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풍미가 깊은 맥앤치즈와 그릴드 치즈> 작년 뉴욕에서 그릴드 치즈 샌드위치를 먹으러 가려던 치즈 전문점이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이미 폐업한 상태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가게의 본점이 시애틀에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것도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말이다. 따라서 클램 차우더를 애피타이저로 가볍게 치른 후 스타벅스 본점으로 향하는 길목에 자연스럽게 끼워 넣는 완벽한 코스를 완성해 방문했다. 입구에 들어서니 치즈 제조기가 돌아가는 제조실이 유리 너머로 붙어 있어 자연스레 시선을 끌었다. 애초에 식당이라기보단 이 볼거리에 이끌린 사람들로 상당히 북적이고 있었다. 치즈 전문점답게 메뉴는 간결한 편으로 대표적으로 그릴드 치즈와 맥앤치즈를 내놓고 그거에 집중하는듯했다. 좀 무리해 둘다 주문해 봤고 김치 그릴드 치즈도 있길래 흥미로웠다. 맥앤치즈는 주문과 동시에 미리 대량으로 만들어 둔 통에서 그릇에 퍼 담아줬다. 그릴드 치즈는 즉시 조리에 들어가서 이름 그대로 프레스기에 바짝 눌려 구워내는 그릴드 치즈였다. 매장 한편에 간단히 먹고 갈 스탠딩 카운터가 마련돼 자리를 잡고 포장을 다 열어보니 우선 양보다도 이 많은 치즈를 다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콜라 사길 잘했다 싶었다. 맥앤치즈부터 맛봤고 색감이 마냥 노랗지만은 않아 어딘가 정통 카르보나라를 연상케했다. 마카로니 대신 펜네 파스타를 쓴 점이 특징인데 쫄깃한 식감 뒤로 치즈 풍미가 확 터졌다. 색감에서도 알 수 있듯 풍미는 체다 쪽이 아닌 파마산 계열의 꼬릿, 꾸덕한 깊이 있는 맛이었다. 역시 무겁지만 고소함이 앞서고 정말 카르보나라 같아서 후추를 살짝 치고 싶었다. 이어서 그릴드 치즈는 사워도우를 사용해 겉면이 까맣게 그을려졌음에도 형체가 쉽게 무너져 있지 않았다. 불에 닿은 치즈만이 내는 뭔가 스위스 치즈 느낌의 또 다른 풍미를 냈다. 단맛 하나 없이 짭짤함이 입안에 먼저 와닿고 혀에 지글지글 전해지는 반응이 꽤 강렬했다. 치즈는 곧잘 늘어났고 하나 아쉬운 점은 빵이 바삭하긴 해도 경쾌한 느낌이 부족했다. 개인적으로 콜라를 즐기진 않으나 가급적 코카콜라를 선호한다. 그런데 여기선 ’캐인콜라‘라는 것만 팔길래 아쉬운 대로 마셨고 뒷맛이 달콤한 게 닥터 페퍼랑 비슷한 녀석이었다. PS. 팁 포함 약 27달러
Beecher's Handmade Cheese
1600 Pike Pl, Seattle, WA 98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