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탕과 오징어볶음을 서비스로 내주는 가성비 굴보쌈> 바야흐로 굴보쌈의 계절, 2년 전 방문 때 만족스러웠던 기억을 품고 오랜만에 종로 보쌈 골목을 찾았다. 서울 시내에서 가장 저렴하게 보쌈을 내는 곳답게 여전히 사람들로 붐볐다. 죄다 보쌈집이라 어디를 가도 맛이 드라마틱하게 차이 나진 않는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장사가 잘되는 집과 그렇지 않은 집은 확실히 갈린다. 그래서 전자 중 여기로 들어가 봤다. 이른 저녁이었지만 규모가 꽤 커 자리 걱정은 없었고 먼저 쌈 채소와 간단한 찬이 깔렸다. 둘이서 굴보쌈 소자를 주문했는데 직원 아주머니께서 계속 중자를 권하셔서 살짝 언짢았다. 아주머니 말마따나 중자도 충분히 먹지만 2차를 갈지 모르고 막걸리로 달리기로 하여 배를 조금 아껴둘 필요가 있었다. 보쌈에 앞서 서비스 감자탕이 나왔고 가성비는 역시 좋았다. 보쌈은 굴과 따로 담겨 나왔는데 굴은 생굴이 아니라 초장에 버무린 굴 무침 형태였다. 보쌈 고기 양은 그리 적지 않았으며 그 아래로는 보쌈김치와 무생채가 넉넉하게 깔려있었다. 굴 무침을 얹어 한입, 고기는 앞다리살 같았고 대체로 야들야들하게 삶아져 특별히 식감이랄 건 없이 입에서 부드럽게 사라졌다. 굴 무침은 본연의 단맛과 초장의 새콤함이 또렷했다. 중간에 나온 또 다른 서비스인 오징어볶음은 불향을 담기보다는 닭볶음탕처럼 푹 졸인 스타일로 달큰한 맛이 많이 돌았다. 오징어는 생각보다 질겅질겅 씹히지 않고 탱탱, 쫄깃했다. 간혹 보쌈김치와 무생채가 너무 자극적인 보쌈이 있는데 여긴 시원한 맛이 더 앞서 막걸리랑 잘 어울리고 수육 없이도 먹을 만했다. 감자탕은 국물이 싱거웠지만 등뼈 퀄은 괜찮았다.
장군 굴보쌈
서울 종로구 수표로20길 2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