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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커피를 넘어서는 완성도 높은 공간의 힘> 현시점 카페의 경쟁력은 커피 맛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상권에 기대는 양산형 카페나 체인은 논외로 하고 기본적인 소프트웨어는 이미 평균 이상을 전제로 깔고 들어가는 시장이다. 결국 핵심은 커피를 매개로 한 경험과 그 공간 자체를 하나의 이미지로 묶어내는 브랜딩이다. 이러한 카페 트렌드 속에서 부산은 서울보다 오히려 유리한 입지에 서 있다 볼 수 있다. 비교적 넓은 공간을 활용할 경제성이 있으면서 카페 경험이 당일치기 교외처럼 도시와 분리되지 않는다. 동네마다 뚜렷한 개성을 지닌 부산 특유의 결 또한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진다. 부산 카페씬을 밀도 있게 훑어보고 있는 요즘 관심이 갔던 곳이 바로 이곳이다. 2011년 시작해 2018년 로스터리 카페로 재정비됐고 2년 전 작금 모습으로 리뉴얼을 거쳤다고 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공간인데 커피하우스와 로스팅하우스 그리고 플래그십스토어로 건물이 나뉘어 있다. 커피하우스의 경우 돔 형태의 구조로 곡선을 따라서 동선이 이어진다. 중앙의 브루잉 작업실은 유리로 둘러싸인 채 코어처럼 기능하고 테이블은 이를 둘러싸며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되어 있다. 간격이 대체로 넉넉하게 확보되어 압박감이 없고 여유롭다. 메뉴는 아메리카노와 핸드드립 등 다양한 추출 방식에 디저트류도 나름 잘 갖춰놨다. 다만 주문 방식과 운영이 효율에 치우친 나머지 공간의 아우라를 충분히 담지 못하는 인상이었다. 물론 혼잡할 때에는 장점으로 작용하겠지만 경험의 결을 중시하는 입장에서는 약간의 이질감이 있었다. 테블릿을 통해 핸드드립 한 잔을 주문했고 원두는 기본 D5 블렌드로 유지했다. 커피는 결론부터 말하면 다소 허전했다. 약간의 탄닌과 함께 다크 로스팅치고는 비교적 가벼운 바디를 보였고 은은한 고소함이 이어지며 전반적으로 담백하게 정리되는 타입이었다. 함께 탄산수가 제공되는 점은 좋았으며 핸드드립과 탄산수 조합이 주는 장점을 새롭게 배웠다. 가글처럼 입안을 빠르게 정리해 줘 다음 한 모금의 풍미를 좀 더 또렷하게 끌어올렸다. 밸런스는 중간 지점에 과실 계열 향미는 두드러지지 않았고 피니시는 아메리카노처럼 비교적 익숙했다. 원두를 에티오피아로 바꿨다면 더 나았을 수도 있겠지만 확신이 들진 않았다. 비록 커피는 기대 이하였으나 몸에 편안하게 밀착되는 가구와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이 있으니 가만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었다. 분위기에 서서히 스며든 시간, 경험이었다. 1시간가량 머물고 커피하우스를 나와 산책 겸 정원을 둘러보고 플래그십스토어도 잠시 들렀다. 플래그십스토어에서는 로스팅한 원두와 제품을 판매하던데 역시 건축미가 돋보였다. PS. 평일에 올 것을 추천

수안 커피 컴퍼니

부산 동래구 충렬대로256번길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