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장으로 좋은 가볍고 시원한 국물의 나가사키 짬뽕> 나가사키 여행 3일차, 적당한 과음은 해장을 부른다는 명분으로 일부러 숙취를 안고 일어났다. 근데 세상을 잃은 듯 마셔대던 친구 한 명은 해장 생각조차 없이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어쨌든 점심은 해결해야 하니 다 함께 무사히 도착하게 된 중식당이다. 나가사키의 중식당들은 대개 짬뽕집으로 알려져 있지만 시카이로처럼 이곳 역시 중식 요리 전반을 취급한다. 타베로그 평점 3.5 이상으로 나가사키 짬뽕 부문 상위권에 들고 이동 동선에 딱 맞고 해서 들렀다. 메가네바시 근처에 같은 상호의 가게가 있는데 형제 업장으로 오래전 분업했다 한다. 나가사키 짬뽕은 한번 먹었으니 사라우동을 먹으려 했건만 해장이 급한 국물 하이에나답게 짬뽕을 주문했다. 사라우동도 시켜 나눠먹을까 했는데 옆 테이블 걸 보니 양이 너무 많았다. 작은 업장이지만 회전율은 대체로 빠른 편이었고 짬뽕은 금세 나왔다. 커다란 그릇에 푸짐하게 담겨있어 양 하나만큼은 정말 부족하단 생각이 들지 않았고 해장으로 손색이 없었다. 직원분이 산초기름을 내주시며 몇 숟가락 넣어 먹으면 맛있다 추천하셨는데 우선 맨 국물 맛부터 확인했다. 바지락과 시원한 채소의 맛이 강하게 느껴지면서도 가벼워 술술 넘어갔다. 바라던 해장으로 딱 맞는 국물이었고 시카이로의 짬뽕이 돈코츠처럼 진하고 크리미한 새로운 세계라면 이건 그보다 담백하고 편안한 맛이었다. 대신 면발은 둘 다 탱탱한 점이 같았다. 슬슬 매콤한 맛이 당기자 산초기름을 한 숟가락 넣고 잘 섞어 국물을 떴다. 우리네 짬뽕처럼 매콤하게 변하진 않아도 마라처럼 화한 기운이 돌아 자극이 필요할 상황에서 제격이었다. 건더기로는 바지락과 가마보코, 양배추 등이 들었었는데 양이 많진 않았다. 채소 비중이 높아 중간중간에 개운하게 씹는 맛과 함께 왠지 모르게 건강하게 해장하는 기분이 들게 했다.
共楽園
〒852-8001 長崎県長崎市光町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