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다소 평범하다가 먹을수록 은근히 끌리는 베이글> LA가 뉴욕에 비해 베이글로 상대적으로 유명하지 않은 건 둘째치고 뉴욕처럼 베이글 가게가 몰려 있지 않다. 넓게 퍼진 저밀도 도시 구조 때문에 가게들이 도시 곳곳에 흩어져 있다. 베이글 자체도 동부 특유의 바쁜 아침 풍경과 잘 맞아 어딘가 LA와는 맞지 않는 느낌이지만 어쨌든 베이글이 당기는 아침이었다. 그리하여 접근성이 나름 괜찮은 이 집을 찾게 됐다. 주소상으론 웨스트 할리우드지만 실제론 페어팩스 베벌리 블러바드에 위치한 베이글 가게다. 1987년에 문을 열었고 여기가 본점으로 다운타운에 픽업 매장을 한 곳 더 운영 중이다. 방문 당시 줄이 길게 늘어서 잠시 기다린 후 입장할 수 있었는데 로컬 손님들이 베이글만 사 가는 분위기여서 금방 줄었다. 쇼케이스엔 대략 열댓 종류의 베이글이 가득 담겨 있었다. 베이글 샌드위치도 다양하지만 아침으로 가볍게 즐기기 위해 크림치즈만 발라 주문했다. Everything Bagel with Cream Cheese라 말씀드렸고 커피까지 해서 7.2달러 나왔다. 매장 한편에 작게나마 취식 공간이 마련돼 있어 바로 후딱 먹고 갔다. 베이글 크기는 뉴욕 베이글보다는 다소 작아 한국에서 평소 접하던 베이글이나 몬트리올식 베이글과 비슷했다. 크림치즈는 플레인과 어니언의 중간 맛에 부드럽고 담백하게 넘어갔다. 겉에 흰깨, 참깨, 양귀비 씨 등 그레인이 빼곡히 붙은 빵이 인상적이었는데 추천받은 대로 토스팅하길 잘했다. 크기가 작아서인지 더 바삭하게 부서지는 동시에 그레인이 깨작 씹히면서 짭짤함과 경쾌한 식감을 더했다. 처음엔 다소 평범하게 느껴졌지만 먹을수록 은근히 끌리는 베이글이었다. 샌드위치는 아니어도 가격이 분명 저렴해 줄을 세우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고 아침으로 나름 괜찮게 때웠다. 커피 맛도 준수했으며 리필 가격이 꽤 매력적이던데 이용하지는 않았다.
The Bagel Broker West Hollywood
7825 Beverly Blvd, Los Angeles, CA 90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