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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덕에 굽는 브루클린의 자존심과도 같은 뉴욕식 마르게리타> 맨해튼을 대표하는 뉴욕 피자가 조스라면 브루클린엔 그리말디와 줄리아나스가 있다. 조스와 비교했을 때 두 곳 다 저렴한 포지션에 해당하지 않으며 화덕에 굽는다는 차이가 있다. 피자 하면 화덕에 구워내야 한다는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어서 조스 피자만 맛보고 차마 뉴욕을 떠날 수 없었다. 브루클린에 온 김에 둘 중 어길 갈지 고민한 끝에 줄리아나스로 갔다. 3시부터 4시까지 브레이크 타임이라 4시가 되기 십여 분 전 도착했는데 이미 많은 분들이 와 계셨다. 혼자라 오픈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총 다섯 석이 있는 바 자리로 안내받았다. 분위기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캐주얼하며 이태리 감성이 묻어났는데 정작 피자를 만들고 계시는 분들은 남미에서 오신듯 보였다. 어쨌든 피자는 이태리 기반의 뉴욕식을 선보인다. 메뉴는 그렇게 다양하진 않고 마르게리타, 마리나라, 화이트, 칼조네 이렇게 피자 네 가지만 판다. 한판에 반반 섞어 주문도 가능해 많이들 마르게리타와 화이트를 섞는다고 한다. 사이즈는 1인분, 미디엄, 라지 등 세 가지가 있고 가격 차이가 얼마 안 나 큰 걸 먹을수록 이득이다. 살짝 아쉽긴 했으나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 마르게리타 1인분을 주문했다. 미국에서도 피맥을 즐겨 하는지 맥주 메뉴가 다양하길래 브루클린에 온 걸 기념하여 브루클린 라거도 한잔했다. 탭에서 바로 뽑아줬고 진한 황금빛 엠버 라거로 바디감이 좋았다. 마르게리타는 20분 정도 기다린 뒤에 받았고 사이즈가 작아 4등분으로 커팅돼 있었다. 도우가 너덜너덜함 없이 납작해 나폴리 피자처럼 울퉁불퉁 부풀어 있는 데가 전혀 없었다. 그러다 보니 포크질이 잘 안 먹혀 그냥 손으로 즐겼고 한입 넣자 도우에서 적당한 탄 맛과 탄 향 그리고 깨질 듯한 바삭함이 느껴졌다. 쫄깃한 식감은 안 났고 쫀쫀하면서 단단했다. 토마토 페이스트와 모차렐라 치즈는 산미와 고소함이 강력해 신선함이 와닿았는데 화덕 불에 그을려 풍미도 짙었다. 맛은 명성 값을 했으나 가격을 보아 돈값을 하는진 애매하다.

Julia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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