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탭 라인업과 세밀한 관리에서 오는 맛이 인상적인 펍> 콘서트를 보러 오랜만에 신촌을 찾은 날, 가볍게 딱 한 잔만 하러 들른 펍. 사실 펍 하면 신촌보다 홍대가 더 떠오르지만 유럽 맥주 라인업으로 봤을 때 결코 꿇리지 않길래 궁금했다. 알코올 중독자처럼 오후 4시에 첫 손님으로 들어가 좀 뻘쭘했는데 이내 자리가 하나둘 차기 시작해 왜 신촌 맥덕들의 성지라 불리는지 감이 왔다. 규모는 꽤 크며 자리도 다양하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뭔가 감성적이기보단 축구 관련 용품들이 곳곳에 걸려있고 천장에는 대형 TV까지 매달려 있어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스포츠 펍에 가깝다. 잉글랜드에서 흔한 브랜드별로 코스터까지 다 준비되어 있고 탭은 세척부터 압력, 글라스 관리까지 탭에 세밀하게 신경을 쓴다고 한다. 또한 극소량 수입되는 맥주를 엄선하여 매주 라인업을 바꾼단다. 반가운 쾰슈가 있길래 주문했고 쾰른에선 볼 수 500ml라 더욱 반가웠다. 그리고 이날 깨달은 점은 “200ml로 마셔야 제맛”은 쾰른식 전통일뿐 500ml라고 나쁠 건 없단 거다. 칠링된 얇은 유리잔부터 마음에 들었고 쾰슈 특유의 에일의 향미와 라거의 청량감을 동시에 잘 갖추고 있었다. 홉의 은근한 씁쓸함, 깨끗한 피니시, 탄산에서 오는 상쾌함도 좋았다. 결국 이 세 가지가 핵심 축을 이루며 라거의 니즈를 충족하는 에일이라는 정체성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정말 독일 노동주다운 면모를 보여준 덕분에 또다시 쾰른이 가고 싶어졌다. 재방문 기약 후, 약 한 달 뒤 친구들과 막차로 왔는데 쾰슈가 없어 아쉬운 대로 헬레스로 시켰다. 뭘 많이 쳐먹은 탓에 맛이 제대로 와닿진 않았지만 역시 맥주는 좀 호피해야 제맛
뉴타운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12길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