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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 곱창, 새우의 삼위일체에 미덕이 깃든 낙곱새> 서면에서 몇 블록 떨어졌을 뿐인데 물가가 한 박자 꺼지는 범천동. 어르신들이 많은 동네라 혼밥의 문턱이 낮고 술을 부르는 안주 받쳐주는 값 좋은 술밥집들이 곳곳에 널려 있다. 그 한가운데 외지인과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까지 끌어모으는 낙곱새집이다. 금은방 사이에 자리해 간판에 업력과 초대 주인 할머니의 사진까지 걸려 있어 믿음직한 인상을 준다. 조미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는 문구부터 한잔 부르는 기세고 주 손님은 역시 어르신들이다. 무엇보다 모든 메뉴를 1인분으로 주문할 수 있다는 게 미덕으로 혼밥객들이 꽤 많다. 낙곱새에 우동사리 추가해 주문했고 김치와 부추무침 그리고 마늘쫑이 반찬으로 나왔다. 딱 더하고 뺄 것도 없는 완벽한 구성으로서 특히 마늘쫑은 낙곱새에 없어선 안 될 존재다. 바쁜 와중에도 테이블을 수시로 살피며 불 조절부터 국물이 졸아들 때까지 꼼꼼히 챙겨주신 이모님께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거기에 무척 친절하셔서 말동무도 되어 주셨다. 우동사리에 국물이 스며든 최적의 타이밍에 불을 탁 끈 뒤 넓은 대접 밥 위에 한 국자 덜어올렸다. 우동사리 몇가닥도 함께 건져졌고 그대로 국물 한입과 번갈아 한숟갈씩 떠먹었다. 그야말로 감칠맛의 Trinitas였고 국물은 곱 기름의 은은한 단맛에 매콤함이 얹혀 살짝 텁텁하다가도 묘하게 시원했다. 낙지는 말랑, 쫄깃했으며 새우는 톡톡 터지는 식감을 더했다. 어딘가 살짝 해산물 육수가 블렌딩된 곱창전골스럽기도 했는데 달지 않아 끝까지 질리지 않고 속이 깊게 풀어지는 여운이 있었다. 더 맵게 요청도 가능하던데 꽤 매력적일듯하다. 동치미로 입안을 싹 정리한 뒤 본격적으로 밥을 비벼 마무리했다. 김가루는 따로 요청해야 한다는 걸 옆자리 일본인 아저씨에게 배워 자존심은 상했지만 끝은 정말 극락 열차였다.

원조 할매낙지

부산 부산진구 골드테마길 1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