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추출 방식을 다루는 로스터리 카페> 정오 이후에는 되도록이면 커피를 피하려고 노력하지만 이날 오후만큼은 기쁨과 필요에 의해 커피 생각이 좀처럼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결국 잠 못 이룰 밤을 각오하기로 했다. 동래시장 근처 도로변 앞 저층 건물 2층에 자리한 스피크이지 느낌의 로스터리 카페. 1층 유리문에서부터 얼룩말 문양을 따라 계단을 오르다 보면 자연스레 입구를 마주할 수 있다. 그리 크지 않은 규모로 커피 바에 가까운 분위기 속 커다란 카운터 뒤 사이펀과 필터, 에스프레소 머신이 보인다. 다양한 추출 방식을 다루지만 전반적으로 드립에 강점을 둔듯했다. 주문을 마치고 주위를 다시 둘러보니 창살 사이로 들어오는 자연광과 노란 랜턴 불빛이 운치를 더했다. 서아시아풍 문양의 양탄자와 의자 위로 음악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흘렀다. 드립은 대부분 강배전이라 그중 유일한 중배전, 고노 필터로 내린 한 잔을 즐기기로 했다. 원두는 에티오피아 아리차 예가체프로 은은한 산미에 달콤한 향과 맛이 또렷하게 겹쳤다. 입안을 꽉 적시는 밀도감 있는 질감과 함께 체감상 강배전처럼 깊고 묵직한 인상이 남았다. 그럼에도 피니시의 경우 블루베리를 연상시키는 산뜻한 과일감이 깔끔하게 이어졌다. PS. 잠 못 이뤄도 좋을 밤(이라기엔 이날 꽤 잘 잠듦)
얼룩개
부산 동래구 충렬대로272번길 15 2층 20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