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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대비 훌륭한 아구 수육을 내는 색깔 있는 포차> 심리적으로는 여전히 먼 강동구지만 저렴한 술집들이 많아 그 거리감이 점점 옅어진다. 관악구처럼 대학가를 끼고 있지는 않아도 한강 이남에서는 가성비 면에서 분명 경쟁력이 있다. 원래는 암사동에 새로 생긴 조개불고기집을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하필이면 이날 휴무였다. 같은 메뉴는 아니지만 해산물 안주가 있는 이 포차가 떠올라 천호동으로 방향을 틀었다. 전세 내고 한잔하기 좋은 오후 4시에 오픈런을 했으며 금세 한 테이블이 더 들어와 이 동네에서 제법 입지를 다진 포차임을 알 수 있었다. 분위기는 뭔가 산골에 오두막 펜션스러웠다. 간술 겸 들른 터라 아구 수육 소자만 주문했고 소주, 맥주가 4천 원이어서 다 해서 3만 원이 안 나왔다. 찬은 가짓수가 많지 않고 비주얼도 강하지는 않았는데 대체로 손맛은 분명했다. 아구 수육은 비록 소자이긴 해도 원물이 나쁘지 않고 볼살과 껍데기, 밥통, 대창 그리고 안키모 등 내장이 골고루 섞여있었다. 서울 최저가 아구 수육이라 생각하면 그저 훌륭했다. 참기름과 깨를 넉넉히 뿌려놔 향이 다소 과했지만 안키모를 베어 무니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녹진함과 고소함이 강하게 튀지 않아 맛을 좀 더 또렷하게 만들기 위함인 거 같았다. 다행히 신선함을 가리려는 의도로 보이진 않았고 다른 부위도 애초에 식감이 메인인 만큼 거슬리는 부분 없이 깔끔했다. 볼살은 젤라틴의 탄력과 은은한 단맛이 좋아 인상적이었다. 그래도 역시 가장 술도둑은 대창이었고 부드러움과 질김의 경계에 걸린 특유의 잘근거리는 식감에 계속 손이 갔다. 아무튼 밥값과 거의 비슷한 가격에 만족스럽게 한잔하고 일어났다.

계절식당 호프소주

서울 강동구 구천면로 226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