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열고 싶은 전설의 파란 대문, 그 너머의 천국> 금주로 날려버린 주말을 보상해달라듯 월요일부터 술 생각이 머릿속을 파고들었고 마침 비도 추적추적 내렸다. 이쯤 되니 막걸리 한 잔쯤은 허락한다는 양심의 신호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열고 들어간 부곡시장 인근 전설의 파란 대문, 그 너머에는 왜 이제야 왔나 싶은 천국이 펼쳐졌다. 마치 중경 뒷골목에 불시착한 듯 술맛을 끌어올리는 농밀한 공기를 품은 채 여러 할머니들이 손을 모아 꾸려가는 집으로 오후 4시 반에 이미 동네 어르신들의 아지트였다. 실내는 만석이라 통로에 깔린 야장에 앉았는데 비 오는 날이라 그게 오히려 어울렸다.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메뉴판을 확인하니 가격이 이 세상이 아니었다. 제일 비싼 안주가 7천 원에 술은 전부 3천 원, 이쯤 되니 술값이 어니라 막걸리 칼로리가 걱정스러웠다. 기본 찬은 깔끔했고 케요네즈 양배추 샐러드는 입안을 상쾌하게 정리해 줬다. 달짝지근한 콩자반은 씹는 맛 좋고 김치도 알싸하게 올라오는 감칠맛이 한 잔 시작하기에 딱이었다. 가장 비싼 안주인 두루치기를 시켜봤고 고춧가루를 넣고 볶은 대패삼겹 스타일로 양이 꽤나 푸짐했다. 얇지만 큼직한 삼겹살에 양파와 대파, 고추 그리고 김치가 고루 섞여있었다. 삼겹살은 칼칼하게 톡 쏘는 양념에 채소 단맛이 묻어있었고 자작하게 깔린 국물 덕에 막걸리가 술술 받았다. 김치는 아삭하기보다 푹 볶여 달큰했고 고추랑 집어 씹으니 딱 좋았다. 부추전도 한 판 시켜봤는데 반죽으로 부풀어 있지 않으면서 크기도 실해 5천 원 그 이상의 감동이었다. 도톰하니 말랑말랑한 스타일로 부추가 빽빽했고 오징어도 많이 박혀있었다. 테두리는 바삭한 반전과 쫄깃한 오징어는 식감을 잘 살려줬고 고소한 반죽엔 땡초의 매콤함이 스며있었다. 깨를 때려 넣은 간장과 두루치기 양념에 찍으니 풍미가 한층 더 터졌다. PS. 야장은 흡연구역이기도 하니 참고
경주 누룽지
부산 금정구 서부곡로5번길 35-5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