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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 하산 후 찾은 밀면집. 허름한 동네 끝에 자리하고 마주 보는 새삥 아파트 단지 덕분에 운치가 느껴진다. 다만 이날 앞쪽 공사로 시끌벅적했던 점은 아쉬움 흥미롭게도 평양식과 함흥식 밀면을 함께 판매한다. 그러나 부산 근본 밀면과 수제만두도 함께 주문했다. 노부부께서 운영하시는데 손은 조금 느리지만 정이 많고 참 친절하셨다. 먼저 밀면은 살얼음이 동동 띄워져 나올 만큼 매우 차가워 처음엔 갈증을 느끼며 들이켰다. 다만 다 먹고 나니 혹한기 훈련을 마친 기분. 사장님이 식초를 넣어 먹으라고 권하셨는데 양념장을 섞기 전 그대로 마셔보니 잔잔한 맛이 느껴졌다. 식초로 감칠맛을 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초를 넣고 양념장을 뒤섞어 한모금 마시니 비로소 밀면다웠다. 선을 넘지 않는 매콤, 새콤, 달콤함이 감칠맛과 어우러져 직관적으로 미각을 자극했고 특히 매콤함은 양념장에 들어간 거친 고춧가루 입자로 인해 칼칼하게 꽂혔다. 편육은 적당한 두께로 서너 점 정도 넉넉하게 들어있었다. 살코기 부위였지만 잘 삶아 퍽퍽하지 않고 씹는 맛이 적당하며 깔끔한 맛 덕분에 소주와 함께라면 더욱 빛났을 것 같다. 육수에 담가 먹으니 더 맛있었더. 냉면과 차별화되는 밀면의 핵심은 역시 면일듯하다. 허옇게 말랑한 밀가루 면발은 산더미처럼 담겨 나오는데 전분면처럼 끈적이지 않아 한입에 듬뿍 넣고 부드럽게 씹어넘길 수 있었다. 말랑거림과 탄력이 공존하는 식감, 은은한 밀 내음 그리고 육수가 어우러져 양이 많아도 금세 비웠다. 수제만두는 8알에 7천원으로 가격도 합리적이며 맛도 준수했다. 도톰하고 흐물거리는 만두피 속에 고기와 채소, 당면 등이 들어 있어 약간 분식집 느낌도 나지만 고소하고 간이 강하지 않아 밀면과 잘 어울린다. 고춧가루를 넣은 식초 베이스 소스를 함께 내줘 찍어 먹으면 감칠맛이 살아난다. 등산 후 에너지 소모 버프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밀면을 크게 좋아하지 않음에도 인상 깊게 먹었다. 특별히 간이 약하다는 느낌은 없는데 깔끔한 육수가 속을 시원하게 만들어주었다. 춥다고 내어주신 온육수는 면수 베이스인 듯 후추의 칼칼함이 담겨 있어 몸을 금세 따뜻하게 녹여줬다.

코끼리 밀냉면

부산 동래구 금강로131번길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