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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구 수육을 압축해 놓은듯한 특 아구탕> 부산 생활을 돌이켜보면 자갈치 시장에서 생각보다 외식을 한 횟수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다. 자갈치 시장이라 해도 주로 그 위쪽에 비프광장이나 보수동 그리고 중앙동을 서성였다. 하지만 이렇게 다시 자갈치 시장을 찾게 된 이유는 최근 몇 년 사이 아구 수육으로 각광받는 이집 때문이었다. 부산에서 아구 수육 하면 기장인데 개별적으론 여기가 원톱인 거 같다. 애석하게도 혼자였기에 아구 수육은 꿈조차 꾸지 못했는데 사실 그건 미리 알고 있었고 특 아구탕이 방문 목적이었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아구 수육보다 아구탕이 훨씬 많이 나갔다. 아구탕이나 아구 수육 둘 다 반찬은 네 가지가 깔리며 가짓수는 얼마 안 돼도 맛은 다 인상적이었다. 도라지무침은 굵게 채 썰어 아삭함이 강하고 쌉싸름함이 입에 오랫동안 남았다. 주문한 특 아구탕이 나왔고 압축해 놓은 아구 수육이란 소문대로 아귀 간은 손바닥만 하고 아귀 살까지 무척 푸짐했다. 아귀 살은 볼살과 살코기 중 어느 한쪽으로 쏠려있지 않았다. 국물은 콩나물이 듬뿍 들어가 콩나물 해장국처럼 맑은 인상에 고춧가루가 더해진 스타일이었다. 덕분에 시원, 칼칼하게 속을 풀어줬고 아구 간이 풀릴수록 조금씩 농도가 짙어졌다. 취향 차이겠지만 밥은 굳이 말지 않는 게 나아 보여 반찬 중 오징어젓갈에 싸서 따로 즐겼다. 오징어젓갈은 알싸한 양념과 오징어 특유의 단맛, 응축된 감칠맛이 있어 계속 밥을 불렀다. 아귀 살코기나 대창 같은 내장 역시 간처럼 대체로 큼지막했고 콜라겐이 조금씩 붙어있어 탄력감이 특히 좋았다. 그냥 먹어도 신선하고 괜찮았지만 초장을 곁들이니 참 잘 맞았다. 마지막으로 아귀 간을 살펴보면 매우 달콤한 나머지 술 없이 먹기엔 너무 아까웠고 워낙 두툼해 녹진한 정도도 상당히 깊었다. 저 아귀 간 하나로도 소주 한 병은 거뜬할 정도였다. 한 그릇에 2만 원이라 조금 비싼 거 같으면서도 구성과 내용물을 고려했을 때 만족스러운 한 그릇이었다. 아구 수육을 시키면 탕 국물을 내준다니 여럿이서 술 마시러 또 와야겠다.

김해식당

부산 중구 자갈치로 51-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