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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장국 성지에 있어 더욱 만족스러운 푹 고아낸 설렁탕> 간만에 서울을 벗어나 당일치기 근교 여행, 세 끼는 먹고 올 걸 벼르고 출발해 가장 먼저 도착한 설렁탕집이다. 경기권에 은근 손꼽히는 노포 설렁탕집이 많은데 여기도 그중 하나다. 직접 가본 곳 중엔 오산의 ‘오산할머니집’과 군포의 ‘군포식당’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두 곳 모두 사골을 푹 고아 낸 깊은 국물의 설렁탕을 내는 집으로 설렁탕의 정석을 맛볼 수 있다. 드넓은 주차장 한가운데 덩그러니 자리한 한옥 건물, 분점 없이 단일 매장만 운영한다는 믿음직스러운 안내 문구가 붙어있었다. 실내는 멋스러운 옛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다. 주문은 현대적인 태블릿 시스템이며 설렁탕 보통으로 주문했다. 김치와 깍두기는 한데 섞여 담긴 통이 테이블에 꽂혀 있어 덜어가면 되는데 양념이 진하고 칼칼, 달큰하게 익었었다. 설렁탕은 금세 준비돼 나왔고 마찬가지로 김치, 깍두기 바로 아래의 통 안에 들어있어 취향에 맞게 넣었다. 뽀얗고 농도 있는 국물에 양지머리가 살짝 모습을 드러낸 채로 떠 있었다. 토렴 방식을 채택해 밥은 소면과 함께 국물에 미리 말려 나오는데 소면이 자연스럽게 뒤섞였었다. 한 숟갈 뜨니 고소하고 담백한 사골 국물이 입안에 착 달라붙듯 퍼지며 넘어갔다. 지방과 콜라겐이 잘 녹아든 고소함이었고 감칠맛을 더해 별다른 누린내도 없어 술술 넘어갔다. 양지머리는 결이 살아 있으면서 부드러운 게 밥알, 소면과 함께 입에서 금방 사라졌다. 들어간 고기 부위도 그렇고 전체적인 스타일은 군포식당과 비슷했다. 느끼함은 적당히 가져가되 꼬릿한 향은 깔끔하게 배제되어 마음에 들었고 더구나 해장국 성지라 더 만족스러웠다.

고바우 설렁탕

경기 양평군 용문면 은고갯길 3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