추천함직 한 메뉴였다. #감자샐러드 6,500 건너편 손님들이 먹길래 덩달아 먹기로 결심한 음식. 감자에 마요네즈와 딜 조합. 노릇한 건 계란 노른자를 넣어서일까? 딜이 세 가지 요리에 연속으로 나왔다.....! 나는 딜 좋아해서 마냥 좋았지만, 향신료 어려워하는 사람이 여기 가면 고장 날 듯. 레몬즙을 뿌려서 먹으면 맛있다. 감자의 식감이 쫀득하다. 퍼석하지 않아 기특하다. 이거 집에서 도전할 만하겠는데? 싶던 메뉴. #가쓰오부시밥 6,500 받자마자 눈에 들어온 건 터진 계란 노른자.. 흐규. 하지만 맛있으니 괜찮다. 둥글둥글 두께감 있는 솥으로 갓 지은 밥에 보이는 재료를 얹은 게 전부다. 뭔가 간장소스 같은 것도 휘릭 두른 것 같다. 간이 생각보다 있었다. 집에서 해먹어야지 메뉴 2. 도전정신을 자극했다. 영양 밸런스는 아쉽지만 감칠맛이 아찔하다. #클라우드생맥주 5,000 #하이볼 9,000 어쩌다 보니 음료 순서를 잘 고른 것 같다. 이들은 모두 탄산이 있어 청량감이 좋았다. 하이볼에는 스코틀랜드 위스키인 The Famous Grouse와 태국의 싱하 소다 워터를 사용하신다. 스코틀랜드와 태국의 만남으로 만들어진 영국/일본의 술이라. 흠터레스팅~ #메쉬빈 7,500 건너편 두 팀이 주문해 먹는데 너무 반응이 좋길래 ‘어머 저건 먹어야 햇’ 하며 시켰다. 점원분께 저건 뭐예요? 시전. 콩을 으깨고 표고와 새우 살을 섞었다. 와사비의 향도 은은하다. 후무스 혹은 비지보다는 입자가 거칠고 수분도 적다. 리코타 치즈의 질감 정도랄까? 나는 꽤 재밌다고 생각했는데 동행은 ‘와사비를 퍼먹는 느낌이라 쉽지 않다’고 했다. #자두국수 8,000 마지막으로는 도전정신을 발휘해서 주문했다. 가늠이 도무지 안 가는 메뉴였다. 궁금한 건 먹어봐야지! 자두, 토마토 따위를 갈아 얹어 만든 비빔국수다. 토핑으로 부라타 치즈와 돼지고기, 오렌지 제스트(!)가 올라갔다. 정체를 안 알려주고 무슨 국수냐 물으면 자두 국수라고 명명할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떤 여름의 맛임에는 분명했다. 입맛 없는 어느 오후에 뜬금없이 생각날 것 같다. 총평 가격이 일단 말이 안 되게 착하다. 고마울 정도. 술 네 잔과 음식 여섯가지가 총 79,000원이었다. 가격을 빼고 생각해도 전반적으로 음식의 완성도가 높다. 양은 좀 아쉬울 수 있다. 딜을 유독 많이 사용해서 뒷맛이랄까, 느낌이 겹쳐지는 메뉴가 많았다. 계절을 잘 반영한 메뉴 구성을 고심하신 것 같은데, 에어컨 바람 쐬고 앉아 있자니 뭔가 튀김이나 따끈한 국물이 있었어도 참 좋았을 것 같다. 재방문을 노린 것이었다면 성공적인 마케팅. 날이 쌀쌀해지면 어떤 음식을 내놓을지 아주 기대된다. 그리고 꼴뚜기 숙회는 다시 와서 먹어보고 싶다. 옆자리에서 당근 구이를 시켜 먹는데 되게 칭찬 일색이어서 그것도 궁금해졌다. 심야식당의 손님들이 좁은 공간에서 남이 먹는 걸 보고, 저도 저걸로 주세요! 하는 마음이 백분 이해되던 시간. 음악도 감각적이고 좋았다. Maximize all the pleasure~ 요즘 많이 들었던 노래가 나와서 반가웠다. 군더더기 없이 깨끗한 공간이 매력적이다. 사장님도 점원분도 친절하시다. 경의선 숲길이 멀지 않아서인지 #애견동반 이 가능하다. 총 14석이었던 것 같다. 바 자리밖에 없어서 최대 3인 까지가 적합할 것 같다. 내가 간 날은 웨이팅이 4팀까지도 생겼었다. 재방문 손님과 단골이 이미 많은 식당인 듯 했다. 인기 많은 식당은 오픈런이 제맛이지!
동휴
서울 마포구 독막로38길 22 드림빌딩 1층 104호
맛되디 @beerus91
휴동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