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고의 골뱅이무침과 손맛 좋은 안주가 넘쳐나는 영금정 뷰의 포차> 영금정 뷰의 야경과 함께 하는 속초의 밤을 아름답게 빛내줄 빌딩 포차다. 동명항 포장마차 거리에서 시작하여 손맛이 좋기로 입소문이 나며 빌딩을 세워 이사한 걸로 알려져 있다. 포장마차 시절의 정취는 비록 사라졌지만 단순히 빌딩을 세운 게 아닌 영금정과 동해안을 보다 온전히 즐길 수 있을 만큼 터 좋은 장소에 위치한다. 그러니 술도 잘 들어갈 수밖에 없다. 빌딩 1층은 입구이며 3층은 카페라 2층으로 올라가면 되고 커다란 통창 너머로 파도치는 풍경이 훤히 다 내다보였다. 명당으로 꼽히는 창가 앞에 앉고 싶었으나 남는 자리가 없었다. 메뉴는 없는 게 없을 만큼 정말 다양한데 아무래도 해산물 위주에 비린내를 씻어줄 닭발과 육회 같은 것들도 몇 개 있다. 애초에 더는 포차가 아니지만 포차치곤 가격대가 좀 높은 편 밑반찬은 단출한 구성으로 미역국과 깍두기, 파김치 그리고 미역줄기볶음 이렇게 네 가지가 차려졌다. 이 네 반찬만 딱 먹어봐도 손맛이 좋으시고 간을 정말 잘하신단 게 확 와닿았다. 일단 날 걸로 시작하기로 하고 꽃새우 하나 먼저 주문했고 가격은 시가이며 이날은 7만 원이었다. 살아 펄떡펄떡 움직이는 꽃새우라 신선함은 보장됐으며 때깔 또한 참 좋아 보였다. 꽃새우 머리는 다 잘라서 튀겨달라고 직원에게 부탁드렸고 나머지 몸통은 껍질을 벗겨 바로 먹으면 됐다. 씨알이 작은 점은 다소 아쉬웠지만 갑각류 특유의 단맛은 충분히 살아있었다. 내장의 고소한 맛도 입안에서 오래 맴돌았고 어떤 건 알이 꽉 차 있어 녹진함이 가히 일품이었다. 다만 간혹 머리가 잘렸음에도 한 번씩 몸통이 움직여 비위가 약하면 힘들 수 있겠다. 꽃새우 머리 튀김은 새우깡처럼 “손이 가요 손이 가”는 중독적인 맛이었는데 가뜩이나 고소한 새우 머리를 튀겼으니 뭐 말 다 했다 싶다. 뭘 따로 찍어 먹을 필요 없이 간도 딱 좋았다. 다만 바삭한 식감까진 너무 좋았으나 꽃새우 수염까지 너무 바싹 튀겨져 자칫 먹다가 입천장이 다 까질 뻔했다. 원래 술자리에서 맥주 한 병 이상은 안 먹는데 이거 때문에 두병 마셨다. 다음으로 주문한 안주는 골뱅이무침으로 이곳 시그니처 메뉴이기도 하고 3.5만 원이란 놀라운 가격을 보고 얼마나 맛있을지 기대가 부풀어 올랐다. 결과는 인생 최고의 골뱅이무침 일단 생골뱅이를 사용하기에 골뱅이의 식감이 통조림과는 차원이 달랐는데 전혀 안 질기고 부드러우면서 쫄깃하게 씹혔다. 골뱅이를 큼직하게 썬 것 역시 포인트인데 양은 아쉬웠다. 사실 골뱅이보다도 매력적인 건 양념으로 이 양념으로 비빔국수를 팔아도 대박 날 것 같았다. 입에 착 감기는 건 기본이거니와 참기름의 고소함 그리고 칼칼함까지 모든 게 완벽했다. 배불러 아쉽게도 마지막 안주는 임연수구이, 생선구이는 어딜 가나 평타는 치는 안주라 큰 기대 안 했는데 역시 굽기며 익힘이 남달랐다. 껍질엔 기름기가 좔좔 흘렀고 속은 촉촉했다. 분홍빛이 살짝 겉돌 정도로 속살을 촉촉하게 구워낸 솜씨가 아주 대단했고 때문에 입에서 녹는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았다. 젓가락으로 딱 들어 집어냈을 때 뭉개질 정도로 부드러웠다. 껍질은 노릇노릇한 게 기름기와 감칠맛이 동시에 느껴지면서 짭조름한 간까지 더해져 절묘한 조화를 이뤄냈다. 이것도 그냥 마약이라 살과 껍질을 한데 모아 숟가락으로 퍼먹었다. 배는 부른 와중에 골뱅이무침 양념이 남아 너무 아까워 소면 사리를 추가해 깔끔하게 해치웠다. 소면에 비해 양념이 적은가 싶었는데 훌륭한 비빔국수가 됐고 지금도 너무 생각난다. 포장마차만의 감성과 정겨움은 느낄 수 없고 앞서 말했듯이 가격대가 다소 높지만 모든 안주가 다 빼어나 이 모든 아쉬움이 다 상쇄됐다. 다음엔 낮술하러 와서 뷰를 한껏 즐겨야겠다.
당근마차
강원 속초시 영랑해안길 14 1,2층