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많이 마실수록 남는 허름하고 아름다운 고깃집> 밤새 축구를 보다 쓰러지고 저녁에야 일어나는 자취생 친구를 꼬셔 40분을 이동해 도착한 고깃집. 술자리를 마치고 나오며 오히려 고맙다는 말을 들었을 만큼 여러모로 미친 곳이다. 돼지고기 1인분이 단돈 9천 원이고 소주와 맥주는 무려 3천 원이라는 아름다운 가격이라 시작부터 느낌이 아주 좋았다. 돼지고기는 삼겹살 단일 부위를 쓰며 그것도 한돈 암퇘지다. 백반집 스타일의 정겨운 밑반찬이 차려지고 뒤이어 초벌한 삼겹살이 등장했다. 직원분께서 때깔 좋은 삼겹살을 한 입 크기로 다 잘라주셨는데 그다음부터는 직접 구워 먹으면 되었다. 빨리 허기를 달래러 분홍빛이 도는 부분만 좀 더 익히곤 바로 입에 넣으니 쫀득하고 말캉한 식감에 넋이 나갔다. 숯불 향도 은은하게 배인 채 지방 특유의 고소한 맛도 잘 살아있었다. 비록 주방에서 고기를 정형하는 모습으로 보아 한 번 해동을 거치는듯했지만 맛에서는 생고기와 그렇게 큰 차이가 없었다. 상추겉절이에 싸 먹고 참기름에 찍어서도 원 없이 즐겼다. 안주 값이 부담스럽지 않다 보니 몇 인분을 더 추가해 달리고 싶었지만 맥주로 어느 정도 배가 차 김치찌개로 넘어갔다. 찌개는 김치와 된장 두 종류가 있는데 이날 선택은 김치였다. 김치찌개는 1인분으로 주문해 그리 크지 않은 냄비에 담겨 나왔는데 내용물은 결코 빈약하지 않았다. 푹 익은 묵은지가 들어가서 국물이 꽤 시큼했고 돼지고기가 넉넉히 들어있었다. 친구가 못 참고 공깃밥을 시키니 흑미밥으로 대접에다가 계란 프라이를 올려 담아줘 근본이 있었다. 그렇게 쓱싹 비빈 채 안주 삼아 끝냈고 인당 2만 원 정도 나와 너무 만족스러웠다. *2022년 5월 방문
하동집
부산 서구 구덕로124번길 59-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